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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우상' 김수영 시인 50주기…문학·삶 복원



책/학술

    '문인들의 우상' 김수영 시인 50주기…문학·삶 복원

    • 2018-10-16 08:01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위대한 시인" 학술대회·문화제 등 기념행사

    김수영 50주기 기념사업 '50년 후의 시인' 포스터 [한국작가회의 제공]

     

    문인들의 우상으로 꼽히는 시인 김수영(1921∼1968) 50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과 삶을 복원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는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한국작가회의와 김수영50주기기념사업회는 '50년 후의 시인'이라는 제목으로 학술대회, 기념문화제, 문학기행, 학술연구서·회고집·문학지도 출간 등 사업을 벌인다고 15일 밝혔다.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T.S 엘리엇의 평론 지침에 따르면 대표작만 고르면 되는 시인은 마이너, 전집을 봐야 그 시인의 전모가 드러나는 시인은 메이저다. 김수영은 우리가 가진 메이저 중의 메이저 시인이다. 우리 한국어가 아직 제한돼 있어 그렇지, 우리나라가 더 좋아지고 한국어 위상이 더 높아진다면 그는 우리가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김수영론이 쏟아져 나왔고 훌륭한 이론도 많지만, 아직 전집 정본이 확정되지 않는 등 연구 기초가 부실한 실정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김수영론'에서 '김수영학'으로 전환을 위한 탄탄한 기초를 놓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다음 달 2∼3일 프레스센터와 연세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는 국내 쟁쟁한 국문학자, 문학평론가가 대거 참여한다. 각각 '김수영과 21세기: 세계문학과 정전', '김수영과 21세기: 시와 삶의 이념'이라는 주제로 유중하, 박수연, 김응교, 이영준, 유성호, 오연경, 고봉준, 조연정, 노혜경, 임동확, 김진희, 조강석, 김예리 교수의 발표가 이어진다.

    10일 오후 5시 마포중앙도서관 6층 마중홀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기념문화제'가 열린다. 시인의 오랜 벗이었던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내가 만난 김수영', 문학평론가 임헌영의 '김수영의 산문 연구' 강연 이후 시극과 무용, 노래 등 공연이 펼쳐진다.

    17일에는 종로2가 생가지(현재 YBM 건물), 마포 구수동 자택(현재 영풍아파트), 도봉산 시비, 김수영문학관 등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문학기행이 있다.

    최 교수는 "이번에 시인의 동생인 김수명 선생을 모시고 구수동 집터를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라며 "구수동이야말로 김수영의 성지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현대시를 대표하는 명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구수동 집을 비롯해 김수영 선생의 여러 가지 행적이 이번에 많이 확인됐다. 김수영의 텍스트나 삶에 있어서 그동안 덜 조명된 것들이 이번 50주기 행사를 통해 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학기행을 준비한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예전 지적도를 확인해 현장 조사를 하고 유족과 더불어 사전답사를 하며 풍문이나 잘못된 주소지로 전해지던 내용을 확인해 바로잡았다"며 "한 작가의 생애사를 공간과 결합해 재구성한 새로운 형태의 문학기행"이라고 소개했다.

    기념사업회 기회위원인 김명인, 박수연 교수 등은 김수영 시인이 1944∼45년 이주해 머문 중국 길림성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특히 시인이 길림극예술연구회와 함께 연극 공연을 했던 장소도 확인했다고 한다.

    이번 기념행사를 바탕으로 학술서적을 비롯해 '김수영 회고문집'·'김수영 번역 자료집'·'김수영 문학지도' 등을 내년 1월 출간할 계획이다.

    김명인 교수는 "문학인들이 김수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늘 각성하게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깨어있지 않으면 김수영 시인 앞에서 혼날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느낌이 많은 작가와 시인이 어떤 성향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이 더 많이 공유되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부분으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시인의 동생인 김수명 김수영문학관장도 참석했다. 그는 "오빠는 어렸을 적부터 공부만 하는 사람이었고, 우리 형제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분이었다. 오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 작품을 선별해 목차를 매겨서 내게 넘긴 것이 책으로 나온 게 1981년도 판 전집이다. 그 작업을 하면서 오빠의 작품이 조금도 손상이 안 가게끔 가감 없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넘기는 데만 전력을 다했다. 오빠가 굉장히 작품에 신경질적이었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민음사에서 시인의 미발표작과 미완성 초고 등을 더해 출간한 '김수영 전집 결정판'에 관해서는 "오빠가 엄선해 시집에 이것만 실으라고 내게 줬기 때문에 이번에 발굴 작품 여러 가지가 보태져 새로 나온 것을 보니 본인이 일부러 전집에 안 넣고 싶다고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걸 발굴이라고 해서 새 작품으로 대접하는 게 옳은지 항상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만약 기회가 있다면 오빠가 넘겨준 작품은 그대로 (전집으로) 놔두고, 이후 발굴된 것과 기타 작품은 별도의 책으로 엮어서 연구에 보탬 되도록 분류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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