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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교황 방북,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



칼럼

    [논평] 교황 방북,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

    (사진=청와대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의 초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교황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의사를 전달받고, 초청장이 오면 가능할 것(available)이라고 화답했다.

    의전과 절차를 중요시하는 교황청의 특성을 감안하면, ‘초청장’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만 밟는다면 방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황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경우, 현실적으로는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의 북한방문 자체가 세계적인 뉴스가 될 것이 분명하고,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이뤄진 대화나 약속은 그것만으로도 불가역적인 선언과 같은 효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북한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넛지 효과’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팔을 잡아끌거나 윽박지르는 강압적인 방식보다는, 팔꿈치로 지긋하게 누르는 부드럽고 간접적인 방식의 접근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론이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부드럽지만 훨씬 효과적인 방식의 권유를 통해 ‘넛지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문제 해결이라는 성과물을 교황에게 넘기지 않으려고 북핵문제 해결에 더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재미 있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교황의 방북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열악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할 경우 북한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종교적 상징성이 큰 교황의 방문이 북한 주민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것인지, 북한 내부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실제로 김정일 집권 시절 이런 문제로 교황의 방북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핵문제 해결과 제재완화라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는 북한의 여건을 감안할 때, 교황의 북한 방문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 평화의 사도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교황의 방문은, 북한이 국제사회로 한 걸음 더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더 나아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여전히 전쟁상태인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쿠바 미사일 배치를 놓고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위기까지 치달았을 때 이를 중재한 인물이 바로 교황이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50년간 단절됐던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를 이루는데 중재 역할을 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평화의 중재자로서 큰 역할을 감당했던 교황의 방북이 하루 빨리 성사되고, 한반도에서 평화의 싹을 틔우는 역할을 해내 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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