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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복잡해지는 미국·북한·야당 문제 어떻게 풀까?



대통령실

    문 대통령, 복잡해지는 미국·북한·야당 문제 어떻게 풀까?

    - 북한, 미국도 중요하지만 야당도 중요
    - 김정은 답방 준비, 북미 힘겨루기 중재 등 현안 첨예
    -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에이전트" 야당 날선 발언도 부담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기회를 살려내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촉구와 평양공동선언 비준에 대한 야당의 흠집내기,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에 대한 찬반 여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북미간 힘겨루기 등 현 상황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 100여명과 북악산을 오른 자리에서 경제정책 운용 방향을 설명하면서 "정기 국회 마무리가 중요하다. 중요 입법이 많은 만큼 국회와 협력해야하고 예산안도 잘 통과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주요 입법과 예산안 통과는 내년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생예산'과 관련 입법을 뜻하기도 하지만, 판문점 선언 비용추계에 잡힌 남북 경협 비용을 포함해 1조1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안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한편으로는 북한과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해야 된다"고도 했다.

    지난해 취임 후 북한의 잇달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입구'에 들어선 만큼, 이제 한반도 당사자로서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한다는 속내가 드러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출구'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간 수교 등 도달점은 분명히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대내외적으로 아직 많다.

    국내적으로는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하고 재가를 통해 비준까지 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판문점선언은 재정적으로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국회에 요청했지만, 판문점선언의 후속 선언 성격인 평양공동선언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상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나 입법 사안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행정권으로 비준처리했다.

    한국당 등 야당이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이미 제출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여야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평양 남북정상회담부터 뉴욕 한미정상회담, 유럽 순방 결과 등을 설명하면서 협조를 구한다는 계획이지만, 평양공동선언 비준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야당 대표들이 초청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함께 올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국내 여론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기회를 살려내기 위한" 가늠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지난번에 제가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때 정말 어디를 가야 될지 조금 걱정이 된다. 아마도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런 말도 있으니까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불가는 물론 김 위원장 답방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연일 피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에이전트가 돼서 북한 입장을 계속 두둔하고, 우리 국방력에선 굉장히 위태위태한 길을 가고 있다"(22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적폐타령으로 날새는지 모르다가 약발이 떨어지니 김정은을 만나며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체제를 만들려는 문재인 정권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26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등 날선 비판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이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준비에 공을 들여야 하는데, 국회 특히 야당과의 소통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점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회담이 열리지 않는 등 북미간 첨예한 '힘겨루기'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기회를 살려내기 위해" 중재자 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과 시기 등에 큰 폭의 합의를 이뤘지만, 이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간 오스트리아 빈 회동은 불발됐다.

    평양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라는 부분에 미국이 상응조치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자제하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통령이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한편으로는 북한과,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을 해야 된다"고 언급한 것도 본격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로의 간극을 메워주기 위한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주창한 일정 조건을 전제로 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에 국내 보수 야당은 물론 미 국무부와 재무부에서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공조 강화 입장이 재강조되면서 향후 중재 여건이 만만찮다는 점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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