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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지진대피 매뉴얼 만든 대학생 심인집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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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인 지진대피 매뉴얼 만든 대학생 심인집 씨

    • 2018-09-23 10:38

    대기업 자원봉사프로그램 참여해 친구들과 함께 제작

     

    "몸이 불편하니 장애인 보고 나중에 피하라니, 충격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지진대피 매뉴얼은 장애인 안전권 보장을 위한 작은 시작입니다."

    광주의 한 대학생이 다른 지역 학생들과 협력해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진대피 매뉴얼을 제작해 눈길을 끈다.

    사연의 주인공은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학과 4학년 심인집(26) 씨다.

    심씨는 '장애인의 지진대피 매뉴얼이 없다'는 기사를 봤지만, 금세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져 아쉬웠다.

    그러던 중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한 장애인의 경험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글을 올린 이는 "학창시절 대피 교육받을 당시 '너희는 몸이 불편하니 나중에 내려가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이 글을 본 심씨는 장애인을 위한 지진대피 매뉴얼을 만들어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심씨의 생각을 실천으로 이어지게 해준 것은 한 대기업의 자원봉사프로그램이었다.

    심씨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른 지역 대학생 두 명과 함께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진대피 매뉴얼을 본격적으로 제작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딜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해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내용은 지진의 이해부터 대피요령·대비방법·대피 후 조치까지 지진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았다.

    80쪽 분량으로 만들어진 매뉴얼은 발달장애인이 직접 스티커를 붙여가며 지진대피 요령을 익히고, 자신의 집을 그려가며 지진대피 이동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심씨는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광주의 한 복지시설에서 발달장애인 7명을 대상으로 이 매뉴얼로 6차례 교육을 미리 해보기도 했다.

    매뉴얼 교육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지진이 나면 엄마를 찾는다'는 수동적 답변에 그쳤던 장애인들이 지진 났을 때 어떤 물건을 먼저 챙겨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피요령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말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효과를 파악한 심씨는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매뉴얼의 내용·디자인 등을 손봐 정식 출간하고 복지시설 등에는 무료로 나눠줄 생각이다.

    원래 꿈이 교사였던 심씨는 매뉴얼 제작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공헌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뒤처진 장애인의 권리를 실생활에서 개선하는 노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매뉴얼 제작을 계기로 장애인 안전권 보장을 위한 많은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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