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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도 모르는 '구글홈' 그래도 '센 놈'인 이유



IT/과학

    독도도 모르는 '구글홈' 그래도 '센 놈'인 이유

    [IT 인사이트] 국내 AI 스피커 각축전에 뛰어든 '외래종' 구글홈
    '한국어' 男 목소리뿐, 다소 부자연…날씨·맛집 등 일반 검색 OK
    '토종' 네이버 클로바와 비교해보니…韓 역사·지리 정보는 '글쎄'
    게임·음악 등 방대한 콘텐츠, '보이스매칭·다중언어모드'로 차별화
    유튜브·안드로이드 기반 생태계·'액션 온 구글' 개방 플랫폼 '강점'
    "韓 스마트홈 불모지" 킬러콘텐츠 없다면 '구글 승자독식' 가능성도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연지 기자의 <김연지의 it="" 인사이트="">

     

    ◇임미현> 정치 경제 산업 등 우리 사회를 다양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오늘은 산업부 김연지 기자의 'IT 인사이트'입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뉴스를 가져왔나요?

    ◆ 김연지> 지난달 우리 안방에 진출한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을 들고 왔습니다.

    ◇ 임미현> 구글이 들어왔군요. 근데 국내에 이미 AI 스피커들이 많지 않나요?

    ◆ 김연지> 네, 맞습니다. 이미 2년 전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스피커를 선보인 SK텔레콤의 '누구'를 비롯해 KT, 네이버, 카카오도 잇따라 출시하면서 토종 제품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8월 갤럭시노트9 언팩에서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고요.


    ◇ 임미현> 구글홈은 국내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외래종이긴 하네요? 근데 좀 늦은 감이 있어 보여요.

    ◆ 김연지> 네, 미국에서 2016년 5월 공개한 뒤 약 2년 4개월 만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이미 국내 업체들이 포진한 상태에서요.

    ◇ 임미현> 그럼 다른 영어권 국가에 진출했어도 될 텐데, 왜 굳이 한국어 학습까지 해가며, 그것도 이제야 들어왔을까요?

    ◆ 김연지> "좀 늦긴 했지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게 구글의 설명입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한국의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올해 탑 5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지난 1분기 AI 스피커 판매량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 임미현> 구글은 이런 한국 시장의 성장을 눈여겨봤다?

    ◆ 김연지> 네, 완벽한 한국어 기능 탑재를 위해 학습하느라 좀 늦어지긴 했지만, 한국어 이해력 등 기능적인 측면에선 타사 제품보다 앞선다는 판단입니다.

    ◇ 임미현> 실제 한국어를 잘 알아듣던가요?

    ◆ 김연지> 날씨나 일정, 음악, 맛집 등 일반적인 검색에서는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또 우리가 흔히 대화할 때 주어나 서술어는 생략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잘 알아들었고요, 예를 들어 "올해 개천절이 무슨 요일이야?" 라고 물어본 다음 "내년은?"이라고 물어보면 곧바로 대답해줍니다. 그런데 이 정도 이해력은 국내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 임미현> 근데 잘 못 알아듣는 것도 있어요?

    ◆ 김연지> 제가 독도가 누구 땅이야? 라고 물어봤거든요? 들어보시죠.

    "오케이구글. 독도가 어딨지?" "독도까지의 거리는 431km입니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야?" "죄송해요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독도 주소가 어떻게 돼?" "독도까지의 거리는 431km입니다"

    ◆ 김연지> 이어서 국내 업체 AI 스피커에 물어봤는데요,

    "클로바, 독도가 어딨어?"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입니다"
    "클로바, 독도 주소가 어떻게 돼?"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

    ◇ 임미현> 아..이게 뭐죠. 구글 하면 글로벌 인터넷 검색 공룡 아닌가요?

    ◆ 김연지> 네, 저도 좀 의아했는데요. 아무래도 이해도나 인식률 문제도 있겠지만, 외래종인 만큼 데이터베이스의 차이로 보입니다. 구글은 위키백과에서 검색한 결과를 알려주는데, 우리 역사나 지리 정보는 국내 업체만큼 구체적이지 못했습니다. 한국어보다는 영어 답변이 좀 더 자연스럽기도 했고요.

    ◇ 임미현> 아무래도 한국업체들이 한국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죠? 그간 쌓인 데이터도 많을 거고.

