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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탈북민 #영화감독…추상미가 폴란드로 간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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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 #탈북민 #영화감독…추상미가 폴란드로 간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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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상처로부터 출발한 영화…탈북민 송이와 함께 한 치유의 여정"
    "지금은 감독 일에 매진하고 싶어…연극 무대는 그립다"
    "아픈 역사 지우지 말아야…남북의 상처가 통일 이뤄내리라 믿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추상미 감독.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1951년, 북한 전쟁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에 보내졌다. 까만 더벅머리에 불안한 눈을 한 아이들의 몸에는 알 수 없는 기생충들이 들끓었고, 전쟁의 상처는 내면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제는 사라진 프와코비체 역. 그곳 양육원의 폴란드 선생님들은 생김새도, 말도 달랐던 이 아이들을 깊은 마음으로 품었다. 그러자 몸과 마음, 어느 것 하나 온전치 못했던 아이들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기 시작한다.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폴란드에서 8년을 지낸 북한 전쟁고아들의 실화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배우에서 감독으로 돌아 온 추상미가 메가폰을 잡았다. 추상미 감독은 극영화 준비를 위해 배우 지망생인 탈북민 송이와 함께 폴란드로 향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그 여정을 한 편의 영화로 담아냈다. 추상미는 왜 자신의 첫 장편 영화의 파트너로 송이를 택했던 것일까. 추상미는 폴란드에 묻힌 65년 전 역사 안에서 송이가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길 바랐다.

    "극영화 시나리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들을 송이에게 듣고 싶었어요. 그런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다큐에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사실 송이가 말하지 않는데 제가 먼저 그 상처를 집요하게 파헤칠 수는 없죠. 초반에는 아예 송이 마음이 닫혀있었어요. 그런데 폴란드 선생님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마음의 빗장이 하나 하나 풀어지더라고요. 그분들은 송이가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눈물을 흘리며 안아주셨어요. 당시 북한 아이들이 얼마나 착하고 똑똑했는지 계속 이야기 하셨고…. 송이에게 자신이 북한 출신이라는 것은 남한에서 숨기고 싶은 일이었지만 여기에 오니까 난생 처음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된 거예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에서 추상미 감독과 함께 폴란드로 떠난 탈북민 송이.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영화 속 추상미 감독의 내레이션은 상처조차 이용당하는 탈북민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는 예술 분야의 자기 작업 역시, 송이에게는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 폴란드 선생님들과 북한 전쟁고아들이 그랬듯이, 두 사람은 이 여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마주하고 치유한다. 여정 말미 매일 밤 누구에게도 꺼내보지 못한 상처를 서로에게 꺼내보였다고. 물론, 그 이야기들은 영화에 담기지 않았다.

    "저는 산후 우울증을 겪었는데 이게 일반 우울증까지 장기적으로 발전했죠. 그 근본 원인은 바로 외로움이거든요. 겪은 상처의 종류는 다를 수 있지만 '외로움'이라는 카테고리, 그리고 어린 시절에 가족을 잃은 경험 등이 비슷했어요. 우울증에 걸리면 사람의 상처에 민감해져요. 그것이 말도 못할 정도의 아픔이라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더 이상 물어보면 안되겠다 싶은 지점이 있었고, 송이한테 미안해졌어요. 사실 탈북 청소년들이 사선을 넘는 경험은 본인에 의해 비롯된 상처가 아니에요. 환경이 시련을 준건데 수치심이 동반되고, 어떤 집단들에서는 이익에 의해 그런 경험들을 계속 캐내서 정치적으로 사용하려고 하죠. 이건 정말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우울증'이라는 상처에서 출발한 작품은 결국 치유의 여정이나 다름없었다. 하나뿐인 아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불안함과 죄책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시선을 자기 중심이 아닌 세상으로 돌리면서 극복과 치유가 가능했다. 추상미 감독은 이를 '감사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반세기가 훌쩍 넘은 세월 동안, 북한 고아들을 기억하는 폴란드 선생님들이 눈물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언어, 문화, 인종, 모든 것이 달랐던 이들은 '전쟁의 아픔'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강한 연대감을 갖고 있었다. 북한 아이들 뿐만 아니라 폴란드 선생님들에게도 그것은 '감사한 경험'이었다.

