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본부를 차려두고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20~30대 구직자를 모집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금 10억원 상당을 수거·송금한 전문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부산 경찰청="" 제공="">
중국에 본부를 차려두고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20~30대 구직자를 모집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금 10억원 상당을 수거·송금한 전문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속여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10억 원 상당 받은 뒤 중국 거점 사기조직 총책에 전달한 혐의로 보이스피싱 수거·송금 조직 관리팀장 A(30)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20~30대를 모집한 이후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국내 82명의 피해자들로부터 모두 10억1천만원을 가로채 중국 조직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리팀장 A씨는 현지 중국동포 일당들과 중국 대련시 랴오닝성에 있는 아파트 등에 전화금융사기 피해금 수거전문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내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고수익 알바, 일당 150만~300만원" 또는 "친한 친구로 2인1조 가능한 사람(한명 해외출국 가능자)" 등의 내용의 구직 광고글을 올려놓은 뒤, 이를 보고 연락한 20~30대 구직자들을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고용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광고를 보고 연란해 온 구직자들에게 "일당 100만원 이상가능하다"거나 "절대 검거되지 않는다"며 불법인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거 조직원을 공개적으로 모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불법 도박으로 신용불량자가 됐거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구직 광고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2인1조로 조직원을 모집한 뒤 한 명은 한국에서 금융감독원 직원 행세를 하면서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중국에 송금하도록 했고, 나머지 한 명은 중국에 '보증인'으로 남아 있도록 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이 수거한 현금을 가지고 도망가는 일을 방지하도록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담당 경찰은 전했다.
이들 조직은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 또는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자녀를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다양한 전화금융사기 콜센터로부터 피해금의 수거·인출을 의뢰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현지 운영팀은 국내 수거책들에게 중국 SNS 채팅앱인 '위챗'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으며 현금수거 방법과 일시,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국내 수거책들은 중국 본사에서 지시한 내용대로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행세하면서 피해자들에게는 가짜 금감원 신분증을 제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검거에 대비해 가발과 안경까지 착용하거나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택시를 여러 번 갈아타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수거책과 인출책은 피해금액의 10%, 대포통장 모집책과 현금 수거 조직원에게 피해금액의 2~3%가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거책들이 현장 검거를 피하기 위해 현금 수거조가 피해자를 만나기 전에 미리 현장에서 잠복 경찰관이 있는 지 감시하는 현장감시조는 현금 수거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일당 20만원씩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3명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하는 한편, 국내 현금 수거조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