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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탄관세에 공세로 돌아선 中, '자의반 타의반' 공세속 장기전 포석



아시아/호주

    美 폭탄관세에 공세로 돌아선 中, '자의반 타의반' 공세속 장기전 포석

    • 2018-10-01 06:00

    中 관영지, 美 일간지에 트럼프 비판 광고 게재 등 대미 공세로 전략 전환
    中 "美협상 의지 없음" 확신하고 미국 폭탄관세에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할 듯

    (사진=자료사진)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이후 중국의 무역전쟁 전략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최대한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며 양국 협력을 호소하던 수동적 방어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인 '디모인 레지스터'(Des Moines Register)에 4면에 걸쳐 실린 차이나데일리(中國日報)의 광고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영자 매체인 차이나데일리는 광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계속한다면 아이오와주(州) 농민에게 심각한 피해가 갈 것이라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아이오와주는 전제 토지의 90% 가량이 농경지이며 이 중 1/3에서 옥수수, 1/4에서는 대두가 재배될 정도로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차이나데일리의 광고가 실리자 즉각 트위터에 "중국이 디모인 레지스터와 다른 신문들에 기사처럼 보이게 만든 선전광고(propaganda ads)를 올리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선거에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금까지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발언 자체를 자제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태도도 바뀌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6일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한 국영기업을 방문해 핵심기술 자력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을 자력갱생의 길로 내몰고 있지만, 이는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방문한 헤이룽장 성의 국영농장에서도 '밥그릇'을 확실하게 장악해야 한다며 식량 자립을 강조했다.

    관영매체들의 논조도 훨씬 강경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억지이며 미국의 일방주의가 국제사회에서 마음대로 통하는 '통행증'을 의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 협상의지 없는 美, '자의반 타의반' 공세로 돌아선 中

    중국이 이처럼 무역전쟁에서 적극적 공세로 전략을 바꾼 배경은 무엇일까? 베이징 외교가는 중국 스스로 미국에 대한 강공을 선택했다기보다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에 희망을 걸기 힘들어진 배경에서 원인을 찾는 분위기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측의 최근 동향을 살펴볼 때 미국과 협상 타결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전망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초 오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를 바라보며 무역협상을 준비해왔던 중국이 500억 달러에 이어 곧바로 2천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이 연달아 관세부과를 결정하자 더이상 협상 의지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 뒤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양국간 눈에 띌만한 협상 진전은 전무한 상태다.

    중국은 대미 무역수지흑자를 줄이는 정도로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장, 비관세 장벽 철폐, 금융과 자동차 등 금융·산업 분야의 완전한 개방 등, 미국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주지 않는 이상 무역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중국 입장에서 '완전 항복'에 가까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 보니 미국의 기세가 수그러들 때까지 '일단 버티고 보자'는 식의 장기전밖에 방법이 없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 中 "무역전쟁 장기전 돼도 중국 경제 무너지지 않아"

    중국에서는 미국의 대중 강경파들이 이번 무역전쟁을 중국 경제에 근본적인 타격을 입히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위기감도 도사리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극단적으로 압력을 가해서는 중국을 놀라 넘어뜨릴 수도, 중국 경제를 무너뜨릴 수도 없다"고 한 발언은 이같은 중국의 경계심을 함축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본격적으로 기술과 식량 자립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는 이런 인식을 배경에 깔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대처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나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키우는 방법"이라며 시 주석의 발언을 내부역량 강화에 본격 착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중국 일각에서는 무역전쟁이 장기화 될수록 중국이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선거가 없는 중국의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가 경제적 압력을 지키기 수월하고, 미국이 사실상 중국산 제품 대부분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필연적으로 미국 생필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미국민들의 불만도 고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근본적인 무역전쟁 전략은 일단 미국과의 화해라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유화의 몸짓은 계속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달 28일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중국은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강력한 국가의 오래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추구하고 있고 세계리더로서 미국을 대신하려고 한다는 의심은 거짓(false)"이라며 미국내 매파들의 '중국위협론'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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