    "원장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했어요. 그 아이들을 본 순간, 자기 유년시절의 일부 같았대요. 전쟁을 경험하면 그냥 그 아픔을 바로 안대요. 세계 2차 대전에서 폴란드에도 엄청난 숫자의 전쟁고아가 생겨났어요. 그러니까 북한 아이들이 전쟁의 아픔을 겪었던 그들의 분신 같고, 일부 같았던 거죠. 상처가 깊을 수록 이해의 폭도 커지는 것 같아요. 그게 너무 깊고 특별한 상처였기 때문에 강렬한 연민이 생겨났고, 모든 장벽들을 허물어버리는 결과가 된 거예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스틸컷.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추상미 감독에게 탈북 청소년들은 특별한 존재다. 이미 상당한 문화적 격차가 생긴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될 때, 이들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리가 탈북민이든, 부끄러운 역사든 결코 지우거나 숨겨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같은 민족이었던 남한과 북한이 다시 만나는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폴란드 선생님들 같은 마음으로 이 아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해요. 함께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대상이고요. 개인의 상처든, 역사의 상처든 버려지고 숨겨둬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상처가 드러날 때,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에 연민을 갖게 만드는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에게 탈북민과 북한 고아들이 미래로 가기 위해 지워져야 하는 걸림돌 같은 존재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남북은 통일로 가는 여정에서 결국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결국 분단의 상처 때문에 서로 증오하게 됐지만 그것이 공통의 경험이기에 그 상처 때문에 다시 하나가 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그는 송이가 진정으로 배우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간 경험은 감독인 그에게나, 배우인 송이에게나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송이는 자신의 사연에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것에, 추상미 감독은 극심한 태풍 속에서도 이 이야기를 듣고자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받아 끝내 눈물을 흘렸다.

    "태풍이 너무 심해서 관객과의 대화(GV)가 다 취소가 됐다고 이야기가 왔는데 한 명의 관객이라도 있으면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어렵게 영화관으로 갔어요. 상영관으로 가는데 7명이 입장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7명이나 온 게 너무 감사했죠. 그래서 들어갔는데 150명이 계신 거예요. 그냥 너무 감동해서 울었잖아요. 정말 놀랍게도 거기에 폴란드 양육원 출신의 영어교사에게 공부했던 탈북민 관객이 계셨어요. 덕분에 스크린에만 멈춰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생한 시간이 됐죠. 지금 어린이집 선생님이신데 나중에 북한에 가서도 어린이집을 하고 싶다고 그러시더라고요. 폴란드 선생님의 마음을 배웠고, 북한 아이들을 사랑해줘서 너무 감사하대요. 그 말을 듣고 관객들이 다 울었어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추상미 감독.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2009년 드라마 '시티홀'을 마지막으로 추상미 감독의 연기 활동은 '일시정지'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 배우로 복귀하고픈 마음은 없다. 영화를 배운 2년 동안의 대학원 생활은 그에게 감독의 꿈을 꾸게 했다.

    "작품 활동을 그만했을 당시에는 배우로서의 회의감이 찾아왔을 때였어요. 어린시절 아버지(배우 故 추송웅)가 무대에 섰던 것을 동경해서 배우가 됐지만 그게 제가 생각한 '아티스트'로서의 배우와는 달랐거든요. 이걸 계속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결혼을 늦게 했는데 4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몸을 만들고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에 쉬게 됐죠. 연출에는 원래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대학원 가서 동기들과 재미있게, 몰입해서 공부도 하고, 그러다가 덜컥 임신해서 휴학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요. 동기들이 제 대학원 생활을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일단 다음 극영화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연기를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아요. 다만 연극 무대는 그립네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바탕으로 제작될 극영화는 아직 시나리오 단계다. 다큐멘터리 취재 도중, 폴란드에 간 북한 고아들 중, 남한 출신 고아들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전체적인 수정 중에 있다. 인터뷰 내내 한 시름을 풀어낸 듯 즐겁게 웃는 추상미 감독의 얼굴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흘러넘쳤다.

    "남한 출신 고아들도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시나리오 수정이 많이 들어가야 될 것 같아요. 대신 이야기의 스펙트럼은 커지겠죠. 분단 상황을 그릴 수도 있고요. 시나리오만 빨리 완성되면 영화가 추진이 되는데 빠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이 될 것 같아요. 중요한 건 투자를 받아야 하니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이 영화를 봐주시면 어떤 내용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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