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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들러리 안 선다는 野...구한말에 상투틀던 사람들”



통일/북한

    정세현 “들러리 안 선다는 野...구한말에 상투틀던 사람들”

    - 낭떠러지 위에 선 김정은-트럼프 “비핵화, 북미수교는 이뤄진다”
    - “최대의 정치적 타이밍에 김정은 워싱턴에 갈 것”
    - 종전선언은 경제제재 완화.. 北에겐 절박한 문제
    - 美, 종전선언에 중국 넣어주고 무역전쟁에서 협상할지도
    - 들러리 안 선다는 孫.. “그럼 대통령 대신 주역 하겠단 건가”
    - 판문점선언 비용.."미국 무기 사는 것보다 싸다”
    - “분단체제 고집하는 건 구한말에 상투 틀고 수염 기르던 것과 같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9월 12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남북 정상회담 다음 주에 평양에서 열리고요. 10월 중에 아마 2차 북미 정상회담 열리지 않겠나 이런 얘기가 나오고요. 바로 내일모레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가지게 됩니다. 참 급박한 상황인데. 지금의 이 정세를 좀 진단해 보겠습니다. 최근에 담대한 여정이라고 하는 책도 펴내셨네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이 책의 뒷편을 보면 문재인, 김정은이 열어갈 2020, 2020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 이렇게 쓰여 있고. 책의 부제가 판이 바뀐다, 세상이 바뀐다라고 써 있어요. 진짜 바뀌는 겁니까?

    ◆ 정세현> 2차 대전 이후에 미소가 짜놨던 이념대결성 냉전구조가 이제 드디어 허물어진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미 수교가 되고 북일 수교가 되면 90년대 초에 한소수교, 한중수교는 끝나지 않았어요. 그러면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 적대관계가 사라지면 판이 바뀌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판이 바뀌는 거고. 판이 바뀌면 자연히 세상은 바뀌는 건데. 아직도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이번에 정상회담 안 가겠다는 정치인들도 많지만 판이 바뀌는지 모르고 지금 옛날 생각하고 그걸 붙들고 늘어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세상이 바뀌니까 빨리 생각을 바꿔라.

    ◇ 정관용> 진짜 바뀝니까?

    ◆ 정세현> 바뀝니다.

    ◇ 정관용> 북미, 북일수교까지 갑니다.

    ◆ 정세현> 북미수교를 해 주고라도 비핵화를 시키지 않으면 트럼프는 정치적 장래가 없어요. 또 한쪽의 김정은 위원장도 비핵화를 해 가면서 북미수교를 끌어들여서 완수를 해서 외국의 투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북한의 여건을 조성하지 않으면 자기가 지금 북한 주민들한테 약속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라는 것 이걸 완성을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죠. 그렇게 되면 비록 거기는 세습하는 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민적 지지도는 현저하게 떨어질 겁니다.

    ◇ 정관용> 저항이 나올 수도 있고.

    ◆ 정세현> 그렇죠. 정치적으로 둘 다 지금 낭떠러지 위에 서 있어요.

    ◇ 정관용> 낭떠러지에. 트럼프, 김정은 둘 다?

    ◆ 정세현> 싹 바꿔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절박한 심정을 어떻게 표시하느냐.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기만 하면 고맙다, 곧 만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또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 쪽에서 약간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친서를 보내든지 또는 다른 형태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문제는 지금 비핵화하고 북미수교인데. 비핵화를 김정은 위원장이 하겠다고 작심을 했다고 저는 봅니다. 우리 야당에서는 육성으로 직접 얘기를 안 했으니까 못 믿겠다고 하는데.

    ◇ 정관용> 그리고 판문점 선언이나 어디에도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고 하는 애매모호한.

    ◆ 정세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 핵 없는 한반도라고 했죠. 핵 없는 한반도인데 핵 없는 한반도는 소위 땅 위에 핵무기는 없다는 얘기예요, 땅 위에는. 그러니까 주변에 가령 문제삼는, 시비를 거는 사람들은 괌에 있는 핵무기까지도 없애야 된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건 미국 얘기고 우리하고는 거리가 먼 데예요. 4000km, 5000km 떨어져 있는데 미국이 핵무기 가지고 있는 걸 우리가 간섭을 하면 되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핵 없는 한반도는 한마디로 북한의 비핵화다?

