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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왜 종전선언을 거듭 설명했을까



통일/북한

    문 대통령은 왜 종전선언을 거듭 설명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평양회담 대국민 보고회에서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종전선언에 대한 부분이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을 우리끼리의 종전선언으로 평가 절하하고, 미국과의 종전선언은 언제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정색하고 상당 시간을 할애해 답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가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에 "똑같은 말을 두고 개념들이 좀 다른 것 같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다시금 정의를 내렸다.

    문 대통령이 내린 종전선언의 정의는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따라서 UN군 사령부의 지위를 해체한다거나 하게끔 만든다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받게 하는 평화협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음미해 볼 것이 이번에 남북정상이 채택한 평양선언을 놓고 우리 정부가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규정한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선언을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며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윤영찬 수석도 19일 "두 정상은 이번 선언을 통해 1953년부터 지금까지 65년간 이어져 온 한반도 정전 상태를 넘어 '실질적 종전'을 선언하고 그를 통해 조성된 평화를 바탕으로 공동 번영으로 가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앞서 정의한 대로 사실상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하였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언급하면서 비핵화 노력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 간 것이다.

    남북간의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의 또 다른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인 20일 대국민보고회에서 "이번 방북 통해 이야기 나눠보니 김 위원장도 제가 아까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똑같은 개념으로 종전선언 생각하고 있더라"고 치켜세운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보인다.

    연세대학교 김기정 교수도 20일 조선일보 보도에서 "의문에 담긴 '전쟁 위협 제거' '적대 관계 해소' 등은 남북한 간의 실질적 종전 선언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미·북 간 종전 선언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 때문인지 외신들도 이번에 두 정상이 별도로 채택한 군사분야합의서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반도의 영구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단계인 종전선언에 준하는 의미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CNN도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남북이 '전쟁 없는 시대'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남북간의 사실상의 종전선언에 대해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사국 간 종전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전쟁 당사국인 남한과 북한이 종전에 가까운 결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내용상 종전 선언이 이뤄진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과거에도 선언적 차원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부속서류에 상세하게 명시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협정을 높이 평가했다. 김 의원은 "종전 선언은 적대 관계를 해소하는 것인데 두 정상이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것을 합의한 만큼 실질적 종전 선언이 맞다"고 보았다.

    오는 24일 한미정상회담과 주 중반 또는 후반 북미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될 유엔 총회는 남북간 종전선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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