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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알바 끝나고 이 악물고 소설을 썼어요"…등단 11년 만에 빛 본 전혜정 소설가



책/학술

    "새벽 알바 끝나고 이 악물고 소설을 썼어요"…등단 11년 만에 빛 본 전혜정 소설가

    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으로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
    "어려운 진실을 말하는 작가 되고 파"

    전혜정 소설가 (사진=조은정 기자)

     

    "전업 작가를 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에요. 감내해야 할 것도 많고 마음 고생도 심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 장편소설에 대한 집착과 애증이었어요. 장편 하나 남기지 않고 이대로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소설을 썼죠"

    전혜정 작가는 등단 11년 만인 올해 장편소설 두 편을 잇따라 완성하고, 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으로 제8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혼불문학상은 <혼불>의 최명희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상으로 <난설헌>(1회), <나라 없는="" 나라="">(5회), <칼과 혀="">(7회) 등 탄탄한 서사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공신력을 인정받아온 상이다.

    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한 번 손을 잡으면 마지막까지 읽게 만드는 필력이 돋보인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250편의 다른 소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

    소설은 리아민이라는 독재자가 재기를 노리는 소설가 박상호에게 자신의 미화된 전기를 의뢰하면서 시작된다.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려는 권력자 리아민과 박상호의 내적갈등 등 등장인물들의 욕망이 서로 얽히면서 서사가 빠르게 전개된다.

    굵직한 서사와는 달리 전 작가는 '대기만성'형 작가였다. 2007년 등단 이후 11년만인 올해 <첫번째 날="">과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등 소설 두 편을 잇따라 내놨다.

    사진=조은정 기자

     

    2일 서울 합정동 다산북살롱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전 작가는 쉽지 않았던 창작의 시간과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했다. 긴 세월 동안 써놓은 장편소설들이 여러편 있지만 스스로 생각했을 때 "부족하다"고 판단돼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새벽에 역사에서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일이 끝나자마자 도서관에 달려가 글쓰기를 계속했다는 전 작가는 이 소설을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특히 전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인물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악인도 선인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리아민은 사적으로 보면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고 매력적인 사람이지만 사회적으로 독재자이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 왜곡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라며 "독자들도 리아민이라는 인물에 대해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존경하는 작가로 탈식민주의 문학운동의 기수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소설가 '존 맥스웰 쿠치'를 들었다. 그는 "지적이면서 작가적 양심이 있는 작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선뜻 말하기 어려운 진실을 말하는 작가,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근 중산층의 경제적, 도덕적 몰락에 관한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는 전 작가는 앞으로도 '선뜻 말하기 어려운 진실'을 말하기 위해 사회성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것을 시사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고 여기잖아요. 지금까지 온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앞으로도 집필 활동을 계속하면서 행복을 추구할 거에요"

    긴 세월간 꾸준히 쌓아온 에너지만큼 그녀의 창작은 이제 막 힘찬 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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