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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동산 중개인 "담합 깬 매물은 바로 신고, 무서워"



사회 일반

    [인터뷰] 부동산 중개인 "담합 깬 매물은 바로 신고, 무서워"

    수도권 집값, 한 달 사이에...껑충 ↑
    매물도, 매수자도 無 "값만 오를뿐"
    SNS 방에서 단지별로..."담합 있다"
    무작위 허위 신고, 부동산만 '패널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부동산 중개업자)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이 수도권의 집값. 이렇게 집값이 오르는 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요. 실제로 부동산 시장을 현장에서 마주하고 있는 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민들의 가격 담합이 생각보다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좀 들어봐야 되겠죠? 신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울며 겨자 먹기로 담합한 가격을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음성 변조가 된다는 사실 전해 드리고요.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익명> 안녕하세요.

    ◇ 김현정> 부동산 중개업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익명> 한 12년 정도요.

    ◇ 김현정> 12년 정도. 지역은 수도권 신도시라고요?

    ◆ 익명> 네, 수도권 신도시에서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가격이 이사이에 얼마나 상승했습니까, 그 지역은?

    ◆ 익명> 여기는 이사이에 말할 수도 없이 몇억씩은 올랐다고 보세요. 소형은 1억에서 1억 5000, 약간 중대형은 한 2-3억 올랐다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중대형이라 하면 30평대. 한 달 전에 얼마였는데 얼마?

    ◆ 익명> 한 달 전만 해도 예를 들어 11억에서 12억 사이였는데 지금은 그런 가격은 있지도 않고 13억 5000에서 15억. 이 정도로 나오고 있어요.

    ◇ 김현정> 30평대가 한 달 만에 3억이 올랐다고요?

    ◆ 익명> 네. 30평 후반대, 중대형이죠.

    ◇ 김현정> 거기 서울도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 익명> 네, 수도권.

    ◇ 김현정> 한 달 사이에 3억? 신도시니까 그 전에도 가격 상승이 큰 폭으로 있기는 있었지만 이 정도인 적은 없지 않았어요?

    ◆ 익명> 없었죠. 우리도 겁나죠. 부동산 하는 우리도 겁이 나는 거죠. 가격이 이렇게 올라가는데 그냥 가만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물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다 들어가요.

    ◇ 김현정> 물건이 들어가고 한두 개 나오는 게 그렇게 가격이 뛰어서 나오는군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러면 사려고 달려드는 매수자는 있어요?

    ◆ 익명> 없죠. 이 정도로 올라가면 매수자는 늦었다고 이미 포기 들어가는 거죠. 사려고 했던 사람인데 우려하는 거예요. 이제는 늦었구나 하고.

    ◇ 김현정> 이렇게 단기간 치솟는 데에는 오로지 원인이 가격 담합뿐이다, 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만 분명히 가격 담합도 한몫을 한다. 이 분석 맞습니까?

    ◆ 익명> 당연하죠. 담합하는 거죠. 서로가 가격 담합하기 너무 쉽잖아요. '카카오톡'이나 이런 방에서 '얼마 얼마 하고 강남에 지금 얼마 가는데 우리도 얼마 가야 되지 않냐.' 이런 식으로 계속 담합하는 거죠.

    ◇ 김현정> 주민들끼리요?

    ◆ 익명> 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아파트 대단지면 신도시 큰 단지면 주민이 한두 명도 아닌데 수백 명, 수천 명일 텐데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SNS로 다 모일 수가 있어요?

    ◆ 익명> 그러니까 많은 단지가 다 모이는 게 아니고 한 단지, 한 단지씩 그룹을 다 만드는 거죠. (예를 들어,) 24단지면 24단지, 32단지면 32단지, 62단지면 62단지. 이런 식으로 만들어가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방에서 '우리 평수는, 우리 단지는 이 가격 이하로는 내놓지 말자.'

    ◆ 익명> 그렇죠. 우리가 우리 가격을 서로가 그렇게 해야 가격이 올라가고, 지켜진다고 얘기를 해서 (만약) 주인이 급하게, 싸게 내놓은 거 있으면 누가 그렇게 싸게 내놓냐고 신고를 해요.

    ◇ 김현정> 제가 지금 그 부분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담합으로 정해 놓은 가격이 아닌 가격으로 누군가가 매물을 내놨다, (그럼 어떻게 돼요?)

    ◆ 익명> 네, 그것을 내놓으면 결국 팔고 싶은 사람은 욕먹기 싫어서 못 내놓잖아요. 결국 부동산한테 비밀리에 팔아달라고 하는 거죠, 밑으로.

    ◇ 김현정> '비밀리에 팔아달라' 라고 부탁을 해요.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안 팔리니까 '네이버'라든지 '다음'이라든지 이런 포털 사이트에다가 매물로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 익명> 올리면 무조건 '허위 매물' 신고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이건 허위 매물이다' 라고 하면서 신고를 해요?

    ◆ 익명> 네.

    ◇ 김현정> 누가?

    ◆ 익명> 입주민들이 하는 거죠.

    ◇ 김현정> 주민들이? 아니, 허위 매물 아닌데 허위 매물이라고 신고하면 안 되잖아요.

