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여 년간 운영되고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팔레스타인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출처=美 CBS 캡쳐/자료사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보수단체인 '연방주의자 협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항상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인 이스라엘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직접적이고 의미있는 협상에 착수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워싱턴사무소를 계속 열어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PLO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들어가지 않고 미국 정부의 평화적 노력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PLO 워싱턴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1994년부터 워싱턴DC에 대미 창구인 연락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측은 강력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것은 우리 국가와 지역의 평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사에브 에리카트 PLO 사무총장도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집단적 탄압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스라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가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볼턴 보좌관은 "ICC의 부당한 기소로부터 우리 국민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주권과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ICC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또 최근 가자지구 유혈사태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이 ICC에 이스라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자 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