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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로 관장 실습한 간호학과 인권침해 논란

제비뽑기로 뽑힌 학생에게 호스 통해 관장 실습…학생들 "수치감 느낀다"
학교 측 "담당 교수와 연락 안 되는 중"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경기도 소재의 A대학 간호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제비뽑기'로 관장 실습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학 간호학과 재학생인 B씨에 따르면, 해당 학교 간호학과 2학년 학생 80여명은 지난 19일 한 수업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별로 관장 실습을 진행했다.

대부분 다른 대학 간호학과에선 관장 실습에 인체모형을 사용하지만, 이 수업의 담당 교수는 "모형이 조잡해 학생들끼리 직접 실습하는 게 효과적이다"며 재학생들끼리 되도록이면 서로 관장 실습을 하도록 지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3~4명씩 한 조를 이룬 뒤 '제비뽑기'를 통해 관장하게 될 학생 한 명을 뽑았다.

뽑힌 학생은 실습실 침상에서 엉덩이 일부를 드러낸 채 눕고, 다른 학생들이 해당 학생 항문에 호스를 넣고 관장액을 주입하는 식으로 실습이 진행됐다.

제비뽑기에 걸렸단 이유로 항문 등 신체의 민감한 부위를 노출해야 하는 학생은 물론 실습에 참여하는 다른 학생들도 민망함과 수치심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19일 이 실습에 참여했단 B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보는 입장인데도 같이 얼굴을 보며 지내는 동기인데 보기 민망했을뿐더러, (제비뽑기에) 걸린 동기는 많이 수치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하복부에 수건을 덮어 노출을 최소화하거나 (대상 학생이) 민망하지 않도록 실습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합리한 실습을 피하고 싶지만 사실상 피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도 한다.

B씨는 "이 실습은 교수님이 정하는데, 졸업할 때까지 내내 이 교수님을 봐야 해서 함부로 항의하기도 힘들다"며 "원치 않는 학생은 안 해도 된다고 말하지만 보통 어쩔 수 없이 하는 분위기"라 전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환자의 불편함을 간호사도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수업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잘 못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A대학 관계자는 "담당 교수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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