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C-Span 영상 캡쳐)
"전쟁의 망령을 평화를 향한 대담하고 새로운 추진으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해왔다...나는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들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의 단상에 서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불과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비하하면서 "로켓맨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한 자살임무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은 위대한 힘과 인내를 갖고 있지만, 자신과 동맹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무시무시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불과 1년 전, 비판과 경고로 가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이번에는 평화와 감사, 희망으로 대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접근법이 믿을 수 없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며 연설 초반부에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 가운데 하나로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많은 나라의 지원에 힘입어, 미국은 전쟁의 망령을 평화를 향한 대담하고 새로운 추진으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한반도 비핵화 추구가 북미 상호간의 이익이라는 점에 합의했고, 그 회담 이후 우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고무적인 조치들을 이미 목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과 로켓이 더 이상 여기저기로 날아다니지 않는다. 핵실험은 중지됐다. 일부 군사시설은 이미 해체됐고, 우리의 억류자들이 풀려났다. 그리고 미국 전몰영웅들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하며 그간 대북 관여정책의 성과들을 나열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들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전세계 유엔 회원국들이 보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시점에 와 있다"며 북한문제가 공개된 것보다 더 큰 진전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의 빅딜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발언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이 시점에 도달하도록 도운 많은 회원국들에게 감사하고, 특히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마무리해야 할 많은 일들이 남아있고, 대북 제재는 비핵화가 성사될 때까지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급히 자리를 떴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들은 이번에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