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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조승우, "나는 무대 배우…카메라 아직도 낯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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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당' 조승우, "나는 무대 배우…카메라 아직도 낯설죠"

    [노컷 인터뷰] "지성과의 영화 작업? 신선하고 새로워"
    "조인성은 남자가 봐도 멋있는 배우…손예진은 독보적인 배우라 존경스러워"
    "분명한 메시지와 의미있는 작품들 추구…선한 영향력 미치고 싶다"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뮤지컬부터 영화,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하는 조승우는 누구보다 바쁜 배우 중 한 사람이다. 무엇을 그려놔도 그럴 듯한 도화지 같은 배우, 그대로 자신의 것으로 빨아들이는 배우. 조승우는 그렇게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왔다. 역학 3부작의 완성판 '명당'에 그런 그가 천재지관 박재상 역으로 출연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땅따먹기 식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풍수지리가 매개로 쓰이는 거죠. 감독님이 주신 책들이 너무 전문적이라 다 섭렵할 수는 없었지만 관심이 1도 없지는 않았죠. 솔직히 우리 삶에 있어서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잖아요. 미신적인 게 아니라 굉장히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거든요. 상당히 현대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박희곤 감독님이 이런 정통 사극을 어떻게 찍어낼까 그런 기대감이 가장 컸어요. 흥선을 만나서 김좌근 일가의 묘도를 구하기까지 속독마이 엄청나게 빠르면서 경쾌하더라고요. 감독님 특유의 몰아붙이는 속도가 잘 살았다고 생각했죠."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배우 지성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지성은 영화 속에서 훗날 흥선대원군이 되는 흥선군 역을 맡아 박재상과 협력하면서도 동시에 갈등하는 인물이다. 조승우와 지성이 '명당'의 양축이 되어 사건을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방하다.

    "저야 형이 들어온다고 해서 너무 좋았죠. 일단 (이)보영이 누나 때문에 지성이 형과 알게 됐고, 신선하면서 새로웠어요. 형이 드라마를 많이 하고 오히려 영화를 많이 하지 않은 면이요. 지성이라는 배우가 스크린 속에서 흥선군을 연기한다면 어떨까. 축구로 비유했을 때 지성이 형이 박지성 선수 같은 전천후 역할이라면 저는 김진야 선수에 가까운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많은 일을 한다고 해야 하나요?"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이번 추석극장가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클래식'이다. 국내 대표 멜로 영화 '클래식'에서 주연을 맡았던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 등이 각기 다른 영화들로 추석극장가에서 맞붙기 때문. 조승우 역시 이렇게 다른 작품으로 세 배우가 만난 것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었다.

    "저는 조인성이라는 배우가 한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같다고 생각해요.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멋있을 것 같은 배우랄까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것 같아요. 특유의 소년미도 있지만 섹시함도 동시에 존재하는 배우가 조인성 아닌가 싶어요. '더 킹'도 그랬고, '비열한 거리'도 그랬고, 조인성만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가 있거든요. 손예진은 정말 독보적인 배우이고, 지금껏 걸어온 필모그래피를 보면 박수를 쳐주고 싶죠. 대견하고 존경스럽기도 해요. 배우로서 언제나 늘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그 끝이 어딜까 생각하고요. 우리 나름대로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만나든 반가울 거예요. 한 작품에서 만나고 싶네요."

    데뷔한지 18년이 흐른 지금까지, 연기에 있어 조승우는 언제나 비판보다는 칭찬이 익숙한 배우였다. 실제로 그가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보여준 성과들은 대중들이 그의 연기에 얼마나 신뢰를 갖고 있는지 알게 한다. 이런 이미지를 언급하자 조승우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몸둘 바를 모르게 고맙지만 또 그만큼 민망해서 도망치고 싶어요. 다음 작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매일 안고 사는 것 같아요. 제가 나오는 영화는 홍보하면서 본 다음부터는 어색해서 못 봅니다. 머리가 희끗해져서 과거의 젊은 모습을 추억해보고 싶을 때 몰아서 보려고 아끼고 있는 거라고 할게요. (웃음)"

    영화 '명당'에서 천재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처음부터 조승우가 드라마나 영화 배우의 꿈을 꾼 것은 아니다. 뮤지컬 배우를 향한 확고한 목표가 있었는데 영화과 교수의 추천으로 영화 '춘향전'에 참여하게 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당시 임권택 감독에게 혼나면서 '나는 뮤지컬을 해야 하는데 왜 여기에서 혼나면서 영화를 찍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임권택 감독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도 없는 거니까요. 사람의 운명과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전 무대 배우라 영화는 몰랐고 TV는 더 몰랐거든요. 영화로 데뷔한지 이제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카메라 앞이 낯설고 불편해요. 카메라 앵글도 모르고 적응을 못해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요. 무대도 물론 처음 설 때는 떨리고, 죽고 싶고, 도망가고 싶지만 그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에요. 제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게 무대같아요."

    칭찬에 익숙해져있다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작품이나 연기에 대해 관객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된다는 입장이다. 분명한 메시지와 의미를 가지고, 관객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이것이 조승우가 작품을 대하는 궁극적인 자세다.

    "운이 많이 좋았죠. 나름대로 묵묵히 잘 걸어왔지만 처음과 지금이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초심을 지켜왔다는 개념보다는 지금까지 작품을 선택할 때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추구해왔거든요. 왜 내가 배우가 됐을까, 어떤 생각으로 배우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세상이라는 거창한 개념보다 내 작품을 봐주시는 분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 그것이 내가 배우를 하는 목적이고 싶었어요. 그런 점을 생각했을 때 처음과 많이 변한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시대가 지나면 촌스러워지거나 사라져버리는 작품은 하지 말자는 생각도 비슷하고요. 의미와 가치가 있다면 독립 단편영화이건, 단막극이건 가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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