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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Aㅏ' '1도 없어'…중장년층 "문맹이 된 기분"



사회 일반

    '댕댕이' 'Aㅏ' '1도 없어'…중장년층 "문맹이 된 기분"

    TV까지 습격한 신조어, 전문가 "방송의 한글 파괴 날로 심해져"

    (사진=자료사진)

     

    '국적 불명의 우리말'이 인터넷상은 물론, TV 프로그램에까지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한 중장년층의 소외감이 심해지고 있다.

    박선애(54)씨는 요즘 들어 종종 TV를 통해 '댕댕이'란 글자를 봤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강아지의 이르는 말인 '멍멍이'를 비슷한 다른 글자로 표현한 말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박씨는 최근 이 같은 단어 몇 개를 보고 들었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생소했다.

    문병철(59)씨 역시 "해석도 못 해볼 이상한 말들이 자꾸 나오더라"며 "궁금하긴 했지만, 보통은 그냥 넘겨버린다"고 말했다.

    박씨나 문씨와 같이, 우리말 아닌 우리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TV 프로그램까지 타기 시작한 이 같은 신조어들 때문에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고, 젊은 세대인 자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문씨는 "아이들에게 자꾸 물어보면 불편해하거나 귀찮아할까 싶고, '나이를 먹어서 지금 세대와 동떨어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선희(52)씨 역시 "아이들에게 '저게 무슨 표현이냐' '어떻게 사용되는 거냐'고 묻는 때가 많아졌다"며 "아이들과 생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고, 문맹이 된 기분까지 들더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송이 이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일시적인 훼손이라도 훼손은 훼손"이라고 강조하며 "방송을 통해 이 같은 말들이 공적인 언어 상황에까지 쓰이기 시작하면 국민 언어생활과 소통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중장년층은 특히 여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방송을 통한 우리말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히면서 관련 조치를 시작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3일 "방송 프로그램의 한글 파괴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중점 모니터링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 연령대가 시청하는 방송에서 '띵곡(명곡)', 'Aㅏ(아)' '1도 없어(하나도 없어)' 등 부적절한 조어를 남용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서발달과 바른 언어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게 방심위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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