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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집사라'던 정부, 이제는 '빚 내서 집 살 생각 마라!'



금융/증시

    '빚 내서 집사라'던 정부, 이제는 '빚 내서 집 살 생각 마라!'

    [홍기자의 쏘왓] 최종구 금융위원장 "앞으로 은행 돈 빌려 실거주 이외 주택 구입은 막을 것"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강력한 대출 규제…'빚 내서 집 살 생각 마라'로 요약
    집 한 채 있는 사람은 소득 1억 이하, 노후 주택일 경우만 전세 대출 가능
    맞벌이 부부 중심으로 불만 속출 "흙수저는 서울에 살지 말란 거냐 "
    전문가들 "자산 수준 무시·소득 수준만 따져 젊은층 주택 구매 막으면 전세시장도 타격"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그 경제뉴스가 나한테 어떤 영향을 줄 지 알아보는 시간이죠? 경제부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경제 뉴스를 가지고 왔나요?

    ◆ 홍영선> 추석 연휴를 즐기며 가족, 친척,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오랜만에 만나서 안부도 묻고 한참 얘기하다보면 나오는 주제가 부동산, 이 부동산 때문에 나온 대출 규제일 듯 합니다.

    ◇ 임미현> 그렇죠. 한참 서울 집값이 너무 뛰어서 저희도 2주 전에 한 번 '서울의 미친 집값' 얘기 한 번 했었죠? 그리고 이후에 9.13 부동산 대책이 나왔고요.

    ◆ 홍영선> 네. 이때 상당히 강력한 대출 규제안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는 '빚 내서 집 살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죠. 아니 이게 무슨 말이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 특히 귀를 쫑긋 하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9.13 부동산 대책에 담긴 대출 규제안이 어떤 건지, 그럼 내 집 마련 계획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좀 살펴보려고 합니다.


    ◇ 임미현> 네. 그럼 먼저 정부가 빚 내서 집을 사지 말라고 했다고요? 그것부터 먼저 짚고 가죠. 아니 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했잖아요.

    ◆ 홍영선> 그렇죠. 완전 정반대의 말을 한 건데요. 그럼 9.13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 먼저 들어보죠.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금지의 근본 취지는 앞으로 은행 돈 빌려서 지금 살고 있는 집, 살고자 하는 집 이외 추가 주택 구입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돈이 많아서 추가 구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투기적 수요에 금융이 돕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 홍영선> 실제로 대출 규제는 이같은 취지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빚 내서 집 살 생각 하지 말고, 살고 있는 집 한 채만 보유하라는 말로 요약되는데요.

    집이 없는 사람, 집이 한 채 있는 사람, 집이 두 채 이상 있는 사람 이렇게 세 부류로 좀 나눠 보자면요. ①집이 없는 사람은 살아야 할 집이 필요하니까 돈 빌려줄게. 하지만 ②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안돼, 빌려 줄 수 없어. ③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집을 한 채 갖고 있는 걸 유지하겠단 약속'을 하면 '예외적'으로 빌려 주겠다는 겁니다.

    ◇ 임미현> 처음엔 집이 한 채 있는 사람도 원칙적으로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했던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 홍영선> 네 애초 9.13 부동산 대책 발표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만 빼면 원칙적으로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이 한 채 있는 사람이 어떻게 투기수요냐", "집이 한 채 있지만 직장을 옮기거나 육아 등의 문제로 집을 옮겨야 하는 사람들까지 막는 게 옳은 거냐" 라는 반발이 거세게 일자, 예외 사례를 좀 많이 뒀습니다.

    ◇ 임미현> 집 한 채 있는 분들도 있으실테니 대표적인 예외 사례를 좀 알려주시죠.

     

    ◆ 홍영선>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집이 한 채 있는 분 가운데 소득이 1억원 이하분들, 맞벌이인 경우도 둘이 합쳐서 1억원 이하여야 하고요. 기존 주택이 오래되어서 팔기 어려운 주택일 때 가능하고요. 소득이 1억원이 넘으면 보증료가 조금 더 비싼 서울보증을 통한 대출만 가능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새집을 사고 싶다면, 원래 살던 집을 2년 안에 판다고 약속하면 가능합니다. 지방 근무 등 집 하나가 필요하다고 인정 받을 때도 서류 등을 통해 입증 가능하면 되고요.

    집이 없으신 분들은 전세대출 받는데 규제가 없고, 주택담보대출 역시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규제 지역에 9억원이 넘는 집이라면 2년 안에 꼭 들어가 산다고 약속을 해야합니다.