    ◆ 정세현> 그렇죠, 현실적으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시사자키 제작진)

     

    ◇ 정관용> 그렇게 보신다. 그런데 지금 장관님 분석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벼랑끝에 섰다는 건데. 6. 12 정상회담 이후로 벌써 석 달입니다. 왜 진도가 안 나갑니까?

    ◆ 정세현> 그동안에 아무것도 안 되던 시절에는 이게 북미관계라든지 북핵문제가 전혀 진전을 안 보일 때는 이게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 새로운 판이 시작이 되면서부터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게 속도가 안 난다고 오히려 조급증을 내고 있어요. 조급증을 내고 있는데.

    ◇ 정관용> 왜냐하면 그때 워낙 금방 될 것처럼.

    ◆ 정세현> 아니에요. 그래서 언론에서 그렇게 장밋빛으로 반영을 시켜서 그런지 모르지만 협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저희들 같은 입장에서 볼 때는 이게 대통령선에서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이제 장관급 또는 차관급, 차관보급으로 내려가면 이게 속도가 점점 줄어들게 돼 있다. 그러나 방향은 어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대통령과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필요가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에 속도는 느리게 나올 수 있지만.

    ◇ 정관용> 되돌릴 수는 없다.

    ◆ 정세현> 방향 바꿀 수는 없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 지금 이 정도 3개월 지났다고 하는데 지금 3개월 됐죠, 정상회담 한 뒤에. 한 3개월 됐는데. 3개월 정도에 저렇게 친서가 4번씩이나 오고가고. 폼페이오가 3번이나 평양 다녀오지 않았어요? 그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그러니까 그리고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다녀오고 나면 아마도 문 대통령이 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낼 거예요. 그걸 미국한테 전달해 주면 결론을 내기 위해서 폼페이오가 갈 겁니다. 가고 아마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잡아서 나오겠죠.

    ◇ 정관용> 그건 아마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죠. 중간선거가 11월 초니까.

    ◆ 정세현> 그렇죠. 아마도 11월 6일날 중간선거의 최대한의 정치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점, 타이밍을 잡아서 북미 정상회담을 워싱턴에서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 정관용> 김정은이 미국까지 간다?

    ◆ 정세현> 갈 수 있죠. 그리고 이미 백악관으로 초대를 해 놨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초창기에. 그러니까 아마 싱가포르에서 그 얘기를 했던가요? 그러니까 가는 교통편의 문제일 뿐이지 지금 북한의 비행기가 장거리를 뛸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렇다고 또 중국 비행기 빌려타고 갈 수는 없고.

    ◇ 정관용> 그거야 실무적인 문제고요.

    ◆ 정세현> 그리고 미국이 비행기를 보내줘도 되는 거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방북한 대북 특사단 수석대표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평양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이동하며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황진환기자

     

    ◇ 정관용> 그런데 조금 더 냉정하게 따져놓고 보면 북한 입장에서는 또 이렇게 얘기할 겁니다. 자기들은 핵실험장 또 미사일실험장 등등 폐기하고 미군 유해도 송환하고. 이런저런 조치들을 여러 개 했는데 미국은 한 게 없지 않느냐. 한국도 한 게 없지 않느냐. 말만 했지 않느냐 이런 서운함을 가져올 것이고 그리고 미국 입장에서는 아니, 어찌 보면 지금 변두리 것들만 건드렸지 지금 당신들이 갖고 있는 핵무기가 몇 개고 이것부터 우선 밝히는 게 시작 아니냐. 왜 핵심은 빼놓느냐. 서로 지금 이런 거 아닙니까?

