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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워치 사용기] 단 한 번도 폰을 꺼내지 않았다



기업/산업

    [갤럭시워치 사용기] 단 한 번도 폰을 꺼내지 않았다

    일정·수면·건강 '체크' 비서이자 운동 코치…배터리 이틀 '거뜬'
    티머니·지도·스타벅스 주문·결제도 손목에서…빈약한 앱 생태계 '아쉬워'

    사진=삼성전자 제공

     

    몸에 걸치는 거라곤 옷과 백팩이 전부다. 흔한 귀고리, 팔찌조차 하지 않는다. 매니큐어마저 갑갑하다. 노트북, 녹음기 등 각종 장비로 가득한 가방과 아이템 부담만으로 이미 심신이 무겁다. 리뷰를 위해 갤럭시워치를 찼다. 시계란 걸 찬 건, 초등학교 때 선물 받은 뒤 처음이다.

    휑하던 손목 위를 채운 갤럭시워치 로즈골드 42mm. 10여 년간 비어있던 무게감이 훅 들어왔다. 대신, 손에 쥐고 다녔던, 180g 넘는 스마트폰은 가방에 들어갔다. 두 손이 자유로워졌다. 퇴근할 때까지 스마트폰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 "~할 시간" 일정·리마인더…티머니·네이버 지도·스타벅스 주문·결제도 손목에서

    두 손의 자유가 이렇게 편한 건줄 새삼 느꼈다. 스마트폰이 많은 편의를 가져온 건 분명하지만, 언제 어떤 연락이 올지 모르는 기자에겐 족쇄이자 짐일 때도 많다.

    갤럭시워치는 이런 불안감을 해소했다. 한 침대에서 잠들고, 화장실도 함께 가는 스마트폰과는 잠시 떨어져도 괜찮았다.

    손목에서 울리는 강력한 진동에 "바빠서 못 받았어요"라는 궁색한 변명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됐다. 엄마의 잔소리가 예상되는 전화조차 거를 수 없었다. 단 카카오톡 단체방 알람은 반드시 무음으로 해놔야 한다. 누가 사진이라도 대량으로 올리면 손목이 상당히 저릴 수 있다.

    캘린더와 연동되는 일정 알람, 리마인더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게' 만든다. 스마트폰에도 있는 기능이지만 비서가 내 손을 흔들듯 '미션 클리어'를 재촉하는 기분이다.

    출퇴근길 모습도 바뀌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에게 갤럭시워치 티머니는 세상 간편했다. 그저 손목만 '띡' 내밀면 된다. 주변 시선은 덤이다. 티머니가 연동되니 자판기에서 음료나 과자도 뽑을 수 있어 허기도 달래곤 했다.

    스마트폰이 사라진 손엔 대신 책이 쥐어졌다. 쓸데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 낭비하는 일도 사라졌다. 폰을 떨어뜨리거나 어디에 두고 내릴 염려도 없어졌다.

    초행길도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네이버 지도 앱과 연동돼 갤럭시워치에 대고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면, 해당 지점까지 거리와 교통수단에 따른 소요 시간이 나온다. '안내 시작'을 터치하면 '00에서 오른쪽', '다음 안내까지 몇 미터', '00까지 직진' 이렇게 나와 손목 위 내비게이션이 따로 없었다.

     

    늘 마감에 1분 1초가 귀한 기자에게 스타벅스 앱은 쏠쏠했다. 주문 대기와 결제에 걸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던 것. 자주 가는 매장이 등록돼있거나,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근처 매장에서 곧바로 주문할 수 있다. 결제도 바로 가능하다. 폰도 지갑도 꺼낼 필요 없다. 주문을 마치면 몇 번째로 준비 중인지, 나왔을 땐 알림을 줘 매장에서 '픽업'만 하면 끝이다.

    ◇ 수면·심박수 체크·39가지 운동 체크…"활동량이 없어요. 움직이세요" 깐깐한 '건강 코치'

    갤럭시워치를 차면서 가장 달라진 건, 기상 뒤 '수면 체크'다. 퇴근 뒤 집안일에 이것저것 하다 보면 새벽 1~2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출근 시간은 늘 정해져 있으니 침대에 빨리 누워야 하는 습관이 필요했다.

    갤럭시워치는 총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총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수면 효율, 실제 수면 시간, 뒤척임 구간(많음/적음/없음), 한 주간 수면 그래프, 평균 수면 시간 등을 한눈에 보기 쉽게 알려준다. 수면 시간과 효율이 낮다는 걸 수치와 그래프로 '딱' 마주하니, 얼마 못 잤다고 생각만 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운동이 필요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갤럭시워치는 제법 유용할 듯하다. 걷기, 달리기, 오르기, 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부터 데드리프트, 렛풀다운, 레그프레스, 레터럴레이즈 등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체크할 수 있는 웨이트 종목이 다양해졌다.

    혼자서 운동하면보면 도중에 지쳐 그만두거나 잘못 셀 수도 있는데 10개, 15개, 20개씩은 음성으로도 카운트해줘서 양심을 속이기 힘들다. 한 세트에 몇 회, 총 세트 수, 혹은 운동 시간 등 목표량을 설정하고 이를 채우면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알려준다. 혼자 운동할 때보다 훨씬 동기부여가 됐다. 팔굽혀펴기, 스쿼트, 플랭크, 마운틴 클라이머 등도 있어 꼭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홈트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웨이트 종목의 경우, 시계를 손목에 차서 그런지 렛풀다운이나 숄더프레스 같은 상체 운동은 횟수가 체크되지만 레그프레스나 레그컬 같은 하체 운동은 운동 시간만 체크된다. 또 웨이트는 무게에 따라 운동량이 달라지는데, 무게만큼 칼로리 소모량이 늘어나는 걸 본다면 더 모티베이션이 될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5ATM 방수 등급으로 수영도 기록할 수 있다. 수영 모드를 누르고 시작하면 총 운동 시간과 거리부터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구간, 구간페이스, 최소 스트로크, 평균 심박수 등이 제공된다. 수영 중 놓치기 쉬운 전화나 문자도 받을 수 있는 것도 유용했다.

    근무 중 건강 관리도 도와준다. 약 1시간 동안 안 움직이면 "움직일 시간이에요" 알람이 오는 것이었다. 이어 "좌우로 상체 스트레칭?"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이미지를 따라 스트레칭하면 횟수가 체크된다. 5번 다 마치면 "좋아요, 계속 움직이세요"라며 앉아만 있지 말라는 신호를 준다.

    심박수 체크로 스트레스 관리까지 가능했다. 심박수가 평균보다 높으면 호흡 가이드로 가라앉힐 수 있다. 원을 그리며 들숨, 날숨을 안내하는 가이드를 따라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하며 심신을 안정시킨다. 화나는 일이 생기거나 일이 뜻대로 잘 안 풀릴 때 1분 명상처럼 머리를 비워낼 수 있었다.

    배터리는 충분했다. 스마트 워치 자체가 처음이라 이전 모델이나 다른 기종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지만, 100% 완충 상태에서 이틀은 거뜬했다. 충전기를 굳이 들고 다닐 필요가 전혀 없었다. 잠잘 때 충전해야 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자는 동안에도 차고 잘 수 있어 수면 체크도 편리했다.

    갤럭시워치에서 곧바로 이용할 수 없는 앱이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워치에서 바로 실행할 수가 없다. 카톡을 받고, 이를 확인해 답장은 할 수 있지만 내가 먼저 보낼 수는 없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 앱도 없다. 불필요한 SNS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았던 건 장점으로 봐야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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