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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서울 버스보다 못하단 소리듣죠"… 경기도 버스이용객 '불만'



사회 일반

    "이러니 서울 버스보다 못하단 소리듣죠"… 경기도 버스이용객 '불만'

    전국 최다 버스노선·대수 경기지역… 지하철<버스 이용객수
    알림전광판 'G버스TV' 먹통… 정류장 진입버스 표기 안 되기도
    서울시, TV영상광고물 등 전문 업체 24시간 이내 보수와 대조

    12일 오후 경기지역을 운행하는 한 시내버스 내부에 설치된 TV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사진=신병근 기자)

     

    "화면이 아예 꺼져 있거나 찌지직거려 눈도 아프고 완전 짜증나요. 이러니깐 서울 버스 보다 못 하단 소리나 듣죠."

    12일 오전 경기도 용인 수지구청 정류소에서 직장이 있는 성남시 분당까지 가기 위해 720-1번 버스에 오른 김모(35) 씨는 아침부터 눈살을 찌푸리며 이어폰을 찾았다.

    버스 안에 설치된 '먹통' TV를 보느니 '눈 감고 음악이나 듣겠다'는 뜻이다.

    김 씨가 말한 TV는 승하차 정류장과 날씨, 시간 등의 정보를 비롯해 각종 광고와 실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알림 전광판인 'G버스 TV'다.

    일반형버스의 경우 맨 앞좌석과 내리는 문 쪽 좌석에 각각 설치돼 있지만, 김 씨가 버스에 오른 지 40여분 간 'G버스 TV'는 정류장 알림은커녕 어지러움까지 유발할 정도로 화면 전체가 형형색색 변하고만 있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정류소에 설치된 버스정류소 안내기(BIT). 정류소에 버스가 진입했음에도 관련 정보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 200억 들였지만 툭 하면 먹통… 정류소 안내기도 수준 '이하'

    경기지역은 지하철 이용이 많은 서울에 비해 면적이 넓은 특성상 지하철보다 버스 이용객이 많다.

    현재 일반형(녹색), 좌석(파란색), 직행좌석(빨간색), 광역급행(M버스) 버스 등 2150여 노선에 1만500여대 버스가 경기지역에서 운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버스가 경기도 곳곳을 달리고 있지만, 이같은 규모와 달리 'G버스 TV' 등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은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G버스'는 경기도의 영어발음 앞 글자 G를 붙여 경기지역 버스를 통칭하는 브랜드로, 'G버스 TV'는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조합)이 운영중이다.

    조합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200억 원을 들여 1만8000여개의 'G버스 TV'를 설치했음에도 상당수는 제 역할을 못한 채 사실상 방치돼 있다.

    이뿐 아니라 정류소별 버스 도착 알림을 포함해 노선, 주변 관광지, 지하철 환승 정보 등을 제공하는 버스정류소 안내기(BIT·Bus Information Terminal)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BIT의 관리 주체는 각 지자체지만, 작동되지 않는 시설물은 물론 이용객수가 저조한 정류장에 설치돼 예산 낭비의 비판을 받고 있다.

    BIT의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진입버스 표기'마저 안 되는 정류소가 있어 시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100억 원을 투입해 1010대의 BIT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나 버튼 작동이 안 되는 안내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수원 영통구 '광교 호반베르디움' 정류소에서 만난 시민 이모(67) 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도 요즘 핸드폰 이용을 많이 한다"며 "저거(BIT) 이용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괜히 써먹지도 않는 불필요한 것 만들어서 혈세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BIT가 설치된 지 오래되다 보니 작동이 잘 안 되는 것도 있지만 계속 유지 관리를 하고 있다"며 "정기 점검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전수 조사를 해서 미흡한 점은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시 24시간 이내 보수와 대조… 경기도 "조합측과 개선책 마련"

    경기도와 대조적으로 서울시는 시내버스 기준 4천여개의 TV를 내부에 설치해 각종 광고와 뉴스 등을 제공하면서 유지·보수 전문업체를 선정해 수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 담당 실무자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2011년부터 TV를 설치했는데, 현재까지 TV가 안 나온다든지 등 관련 민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BIT는 경기도와 달리 검색 기능 없이 LED형태로 버스 도착정보, 도심 속 시위 발생 등의 홍보·돌발 문구 등을 표시하고 있다. BIT에 대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문 관리업체가 24시간 이내 출동해 보수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반면 경기도버스조합은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G버스 TV'에 대해 "현실적으로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지역 면적이 워낙 넓은데다 통신 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버스 대수도 많아 고장난 'G버스 TV'를 수리할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차원에서 모든 버스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비용적인 면에서도 무리가 있다"며 "버스업체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작동이 안 되는 설치물이 있다면, 제때 수리될 수 있도록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G버스 TV'의 운영 권한은 조합에 있으나 경기도는 'G버스'의 이미지를 높이고 이용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조합측과 대비책을 찾을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 버스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G버스'의 각종 서비스는 시민들에게 잘 전달돼야 한다"며 "'G버스 TV'의 경우 조합과 협의해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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