    ◆ 정세현> 일리 있죠. 그러니까 뭐냐 하면 지금 북한이 핵실험장을 파기하고, 폐기가 아니라 파기입니다. 완전히 못 쓰게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다음에 미사일 발사 엔진, 시험장, 발사대 이런 것들 이제 폐기를 했는데, 해체하고. 그건 앞으로 그런 짓을 안 하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미래핵에 대한 포기를 분명히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핵물질이 양이 얼마나 되고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은 얼마나 되고 핵시설은 어디어디 있고. 말하자면 재처리공장이라든가 농축공장은 어디에 있고 또 제조공장은 어디에 있고 또 핵무기는 도대체 몇 개를 가지고 있고 6차 핵실험까지 했는데. 그다음에 미사일도 몇 기를 가지고 있는지 가령 4000km 이상 중장거리 이상 몇 개를 가지고 있는지 이런 걸 얘기를 안 하는 거고.

    또 핵기술, 핵기술자들 머릿속에 들어 있는 기술. 문서로 돼 있는 것은 파기를 해도 사실은 머릿속은 지울 수가 없으니까 다시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물질, 시설, 무기, 기술 이걸 지금 내놓으라는 건데 미국이 처음부터 조금 차근차근 요구를 했으면 좋은데 처음부터 핵무기의 60% 이상을 먼저 신고하라는 식으로 해놓았으니까요.

    이번에 문 대통령이 가서 북한도 비핵화 관련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핵시설 및 물질신고를 하고 검증단을 불러들이고 그런 식으로 하겠다고 그러면 내가 미국을 설득해서 종전선언에 대한 태도변화를 유도해서 폼페이오 장관이 와서 결론내도록 해 주겠다는 식으로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국이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핵이거든요. 그래서 핵무기도 있고 핵폭탄도 있고 미사일도 있으니까. 그런데 미사일은 쏠 수 없게 됐어요.

    ◇ 정관용> 왜요?

    ◆ 정세현> 발사대를 해체해 버렸으니까. 더구나...

    ◇ 정관용> 아무튼 거기에 대해서도 불신이 있는 거죠.

    ◆ 정세현> 그래서 뭐든지 북한을 불신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회담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북한도 이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좀 나오는 걸로 여러 군데서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고 특히 미국이 대통령과 그 주변에 있는 참모들이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서 진정성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야당 쪽에서는 우리가 직접 확인을 안 했으니까 소용없고 무슨 비핵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육성으로 듣지 못했다고 누가 그러던데.

    시민들이 6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대북특사단 방북결과 브리핑을 시청하고 있다. 정 실장은 “남북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혔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아까 김성태 원내대표도 번번히 우리가 속지 않았느냐, 계속 그 말을 합니다.

    ◆ 정세현> 그러니까요. 북한과 핵협상을 한 것은 미국이에요. 그 속은 경험이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좀 나서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으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거 아니에요. 그 이상 확실한 게 어디 있습니까?

    ◇ 정관용> 좋습니다. 그런데 좀 아까 제가 미국 입장 또 북한 입장 얘기한 것에 대해서 미국 입장을 설명해 주셨어요. 진짜 그게 핵심이다. 현재 핵이 핵심이다, 이런 설명을 하셨잖아요. 반대로 북한 입장에서는 심지어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이라고 하는 게 주한미군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 이런 말까지 직접 자기 입에서 나올 정도로 종전선언을 강하게 촉구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실 종전선언이라는 건 무슨 협정도 아니고 그냥 정치적 선언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왜 그렇게 미국 입장에서 어려울까요?

    ◆ 정세현> 미국 입장에서 바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미국에서 이게 평화협정으로 넘어가야 되는 거고.

    ◇ 정관용> 중간 단계니까.

    ◆ 정세현> 그다음에 평화협정으로 간다면 미군 철수 요구를 다시 꺼내놓지 않겠는가. 미군철수 요구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는 그것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서 지금 불안해하는 거죠.

    ◇ 정관용>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닌가요?

    ◆ 정세현> 글쎄. 그리고 또 그렇게 되면 한미동맹이 좀 성격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냐는 소위 워스트 케이스 시나리오 쪽에 꽂힌 것 같아요, 지금.

    ◇ 정관용> 최악의 시나리오.

