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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는 '주 4일 근로제'를 쟁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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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의 진보는 '주 4일 근로제'를 쟁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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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화 혜택만큼 노동시간 줄이고 임금 늘려야"
    근로자 "임금 상실 없이 주 4일 근로제 도입 필요"
    기술 발달로 인간 소외 '자동화 패러독스' 우려도
    "시간 단축보다 노동시간 유연성 확보가 더 시급"

    21세기 들어서 인터넷과 통신, 인공지능, 로봇공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인간의 노동과 삶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초연결(Hyper-Connected), 초지능(Hyper-Intelligent), 자동화(Automation), 온디맨드(On-demand) 사회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은 사회·경제 구조의 변혁을 가져오며 인류의 편의성 증대와 함께 노동시간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의 급속한 붕괴, 기술 도입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변화가 이어지면서 임금이 줄어들고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다.

    영국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회의(TUC)가 10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개최한 제 150차 TUC 총회 기조연설에서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인 프란시스 오그래디는 "TUC의 첫 번째 총회가 열린 150년 전 노동자들은 일요일 단 하루만 쉬고 매일 10시간씩 일했고, 지난 세기 우리는 이틀간의 주말과 장시간 근로 제한을 이끌어냈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가속화되는 이번 세기에는 다시금 노동시간을 더 단축시키기 위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그래디가 공개한 TUC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51%)은 기술로 인한 혜택이 근로자와 공유되기 보다 기업의 임원이나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의 노동자는 미래에 노동시간을 더 단축하길 원했고, 그중 45%는 임금 상실 없이 주 4일 근로제를 희망했다.

    응답자들은 기술의 진보가 위험한 일(68%), 창의적인 일(68%), 즐거운 일(66%)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3분의 2인 66%는 자동화가 대인관계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오그래디는 "사주와 임원, 주주들은 기술로 얻은 이익을 자신들에게만 돌려서는 안되며 노동자들은 공정한 배분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이는 새로운 기술로 얻게되는 이익으로 임금을 높이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표준안을 제정하는 단체 크로노스(Kronos) 그룹의 워크포스 인스티튜트(The Workforce Institute)와 컨설팅 회사 퓨처 워크플레이스(Future Workplace)가 8개국가 약 3000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은 주 5일 근로제가 불필요하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풀타임) 근로자의 45%는 쉬는 시간 없이 5시간 안에 하루 업무를 마칠 수 있다고 답했고, 전체 응답자의 72%는 임금이 줄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주 4일 근로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6%는 자신이 핵심 업무와 무관한 잡무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소외되거나 퇴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이러닝 업체인 스킬소프트(Skillsoft) EMEA지역 담당 매튜 부쉘 부사장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술이 실패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인간이 직접 통제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다"며 "자동화의 패러독스(paradox of automation)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근로자를 훈련시켜 인적 기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화의 패러독스는 컴퓨팅 시스템에 의해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저장되면서 인간은 계산능력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져 결국 지능이 퇴화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보다 기술을 통해 어떻게 노동시간을 효율화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공공인력개발연구소(CIPD)의 다양성 및 포용 어드바이저인 클레어 맥카트니는 "핵심은 주 4일 근로제가 아니라 근로환경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라며 "일부 근로자들의 경우 기업에 필요한 장시간 근로가 있을 수 있다. 기술 도입으로 근로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근로시간 유연성이 강화 된다면 자신의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적절하게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로부터 인간의 소외를 막고 최근 확산되고 있는 유연근무제(flexitime)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종의 로봇세를 기업으로부터 거두어 기업이 이익을 본만큼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보전하거나 실직을 늦추고 재교육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고도화된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재교육뿐만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노인과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에 로봇세가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해 로봇세 찬반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로봇세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그늘인 '자동화 패러독스(Automation Paradox)'를 막자는 움직임이다.

    기술의 진보가 과연 인간의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착취당하고 소외될 것인지, 스마트폰, 인공지능, 로봇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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