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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강하구 65년만에 열렸다…남북 공동조사 위해 '선상 만남'



국방/외교

    [르포] 한강하구 65년만에 열렸다…남북 공동조사 위해 '선상 만남'

    • 2018-11-05 17:53

    주민들 한강하구 공동이용 기대 "정전협정 때까지 북한사람들 외상장부"

    5일 남북 공동한강하구수로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강화 교동도 북단 한강하구에서 윤창휘 공동조사단장과 북측조사단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군 당국 및 해운 당국 관계자, 수로 조사 전문가 등이 참여한 공동조사단은 남북 각각 10명으로 구성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군사분계선이 없지만 충돌 위험이 높아 남북 모두 출입을 자제한 한강과 임진강 하구가
    65년만에 열렸다.

    남북은 5일 오후 3시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져 서해로 흘러드는 인천시 강화군 교동 동북방 해상에서 만나 한강과 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조사에 착수했다.

    남북의 이날 상봉은 한강하구가 정전협정 이후 65년이나 출입이 통제됐던 것을 상징하듯 쉽지 않았다.

    당초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했으나 북측이 썰물로 수로를 찾지 못해 약속된 시간에 나오지 못했다.

    남측은 북측 선박이 나타나지 않자 북측에 교신을 시도했고 북측은 서해 군 통신선을 이용해 물이 많아지는 오후 2시 30분으로 상봉시간을 늦추자고 답신을 보냈다.

    북측 선박은 결국 오후 3시 무렵에 나타나 남측 조사선으로 접근했고 군 관계자 등이 우리 조사선으로 옮겨 타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가 본격화됐다.

    이날 남북의 해상 상봉에는 남측의 조사선 4척과 취재진을 태운 배 2척, 북측 조사원들이 타고 온 1척이 동원됐다.

    실제 공동수로조사에는 우리 조사선 4척이 활용된다.

    남북은 지난달 맺은 9·19 군사합의안을 통해 공동이용수역을 남측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으로부터 교동도 서남쪽 끝점까지, 북측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부터 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까지 70km 수역으로 정했다.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에서의 남북 공동수로조사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공동수로조사를 지켜보는 주민들도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교동도에서 해산물을 파는 박모씨(71세 여)는 한강하구 남북공동수로 조사를 아느냐는 물음에 "알고 있다"며 "고기도 많이 잡을 수 있고 관광객도 온다는 데 좋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70대 주민은 "정전협정이 한창일 때도 북측과 가까운 동네는 헤엄쳐 넘나들었다"며 "남쪽 가게에 북쪽 사람들 외상장부까지 있었다고 들었다"고 남북의 공동수로조사를 반겼다.

    남북공동수로조사 남측조사단장인 윤창희 해병대 대령은 "남북한이 한강 하구 수로를 공동으로 5일부터 12월말까지 공동조사하는 사업으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간 막혔던 수로의 항행을 위해 공동조사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조사와 대북제재의 연관성에 대해 "기초 조사여서 문제 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수부 산하 해양조사연구원의 황준 수로측량과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남북이 장비를 공동 사용하고 표준화해 조사한다. 수로가 낮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수로 조사와 해저 지형조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또 "조사 자료를 국제 규격에 맞게, 즉 국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도로 작성할 것"이라며 "해도를 작성해 내년 1월말쯤 국방부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하구는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민감수역'으로 관리되어 민간선박의 자유항행 자체가 제한됐다.

    그러나 남북군사당국이 '9·19군사합의'를 통해 한강하구에서의 민간선박 자유항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을 합의하고 '제10차 장성급군사회담'을 통해 남북공동조사단 구성 및 공동수로조사 시행에 합의하면서 이날 공동조사가 시작됐다.

    남북은 軍관계자 및 수로전문가가 포함된 공동조사단을 남북 각각 10명으로 편성했다.

    수로조사는 음향을 이용해 선박에서 강바닥까지의 깊이를 측정한 후 조석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닷물 높이를 측정해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수심을 알아내는 것이다.

    공동수로조사는 12월말까지 모든 현장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전체조사 해역을 A, B, C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실시되며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수로조사가 완료되면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항행정보(해도)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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