    ◆ 김연지> 그래서 국내 업체들은 생각보다 떨어진 구글의 기능에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인공지능 스피커는 '말'을 가지고 하는 사업이고, 또 한국 사용자만을 위한 킬러콘텐츠도 없고요. 하지만 절대 안심하긴 이릅니다.

    ◇ 임미현> 우리 업체들은 못 하는 데 구글은 하는 게 있나 보죠?

    ◆ 김연지> '보이스 매칭'이라고 해서 말하는 사람을 구별해 인식하고 맞춤화된 답변을 제공하는데요, 최대 6명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 '다중언어 모드' 기능도 지원되는데요, 구글의 방대한 언어 데이터가 여기서 발휘됩니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미리 두 가지 언어를 선택하면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 대답합니다.

    ◇ 임미현> 그러니까 여러 명이 동시에 쓸 수 있고 또 한국어로 질문하면 한국어로 대답하고 독일어로 물으면 독일어로 대답한다는 거죠?

     


    ◆ 김연지>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 그저 부수적인 기능입니다. 사람들이 AI 스피커를 왜 쓸까요?

    ◇ 임미현> 글쎄, 손을 안 움직여도 되니까? 편해서?

    ◆ 김연지> 네 그것도 맞지만, 일단 인공지능 스피커의 강점은 음악과 스마트홈입니다. 국내 업체들은 구글홈의 한국어 인식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사실 음성 검색만 AI 스피커 기능은 아니거든요.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장준혁 교수 얘기 들어보시죠.

    "구글은 유튜브를 갖고 있어요, 음악도, 영상도, 뉴스까지도 다 제공하고, 만약 국내 음악 서비스와 연동하고 유튜브 음악 무료로 듣게 해주면 음원 시장이 이쪽으로 다 넘어올 수도 있어. 그래서 플랫폼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임미현> 그리고 스마트홈이요, 스마트홈이면 음성으로 가전 제어하고 그런 거 말하는 거죠?

    ◆ 김연지> 네 맞습니다. AI 스피커와 연동해 음성 명령으로 조명, 냉장고, 에어컨뿐만 아니라 보일러, 가스레인지도 켜고 끄고, 블라인드도 조정합니다. 스마트홈이 탑재된 아파트는 집 안에서 엘리베이터까지 부를 수 있고요.

    그런데 여기서 바로 구글홈의 가장 큰 장점인 확장성이 나옵니다. 구글홈은 현재 전 세계 225개 이상 기기들과 호환돼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집 안에서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 임미현> 다른 국내 업체들도 제휴하긴 할 거 아니야?

    ◆ 김연지> 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이렇게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해온 구글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구글홈은 현재 14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데요 우리 업체들이 국내 서비스에 주력할 동안 구글은 2년 전부터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임미현> 일단 스마트홈 분야에서 외부 업체와의 제휴 협력 게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거군요.

    ◆ 김연지> 구글은 지난해부터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자 플랫폼인 '액션 온 구글(Actions on Google)'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구글의 가상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에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한 겁니다. 기업 입장에선 "우리 제품이 구글 가상 비서와 연결해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마케팅 측면이 강하고, 이 효과로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 수 있는 거죠. 별도의 기술 개발 비용도 아낄 수 있고요.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앱을 깔듯, 구글홈에 액션을 추가해 더 많은 명령과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구글입니다. 별도 하드웨어 없이도 다양한 디바이스와 구글 서비스를 연동하며 확장할 수 있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라는 건데요, 반면 국내 AI 스피커 업체들은 이같은 플랫폼 개발툴 공개를 갓 시작했거나 아직 계획 단계입니다.

    ◇ 임미현> 마치 생태계가 웹에서 앱으로 넘어간 것처럼 이제는 '액션'으로 넘어온 듯 하네요.

    ◆ 김연지> 네, AI 스피커는 단순히 제품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처럼 사물인터넷, 주문, 배달, 증권, 금융, 쇼핑, 택시 호출, 건설사 등 여러 사업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결제까지 이뤄지면서 전자상거래 시장도 선점하는 거고요, 이처럼 AI 생태계를 쥐고 있으면 해당 시장까지 주도할 수 있는 거죠.

    ◇ 임미현> 인공지능 스피커 업체들이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고 플랫폼을 공개해 파트너사를 늘리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가 이거겠네.

    ◆ 김연지> 네, 이런 이유로 구글이 한국어 인식이 좀 떨어지는 면이 있다고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합니다. 특히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스마트홈 불모지'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이 틈을 타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개방 플랫폼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하면 구글의 승자독식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습니다.

    ◇ 임미현>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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