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는 없었다죠?' KIA는 2년 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선의 아쉬운 침묵으로 탈락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가세한 최형우를 비롯해 한층 달라진 타선을 갖췄다.(사진=KIA)
프로야구 KIA가 2년 만에 다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나선다. 2016년에는 실패를 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각오다.
정규리그 5위 KIA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4위 넥센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른다. 이날 KIA가 승리를 거두면 17일 같은 장소에서 WC 2차전이 펼쳐진다.
이전까지 WC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이기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적은 없다. 3번뿐인 표본이라 적기도 하지만 5위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4위는 1승을 안고 WC 결정전에 나서 2경기 중 1경기만 이기거나 비기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뻔한 WC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적잖은 게 사실이다. KIA이기 때문이다.
KIA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KS) 모두 우승했다. 올해 비록 지난해만큼의 전력은 아니라 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최강이던 선발진과 타선 모두 지난해보다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전력이다.
여기에 KIA는 2년 전 WC 결정전에서 LG와 접전을 펼친 기억이 있다. 당시도 5위였던 KIA는 4위 LG를 4 대 2로 이기며 역대 WC 결정전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 다만 2차전에서 아쉽게 0 대 1패배를 안으며 5위 반란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다를까. KIA는 2년 전과는 다를 것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2016년 WC 결정전과는 무엇이 달라서 그럴까.
KIA 선수들이 2016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안은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사진=KIA)
2016년 WC 2차전 당시 KIA는 한 방이 부족했다. 선발 양현종의 6이닝 무실점 등 마운드는 제몫을 했다. 그러나 타선이 2차전에서 단 1안타에 머물러 0 대 1로 졌다. 볼넷을 6개 얻어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당시 KIA는 김주찬, 브렛 필, 나지완, 이범호 등이 중심 타선을 이룰 때였다. 시즌 중 전역한 안치홍과 김선빈도 중용됐지만 아직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못한 시기였다. 2016년 KIA는 팀 타율 9위(2할8푼6리), 팀 득점 6위(평균 5.57)였다.
올해는 타선이 2년 전보다는 나은 모습이다. 2018년 KIA는 팀 타율 2위(2할9푼5리), 팀 득점도 2위(6.00점)다. 가장 달라진 것은 리그 정상급 타자 최형우가 가세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KIA에 합류한 최형우는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으로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올해도 최형우는 다소 주춤했지만 그래도 타율 3할3푼9리 25홈런 103타점으로 존재감을 유지했다. 최형우가 넥센에 올해 약하긴 했지만 중심 타자 1명이 가세한 KIA 타선은 확실히 2016년보다는 강하다.
다만 KIA는 마운드가 살짝 약해졌다. 2016년 KIA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5위(4.97)였다. 그러나 올해는 9위(5.40)로 떨어졌다. 특히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2016년 KIA 선발진의 ERA는 4.75로 두산(4.11) 다음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5.68로 최하위다. 불펜은 2016년 8위(5.35)에서 올해 4위(5.06)로 상대적으로 좋아진 편이다.
'나도 늙었나?' KIA 헥터 노에시는 2016년 15승으로 성공적인 KBO 리그 데뷔 시즌 이후 지난해 20승 고지를 밟았지만 올해는 11승에 머물러 하락세를 보였다.(사진=KIA)
일단 외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의 노쇠화가 왔다. 2016년 KBO 리그에 데뷔한 헥터는 그 해 15승5패 ERA 3.40을 기록했다. 지난해 20승5패 ERA 3.48로 다승왕에 오른 헥터는 올해 11승10패 ERA 4.60의 성적을 냈다. WC 2차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헥터가 2년 전만 못한 것이다.
헥터는 2년 전 LG와 WC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든든했다. 당시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7이닝 4실점, 2자책)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 WC 결정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미지수다.
KIA의 1차전 선발인 에이스 양현종은 2년 전과 비슷하다. 당시 10승12패 ERA 3.68을 기록한 양현종은 올해 13승11패 ERA 4.15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는 정규리그 막판 허리 부상을 당한 점이 걸린다. ERA가 높아진 것도 KIA로서는 살짝 부담스럽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KIA는 2016년보다 타선은 강해졌지만 마운드는 살짝 떨어졌다.
대전 상대를 비교하자면 2016년 LG는 승률 5할(71승71패2무)였고, 올해 넥센은 승률 5할2푼1리(75승69패)다. KIA의 올해 상대가 조금 더 버거울 수 있다. 다만 올해 KIA는 넥센에 9승7패로 앞섰다. 2년 전 KIA는 WC 상대인 LG에 7승8패1무로 소폭 열세였다.
2년 전 WC 결정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맛봤던 KIA. 과연 올해는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5위의 반란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