    ◆ 정세현> 그러니까 협상을 하려면 최악의 시나리오도 전제를 해야 되지만 베스트 케이스 시나리오도 생각을 해 가면서 그 중간을 때리면서 나가야 됩니다. 그러니까 바로 김정은 위원장이 했다는 말. 우리 특사들한테. 그럼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미군 철수론. 미군 철수 가능성 그다음에 한미동맹 파기 가능성에 대한 공포 내지는 불안감에 대해서 그런 게 없다, 걱정 말라. 종전선언은 사실은 저게 종전선언이 되고 나면 현실적으로 대북경제제재의 효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종전선언까지 하고 평화 쪽으로 나간다고 하는 마당에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서 그런 건데.

    ◇ 정관용> 제재와 연결되는군요.

    ◆ 정세현> 제재와 연결되죠. 그런데 그걸 막바로 얘기는 못 하고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제 생각에는 기왕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미 정상회담 후에 일이 이 정도까지 됐으면 이제 대북제재는 좀 중단하고 북한이 좀 더 적극적으로 비핵화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면서 UN의 대북제재결의안 해제 그런 걸 하려고 했는데 미국이 적극 말렸죠. 그런데 종전선언이 되고 나면 중러가 그런 쪽으로 다시 한 번 움직일 거예요. 그러면 금할 길이 없죠. 그러니까 북한이 노리는 것은 북한의 계산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을 해서 종전선언하고 나면 바로 경제제재가 현저하게 완화된다. 중러가 도와줄 것이다.

    ◇ 정관용> 그런 걸 또 미국은 두려워한다?

    ◆ 정세현> 미국이 두려워하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맞교환이 이루어져야 된다. 현재 핵에 대한 보고 내지 신고 그리고 사찰단 입국 이것과 종전선언 그 정도 선에서 11월 전에 뭔가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세요?

    ◆ 정세현> 11월 6일날 중간선거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상원이 전원 새로 선출이 됩니다. 상원이 전원 선출이 되는데. 여기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있는 이른바 공화당 또는 민주당이라고 하더라도 또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전향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당선이 되도록 하려면 북한의 비핵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필요할 거예요. 그걸 아마도 10월 중순에서 하순 그 사이에 해야 된다고 지금 타이밍을 그렇게 잡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 날짜가 그때로 잡힐 가능성이 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음 주 정상회담을 놓고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일련의 논란 과정.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우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당대표가 같이 안 간다라고 한 건 이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마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마저도 안 간다라고 할 정도라면 이건 청와대가 좀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너무 못한 거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고. 충분히 대통령이 이미 5당 대표 만났을 때 다 언지를 해 놨던 건데. 예의 다 갖춘 건데 뭘 그러냐 이런 시각도 있고. 장관님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글쎄요. 저는 야당 대표들이 안 가는 것은 좀 별도로 지금 생각을 해야 되겠지만 그야말로 소위 헤게모니 문제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하는 데 우리가 손학규 대표는 들러리 설 필요는 없다고 그러는데. 들러리 안서면 주역을 하겠다는 건데 그러면 대통령이 돼서 정상회담을 하든지 그때까지는 안 간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문희상 의장이 안 간다고 하면 문희상 의장의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 쪽에서 의장, 부의장 두 분 그다음에 외교통일위원장. 말하자면 국회의 지도부 전체를 지금 모시고 가려고 했던 것이 좀 과욕이었지 않나. 왜냐하면 물론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이죠,국가원수고. 대통령 행정부가 있고 그다음에 입법부가 있고 사법부 뭐 이렇게 3부로 나눈다면 입법부의 지도자들까지 전부 자리를 비우고 평양으로 간다는 것도 나는 조금...

    원래 대통령이 그렇게 떠나면 총리는 반드시 자리를 지키지 않습니까? 국회도 국회 수장들이 전부 지금 평양으로 가버린다는 것도 모양새는 안 좋죠. 그러니까 과거 2007년에는 국회의장은 가셨던 걸로 기억을 해요. 2007년 때는 그때가 김원기 의장이 전반부 의장이었나요? 김원기 의장은 그때 제가 같이 갔었어요. 특별수행원으로. 그런데 의장단 전체를 모시고 가려고 했던 것은 과욕이었다. 상징적으로 국회의장 정도.

    바른미래당 손학규 신임 대표. 박종민기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청와대가 과욕이다. 야당 대표들이 장기판에 졸 취급 하느냐 이런 얘기는 어떻게 봅니까?