    ◆ 익명> 신고하면 안 되는데 일단 신고하고 봐요.

    ◇ 김현정> 신고를 하면 그러면 그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 익명> 3건 이상 신고가 되면 우리는 광고를 일주일 동안 못 올리는 패널티를 받아요.

    ◇ 김현정> 부동산이?

    ◆ 익명> 네. 그리고 또 3건이 되면 (제재를 받는 기간이) 2주가 되고 이렇게 자꾸 늘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무서워서 안 올리고 마는 거죠. 우리도 일단은 요즘에는 광고를 해야 되는 건데 누가 가격 얼마인지 어떻게 알겠어요.

    ◇ 김현정> 아니, '허위 매물 아닙니다. 이건 진짜 팔 의도가 있어요. 확인해 보세요.' 이렇게 항의하면 안 돼요?

    ◆ 익명> 네, 정상 매물이다, 그러면 그게 쉽게 정상 매물로 (복구) 되지 않고… 그 주인들한테 다 확인해야 하는데 주인들도 바빠요. 바쁘다 보니까 네이버에서 전화하면 주인들이 기다리고 있지 못해요. 그러다 보면 전화 한두 번 안 받으면, 안 받은 거고 우리(가 올린 매물이) 허위 매물이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익명> 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경찰도 아니고 수사권이 있어서 수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화 한번 걸어보고 맞습니까, 틀립니까, 이렇게 확인하는 정도가 다인 거예요. 굉장히 허술한 거네요, 허위 매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이?

    ◆ 익명>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식으로 허위 매물 신고를 해서 가격 담합을 이뤄가는 경우도 있고 또 한 가지 케이스는 (예를 들어서) 38평을 15억에 올렸어요. 한 달 만에 3억 올렸는데도, 그런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찾아가면 안 팔겠다고 다시 물건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 익명> 네, 맞죠. 일단은 '내가 사겠다.' '매수자가 있습니다.' 하면 일단은 핑계를 대는 거죠. '우리 아들하고 상의를 해 봤는데 우리 아들이 파는 걸 말린다' 하고 일단 집어넣어요. 집어넣었다가 한 보름이고 있다가 가격을 5000(만 원)정도, 얼마 올려서 다시 또 내요. 3000(만 원) 올리는 경우도 있고 5000(만 원) 올려서 나와요. 자꾸 올라가요. 그러면 이제 입주민들 카페에다가 '얼마에 내놨더니 사러 오더라. 다 올려라.' 그러면 누가 안 올리겠어요. 다 올리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집을 정말로 팔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그 단지의 집값 올리는 역할을 하는 집들이 있는 거군요?

    ◆ 익명> 그런 것도 있겠죠. 주동자들이 있잖아요, 어디나.

    ◇ 김현정> 주동자들. 알겠습니다. 물론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파트 값이 지금 올라가는 것에는 오로지 가격 담합만 있는 건 아닙니다. 부동산 정책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그중 이 가격 담합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지금 느끼고 계시는 건데 사장님, 부동산끼리 담합은 없어요?

    ◆ 익명> 부동산끼리 담합은 제가 볼 때는 옛날에는 부동산끼리 담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요즘에는 그런 담합이 있을 수가 없어요. 서로가 입주민한테 잘 보이려고 하기 때문에 담합을 하고 싶어도 안 됩니다.

    ◇ 김현정> 입주민한테 잘 보여야 되는 상황, 경쟁이 너무 심하니까.

    ◆ 익명> 네, 심하니까.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거지 부동산끼리 담합하거나 이러기는 쉽지 않다?

    ◆ 익명> 저희 절대 쉽지 않아요.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다시 허위 매물 얘기로 돌아와서 말이죠. 진짜임에도 불구하고 허위 매물로 신고가 들어가는 이런 일은 막아야 될 텐데. 그래서 정부에서 말이죠. 당국에서 바로 적발할 수 있게끔 공인중개사법 내 업무방해죄, 그러니까 '공인중개사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일이다' 라는 식으로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그럽니다. 이런 규정이 추가가 되면 좀 도움이 될까요, 현장에서?

    ◆ 익명> 아무래도 도움이 되겠죠. 아무래도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렇게 담합하고 하는 게 영업방해죄로 (규정되)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진짜 어떻게 하루 종일 그 매물 가격들만 보고 있는지 궁금해요. 우리도 하루 종일 부동산 하는 업자들이 가격을 보는 것도 너무너무 힘든데 대단하다고 봐요. 우리가 봐도 대단하다고 입 모아 얘기를 해요. 어떻게 하루 종일 가격만 갖고 그렇게 보는지.

    ◇ 김현정> 알겠습니다. 12년째 수도권 신도시에서 부동산을 하고 계신 분의 현장 이야기, 아까 그러셨어요. 12년 했지만 이렇게 겁나게 오르는 건 처음이다.

    ◆ 익명> 이런 식으로 처음이네요.

    ◇ 김현정> 그 말 들으니까 저도 참 겁이 나네요.

    ◆ 익명> 겁나요, 무서워요.

    ◇ 김현정> 이른바 미친 집값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상황들 빨리 잡혀야 할 텐데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수도권 신도시의 부동산 중개업자의 증언 들어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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