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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 자체가 야욕의 산물...욱일기가 위험한 이유



국방/외교

    태생 자체가 야욕의 산물...욱일기가 위험한 이유

    "메이지유신 후 봉건 영주들의 군대를 '천황의 군대'로 만들 필요성 대두"
    "천황기와 일장기 결합시킨 욱일기 탄생"…태생부터 정략의 산물
    미국 이해관계 때문에 일본 전범세력 청산안되고 오히려 정권 유지하면서 욱일기 청산 불가능…"대륙 침략의 야욕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정치부 도성해 선임기자

    (사진=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 상징에 나타난 문화정체성의 메타언어 분석(박미영, 2017) 中)

     

    ◆ 임미현 > 오늘(10일)부터 제주에서 시작되는 국제 관함식에 결국 일본 해군은 불참했습니다.

    욱일기를 달지 못한다면 차라리 오지 않겠다는 건데요, 일본이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침략 전쟁의 상징이었던 욱일기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욱일기라는 상징 자체가 왜 위험한 것인지, 도성해 기자와 함께 얘기나눠 보겠습니다

    ◆ 임미현 > 욱일기가 언제부터 사용됐나요?

    ◇ 도성해 > '욱일(旭日)'은 한자 뜻 그대로 태양 주위로 햇살이 퍼지는 문양을 말합니다.

    1870년 5월 15일 일본이 육군 창설을 앞두고 이 욱일 문양을 일본 군기로 제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89년에는 일본 해군이 태양의 위치만 깃대 쪽으로 조금 옮긴 형태, 지금 많이 볼 수 있는 깃발이죠. 이를 군함기로 제정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 임미현 > 그런데 일본은 원래 국기인 일장기가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군에서 사용할 깃발이 따로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졌을까요?

    ◇ 도성해 > 일본에는 3개의 상징 깃발이 있는데, 말씀하신 일장기(히노마루), 욱일기에다 왕실 문양 이렇게 세가지가 따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욱일기는 1800년대 후반에야 등장합니다. 전통문양이라는 일본의 주장은 그래서 근거가 미약한데요,

    그렇다면 왜 하필 '욱일' 모양인 것일까요? 문헌으로 정확하게 전해지는 것은 없는데요,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박미영씨가 작년에 발표한 한편의 논문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켄크로이츠(나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와 욱일기 상징에 나타난 문화정체성의 메타언어 분석'이라는 제목인데요, 박미영씨는 욱일기가 일본 왕실 문양과 일장기(히노마루)가 조합된 문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 임미현 > 어째서 그런가요?

    ◇ 도성해 > 욱일기에 있는 햇살의 갯수는 모두 16개 입니다. 왜 8개도 10개도 아닌 16개일까요?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문장을 보면 국화 잎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잎을 세어보면 16개 입니다.

    일본 욱일기. (사진=자료사진)

     

    ◆ 임미현 > 그렇다면 왕실 문장을 일장기와 결합시켜야 될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 도성해 > 욱일기가 처음 등장한게 1870년 이었다고 말씀드렸는데, 1868년 메이지 유신이 일어난 직후였습니다.

    당시 '무사 정권'을 잡고 있던 막부세력들과 도막파로 불리던 반대파들간에 내전이 벌어졌고, 도막파가 결국 승리하면서 무사 정권 시대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사무라이들이라고 하죠. 당시 각 지역마다 봉건 영주들이 사병처럼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계속 방치하면 위험요소가 되고 따라서 하나의 군대로 결집시켜야 하는 것이 큰 과제였습니다.

    그 명분이 '천황의 군대'였고, 이를 상징하기 위해 욱일기가 탄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일본 왕실의 군대로 하나가 되자, 그리고 분열된 세력을 결집시키려 할때 제일 많이 쓰는 게 외부의 적을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본 왕이 다스리는 신민국가들을 만들자. 그러면서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을 내걸면서 침략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욱일기는 태생부터 정략의 산물이고, 군국주의의 야욕이 숨어있는 깃발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미영씨는 "욱일기는 천황 또는 천황의 군대를 결속하기 위한 상징임에 분명하다"며 "이후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 체계와 군대 조직 체계가 갖추어지는 가운데 1879년에는 야스쿠니 신사가 만들어져 천황을 위한 죽음을 당연시 여기는 이데올리 또한 국민들에게 주입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 그런데 독일은 2차 대전 이후에 나치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 문양 사용을 전면 금지했는데, 왜 일본은 계속 욱일기를 쓰고 있는 겁니까?

    ◇ 도성해 > 독일은 전후에 반(反)나치세력이 정권을 잡습니다. 그리고 친나치 세력들을 청산하고 완전한 단절을 선언하면서 과거사를 사죄하는 길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전범 세력들이 계속 정권을 유지했습니다.

    항복문서를 받은 미국이 공산주의 확대를 막고 동북아에서 세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을 이용하기로 하면서 빚어진 일인데요,

    이러다보니 1945년 패망 이후 육군과 해군이 해체되면서 욱일기 사용이 중단됐다가 1954년에 육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햇살 숫자만 16개에서 8개로 줄인 욱일기를 자위대기로 다시 사용했습니다.

    이어 같은해에 해상자위대가 창설됐는데 이때는 아예 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군함기를 그대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반성을 모르는 거죠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들.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자료사진)

     

    ◆ 임미현 >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계속 욱일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요?

    ◇ 도성해 > 한마디로 욱일기가 상징하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것인데, 대륙으로 다시 진출해서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실현하자,

    일본 국민들을 이 깃발아래 하나로 묶어내자는 의도가 있다고 밖에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박미영씨는 "일본이 욱일기를 지속적으로 고수하는 이유는 상징의 정신적 의미를 계속 유지하고 싶고, 이루지 못한 의미구조를 궁극적으로 이루려고 한다는 증거에 다름아니다"라며 군국주의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만이라도 욱일기나 욱일 문양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일본이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관함식에 참가하든 안하든 조선반도와 아시아 나라들을 침략하고 짓밟으려는 군국주의 광신자들의 흉악한 속심은 결코 달라질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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