    ◆ 정세현> 그걸 참...
    남북관계에 비핵화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비핵화의 의지를 현장에 가서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봐야죠. 그건 좀 그것도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얘기 나오자마자 거절하는 것도 문제고. 저는 사실은 그전에 정무수석이라는 게 그런 거 사전에 이렇게 조율하고 그다음에 물밑 탐색하고 하는 자리인데. 왜 그런 걸 안 해서.

    ◇ 정관용> 아무튼 좀 모양새가 안 좋습니다, 이래저래. 그래서 지금 그럼 가겠다는 당대표만 모시고 간다. 결론이 지금 그렇게 나는 것 같은데.

    ◆ 정세현> 그런데 2000년에도 야당은 안 갔었습니다. 야당은 안 갔었고.

    ◇ 정관용> 여당 대표는 갔고요?

    ◆ 정세현> 여당의 그때 정책위의장이었던 이해찬 의원이 갔었죠.

    ◇ 정관용> 정책위의장이?

    ◆ 정세현> 그러니까 이번에도 정책위의장 정도 가자고 했으면 좀 얘기가 쉬웠을 텐데 대표를 가자고 그러니까 사실 대표들은 상징성은 있지만 좀 거기는 현실적으로 국회의원도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어쨌든 청와대도 잘못 판단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오류 같은 것들이 있었고 야당도 그렇다 손치더라도 절박할수록 직접 가서 좀 확인해 봐야 하는데 태도가 좀 그렇다 이 말씀이네요. 그나저나 정 장관님은 내주에 평양 같이 안 가십니까?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 정세현> 아니, 뭐 연락이 뭐 가자고 연락이 오면 가는 거고. 내일쯤 발표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모레 개성공단에 열리게 되어 있는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는 갑니다.

    ◇ 정관용>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 정세현> 주로 남북 간의 상시적인 접촉. 그러니까 웬만한 회담을 다 대체하는 그런 기능을 부여했더군요.

    ◇ 정관용> 우리 통일부 차관이 그쪽 가면 북한도 그 급이 오는 건가요?

    ◆ 정세현> 그 급이 오죠. 그 정도는 상호주의로 예의를 갖추니까. 그런데 이제 차관은 거기 상주는 못 하고 대표로 와서 필요하면.

    ◇ 정관용> 가고.

    ◆ 정세현> 소장. 소장들끼리 하지만 아마 밑에 아마 실무적으로 사무총장이나 이런 식으로 사무처장이나 사무국장을 둬서 상시적으로 그걸 하다가 위로 올라가서 소장급에서 그러니까 차관급에서 결론을 내야 되겠다 하는 일이 있으면 내려오라고 하면 되고 우리는 올라가면 되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재림기자

     

    ◇ 정관용> 이런 정도의 공동연락사무소는 최초죠?

    ◆ 정세현> 그렇죠. 차관급이 그렇게 하는 것은 최초죠. 원래 그게 옛날에도 그러니까 남북기본합의서 체결하고 90년대 초에도 판문점에 각자 자기 지역에 연락사무소를 둔 적은 있었어요. 우리 과장급으로 했었죠, 북쪽도 그렇고.

    ◇ 정관용> 그럼 격이 다르죠?

    ◆ 정세현> 격이 다르죠. 그리고 이번에는 공동이니까. 공동으로 가다가 사실은 나중에 각자 우리 쪽의 사무소가 평양으로 올라가고 저쪽의 사무소가 서울로 내려오는. 남북이 국가 간의 관계는 아니기 때문에 대사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표부라는 식으로. 연락대표부라는 식으로 해서 교환설치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가야 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일단 이렇게 시작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이 사무소도. 그다음에 중국과 일본 얘기 조금 해야 되겠는데 종전선언하게 되면 남북미냐 남북미중이냐 이게 항상 관건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될까요.

    ◆ 정세현> 중국이 그런데 자기네들 들어가야 한다는 의지가 너무나 강하고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여러 번 얘기했기 때문에 그걸 참 빼고 남북미. 미국은 남북미만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중국이 그렇게 꼭 끼어야 된다고 하는 바람에 그걸 빼고 가면 그것도 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에 미국이 북핵 문제를 풀거나 북한 문제를 푸는 데 항상 중국더러 역할을 해 달라고 그랬거든요.