    집이 두 채 이상 있으신 분들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고요. 주택담보대출은 규제지역은 받을 수 없지만, 규제지역이 아닌 곳의 집을 살 때는 새 집을 구매하려는 용도가 아니라고 증명할 경우 대출이 가능합니다.

    ◇ 임미현> 근데 이렇게 예외 사항이 많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대출 규제가 좀 허술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드네요?

    ◆ 홍영선> 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너무 과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너무 과도하기 때문에 예외 사항을 둔 거라는 지적입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입니다.

    "예외사항이 상당히 많습니다. 과연 은행창구에서 다 잘 적용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인데요. 누더기 정책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 홍영선> 과도하긴 하지만, 금융위원장이 대놓고 '빚 내서 집은 사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이같은 금융 정책의 흐름은 계속된다는게 포인틉니다. 은행 등 금융사가 돈을 빌려줄 때 아주 깐깐하게 본다는 것이고요. 실제로 살고 있지 않은 집을 사는 것을 투기일 수 있다고 보고 좀 힘들게 하겠다는 말이기도 하죠.

    ◇ 임미현> 지금처럼 서울 집값이 비이성적으로 계속 오르니까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보이지만요. 현실적으로 대출을 받지 않고 집을 살 만한 여력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 듭니다.

    ◆ 홍영선> 앵커께서 문제의 핵심을 아주 콕 짚으신 거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돈은 없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일반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젊은층의 반발이 상당히 컸습니다. 흙수저 둘이 열심히 일해서 서울에 집 한 채 사겠다는 걸 왜 막냐는 건데요.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이냐", "사다리 걷어차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산 수준은 무시하고 소득 수준만 따지는 바람에 젊은층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까지 막아버린다면, 결국엔 전세시장까지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입니다.

    "30대 정도의 양호한 직장을 다니면서 소득이 좀 있는데 자산이 없는 분들은 빚을 원활하게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게 해야합니다. 이걸 막아버리면 전월세로 가버리라는 건데, 이렇게 되면 전월세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소득이 있는 사람은 적절한 빚을 내서 주택 구매시장으로 옮기는 것이 무주택자들에게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부부가 두 명 살 때랑 애 하나 낳았을 때 자연스럽게 주택의 이동이 필요합니다. 생활환경에 맞게 주택을 이동해야하는데,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 수준에 따라 그걸 막는 것은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임미현> 빚을 갚을 만한 여력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빚을 내지 못하게 인위적으로 막게 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거군요.

    ◆ 홍영선> 네. 금융당국이 대출을 틀어막아 버리니 일시적으로 서울 집값 상승폭은 잡을 지 모르지만, 내려갈지는 아직 전문가들 예측도 엇갈리고요.

    근데 문제는 전세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당연히 전세금을 올려 받을 수 있는 요인이 생길 뿐더러, 세금을 더 걷는다고 했으니 그걸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고요.

    또 전세 대출을 틀어 막았기 때문에 비싸진 전세금을 내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좀 더 싸고 작은 아파트에 몰려서 소형 아파트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임미현> 이렇게 전세값이 흔들리게 되면 다시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 홍영선> 그렇죠. 제 주위만 해도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자꾸 전세금이 오르니까 불안한 나머지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집을 사려고 하더라고요. 그럼 또 서울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리니까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충분한거죠.

    ◇ 임미현> 정부가 이 점도 좀 눈 여겨 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대출 규제 강화 뿐 아니라 금리 인상 문제도 눈 여겨 봐야 할 거 같아요. 부동산 문제 때문이라도 계속해서 금리 인상 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말이죠.

    ◆ 홍영선> 그렇습니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의견은 엇갈리지만 시중에 유동성이 많다는 말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중에 돈이 많다는 거죠. 투자할 곳이 없으니 결국 부동산에 몰린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거고요. 따라서 금리를 인상시켜서 시중에 돈을 좀 줄이자는 의견인데요. 한국은행은 아직은 좀 신중한 입장입니다.

    ◇ 임미현> 그래도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서 우리가 마냥 가만 있을 것 같진 않아요?

    ◆ 홍영선> 네 미국의 비관주의 경제학자인 뉴욕대 루비니 교수가 미국 금리가 2020년에 3.5%까지 오를 거라고 봤는데요. 국내 경제 전문가들도 미국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예 미국과 따로 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빚 내서 집 샀다가 빚이 눈덩이가 될 가능성도 없진 않은거죠.

    거기다 지난 주 금요일 공급 대책까지 나왔지만, 공공임대주택, 일반 아파트 분양 등 자세한 계획이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져 이 부분까지 두루 검토해서 내 집 마련 계획 짜야할 것 같습니다.

    ◇ 임미현> 네 지금까지 경제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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