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는 주심이 보는 앞에서 수원 삼성 공격수 임상협과 언쟁을 벌이다 상대 얼굴을 머리로 들이박는 과격한 행동을 시도해 경고를 받았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흥분은 금물이다. 퇴장은 피했지만 권순태(가시마)의 행동은 분명한 금기였다.
수원 삼성은 3일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2대0까지 앞섰던 수원은 이후 내리 3골을 내주며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5골을 주고받는 가운데 수원과 가시마 모두 자책골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던 이 경기는 전반 막판 볼썽사나운 두 팀 선수의 충돌이 옥의 티였다.
수원의 공격 과정에서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가 수원 공격수 임상협과 몸싸움을 하다 언쟁이 붙었고, 그대로 머리로 받아 버리는 행동으로 경고를 받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자신과 언쟁하던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는 행동과 유사한 장면이었다. 당시 지단은 퇴장을 받았지만 권순태는 경고를 받아 후반전도 뛸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수원이 2대1로 앞선 전반 44분. 염기훈의 슈팅을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문전에 자리잡고 있던 임상협이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공을 골대 안으로 넣으려는 임상협과 공을 멀리 보내려는 권순태의 팔이 엉키는 과정이 나왔다.
주심이 경기를 중단하자 권순태는 임상협을 향해 발길질을 시도했고, 둘의 언쟁이 벌어졌다. 언쟁을 벌이던 권순태는 그대로 머리로 임상협의 얼굴에 박치기를 시도했다. 임상협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고, 둘의 충돌을 바로 앞에서 지켜본 주심은 권순태에게 경고를 줬다.
과거 권순태가 K리그에서 활약했던, 심지어 임상협과도 전북에서 함께 동료로 경기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 선수를 머리로 들이받는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
경기 초반의 허무한 2실점으로 다소 자제력을 잃었다고 해도 이유를 떠나 축구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줘서는 안 될 행동이다. 뿐만 아니라 권순태는 계속해서 흥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 13년차나 되는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모든 행동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권순태는 2006년 전북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해 병역을 위해 상주 상무에 몸담았던 2011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는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7년 가시마로 이적하며 첫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행여 자신의 친정팀 전북을 8강에서 꺾고 준결승에 오른 수원에 복수하려는 행동이었다고 할지라도 권순태의 과격한 행동은 그 누구에게도 박수를 받을 수 없는 행동이다. 오히려 현 소속팀인 가시마의 ‘아시아 챔피언’ 도전을 가로막을 수 있었던 최악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