    ◇ 정관용> 그리고 또 뭐가 안 되면 꼭 중국 탓을 했고.

    ◆ 정세현> 이번에도 또 북한 핑계를 대지만 바로 그 중국 역활론, 중국 책임론을 늘상 강조하던 미국이 이번에 종전선언만큼은 너희는 빠져라는 식으로 하니까 이게 좀 모순이에요.

    ◇ 정관용> 미국은 왜 그러는 거예요? 왜 빠지라는 거예요?

    ◆ 정세현> 이제 종전선언까지 되고 나면 아까도 제가 책 제목도 그렇게 썼지만 판이 완전히 바뀝니다. 판이 바뀐다는 얘기는 동북아의 국제정치 질서가 완전 재편된다는 뜻이에요.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지분이 50:50으로 올라오면 안 된다 이거예요.

    ◇ 정관용> 그런 의미?

    ◆ 정세현> 그러니까 어떤 얘기가 나왔냐면 종전선언은 빠지고 나중에 평화협정은 법적으로 그 책무가 있으니까 그때 들어와도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중국의 지분이 한 20 내지 30되고 자기네가 한 70~80을 갖지 않나 계산을 했을 것 같은데. 그건 좀 옳지 않은 계산인 것 같고.

    ◇ 정관용> 그럼 어떻게 될까요?

    ◆ 정세현> 북한의 비핵화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시하고 재촉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 아닙니까? 그래서 중국을 넣어야 돼요. 그걸 우리가 지금 문 대통령이 미국을 좀 설득을 해야죠. 지난 5월 4일날 시진핑 주석하고 통화할 때 그때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중국이 들어와야 된다는 얘기를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도.

    ◇ 정관용> 미국을 설득해라?

    ◆ 정세현> 미국을 설득해야지.

    ◇ 정관용> 미국도 어떤 의미에서는 종전선언에 중국 껴주면서 무역분쟁이나 경제문제에서 뭘 얻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 정세현> 그런 계산일 것 같아요. 트럼프의 사업 스타일이 그런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저도 그 비슷한 얘기를 그전에 했습니다. 이게 지금 일종의 성동격서다. 무역에서의 미국,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국제정치 문제, 외교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의 자격 문제를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면서 밀고 당기다가 나중에는 그 문제에 중국이 양보를 크게 하면 좋아, 들어와 이런 식으로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해서라도 해야 됩니다.

    ◇ 정관용> 좋습니다. 일본인데요. 아베 총리도 자기 입을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 만날 때가 됐다, 만나야 되겠다 이런 얘기가 막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건?

    ◆ 정세현> 우리가 다리를 놔주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 정관용> 우리가 북일관계도 중매를 서야 됩니까?

    ◆ 정세현> 해야죠. 왜냐하면 이게 현실적으로 일본이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과 역할이라는 게 있어요. 무시 못할 정도입니다. 일단 경제대국이고 또 미국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나라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게 삐쳐서 자꾸 다른 짓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쯤에서 우리가 중매를 좀 서줄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이 노골적으로 이렇게 도와달라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서훈 원장한테 얘기했다는 얘기는 당신은 얘기가 통하는 사람 같은데 지금 아베가 지금 급했어요. 9월달에 지금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해야 되는데 곧 지금 있죠. 그러기 전에 그전에는 정상회담 못 하겠지만 일단 그 화두를 던져서 가능성을 당원들한테 비춰야 총재로 3선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임기가 연장된다는 정치적 계산 때문에 그랬으리라고 봅니다마는 아베의 당내 정치 또는 일본 국내 정치를 떠나서 일본 외교, 일본이 가지고 있는 외교적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면 우리가 종전선언에 중국을 넣어줘야만 되듯이 북일관계도 지금 개선되도록 다리를 놔줘야 된다.

    ◇ 정관용> 도와줘야 된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문제와 관련해서 야당 쪽의 주장 가운데는 아니, 이게 앞으로 철도, 도로 이 사업만 해도 앞으로 수십조 이상이 들어갈 텐데 내년도 고작 몇 천억 이것 가지고 지금 눈 가리고 아웅 하려고 하느냐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그런데 설령 얘기가 잘되고 사업이 진전돼서 평양, 북한에 철도, 도로 사업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그게 전부 우리 예산으로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 정세현> 마중물은 부어야 되고 그다음에 그 북한의 철도, 도로 현대화라든가 항망 현대화 문제도 있고 많습니다. 중국에서도 지금 지난 5월 9일날 한중일 정상회담 때 리커창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단둥에서 서울까지 고속철을 깔자고 그러지 않았어요.

    ◇ 정관용> 그게 중국에서 제안한 겁니까?

    ◆ 정세현> 중국이 제안한 거죠. 중국이 돈이 많은 나라예요. 지금 AIIB라는 소위 인프라개발은행을 가지고 있잖아요.

    ◇ 정관용> 일종의 국제기금 가지고 있죠.

    ◆ 정세현> 그렇죠. 그걸로 하면 될 거고 북한의 그런 SOC 같은 것을 우리가 처음에 시작은 해 주지만 설계 같은 거 해 주고. 그러나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올드뱅크나 ADB에서 돈을 끌어다가 SOC 개선하면 돼요. 그러니까 지금...

    ◇ 정관용> 그야말로 범국제적 사업으로 가야 되는군요.

    ◆ 정세현> 그렇죠. 우리가 마중물만 부어주고 북한이 그런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국제환경 조성해 주는 쪽으로 가면 야당에서 걱정하는 것 같은 수십 조 원 이런 거 안 들어가도 됩니다. 미국 무기 사는 것보다는 훨씬 싸요. 미국 무기 옛날에 우리 100억 달러씩. 100억 달러니까 얼마입니까? 10조. 10조 쓰는데 지금 협력기금 2942억 원인가 더 들어간 걸 가지고 시비를 거는데 전부 해 봐야 7000억밖에 안 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요즘 우리 정세현 전 장관을 대기업들에서도 이렇게 강연해 달라고 많이 요청을 한다고. 은행권도 강연 요청이 있다고. 그만큼 우리 재계도 남북 판에 근본적 관심을 갖는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경제만큼 국제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가 없으니까. 특히 이제 해외투자라든지 이런 것은. 그렇기 때문에 국제정세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전망해 달라는 차원에서 가끔 와서 얘기를 하라고 하는데.

    ◇ 정관용> 기업들도 관심갖는다는 걸 보니까 진짜 판이 바뀌기는 바뀌나 보네요.

    ◆ 정세현> 글쎄요. 기업들이 그러니까 배가 침몰할 것 같으면 쥐들이 먼저 내린다고 그러잖아요. 세상이 바뀔 것 같으니까 돈이 먼저 움직이는 거 아니에요. 그럼 야당 정치인들도 기업들이 그런 데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무슨 이유인지...
    이게 세상이 바뀌고 있구나. 감지를 해야지.

    ◇ 정관용> 그래도 아직도 안 믿기는 분들이 많아요, 솔직히.

    ◆ 정세현> 구한말에 세상 바뀌는 줄 모르고 상투 틀고 수염 기르고 있다가 자식들 신학문 공부 안 시켜서 후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 정관용> 혹시 마음 한편에서라도 이게 정말 마지막으로 걱정되는 변수다 이런 건 없습니까? 그러니까 판이 확 바뀌는 근본적 변화가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걱정과 두려움은 없으세요?

    ◆ 정세현> 그건 뭐, 속도가 느려서 지금 판은 바뀌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정상회담도 수행 안 하려고 하는 것도 지금 냉전구조가 해체가 되는 과정에서 분단체제가 와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냉전구조와 분단체제는 표류에 관계 있으니까. 분단체제 와해가 두려운 사람들의 지금 저항이 마치 블란서 대혁명 이후에 앙시앙 레짐 부활운동처럼 거세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하고 결국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서 무슨 옛날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만들 수는 없을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세현> 그 과정에서 남남갈등이 좀 심화될 수 있다.

    ◇ 정관용> 다음 주부터 또 이어질 숨가쁜 정국을 냉철한 시각으로 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정세현 전 장관께서 좋은 도움말씀을 주셨네요. 장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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