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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리스트부터 성희롱까지,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무슨일이?



문화 일반

    외모 리스트부터 성희롱까지,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무슨일이?

    수년간 갑질 막말에 시달려온 단원들 거리로 나서
    국악원과 문체부의 부실한 조사로 더 큰 상처
    문화예술계 단체들 힘 모아 공동대책위 출범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무용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예술계가 하나로 뭉쳤다. 문화예술계 단체들로 구성된 '국립국악원 무용단 사태 공동대책위원회'는 10일 광화문광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무용단 내 갑질 근절을 외쳤다. 무용단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용단 일부 상사들의 갑질과 막말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대책위에 따르면 예비역 훈련을 못 가게 할 정도로 연습을 과하게 시키거나 단원들의 외모를 세세하게 평가하는 리스트를 만드는 등의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났다.

    보직단원인 양모씨는 미혼 여성 단원에게 "임신한 거 아니니? 거울 좀 봐라. 애 낳고 온 000보다 뚱뚱해"라는 막말을 했다. 또, 양씨는 손가락으로 여성 단원의 머리를 치면서 "너는 노란 대가리로 공연을 하니?"라며 모욕감을 유발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지난 2016년부터 무용단 감독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최모씨는 일부 단원들의 출연을 일방적으로 배제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무용단에서 막말과 갑질은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었다. 대책위가 수집한 피해 사례는 수두룩했다. 공연이 끝나고 힘들어도 소주를 종이컵에 가득 채워 원샷을 해야했고, 술자리에서 민망한 게임을 하기도 했다.

    괴롭힘을 당해온 단원들은 참다못해 원장과의 면담했지만 돌아온 것은 "관행인데 왜 이제와 문제제기를 하느냐"는 국악원 측 추궁이었다. 이에 단원들은 5월 25일 호소문을 내면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은 단원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겼다. 단원들과의 면담에 나섰던 국악원의 전 관리과장은 말을 끊으며 늘 있어왔던 일로 치부하면서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다. 단원들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2명에 대해 공간을 분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묵살됐다.

    국악원 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단원들의 의견이 묵살되자 단원들은 거리로 나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8월 초부터 시작된 1인 릴레이 시위는 한달 넘게 이어졌다.

    상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실에서도 조사원을 파견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전혀 고지를 하지 않은채 부실한 조사가 이어졌다.

    무용계에서 만연한 갑질과 성희롱이 이번 국립국악원 무용단 사태로 터진 것으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대책위는 "단원들은 감독권한대행과 안무가의 일상적인 언어폭력과 출연배제 등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세상으로 나왔다. 단원들이 광장에 나오면서 문화예술인들이 하나둘 결합하기 시작했다"고 조직 출범 경위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국악원 무용단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한국 무용계에 만연한 전근대적, 비민주적, 반인권적 적폐의 산물"이라며 "국악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근본적인 문제해결 의지 없이 형식적인 진상조사로 이 사태를 봉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각계 전문가들을 포함해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가해자들을 파면, 해임하며 재방바지책 마련을 위한 TF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문체부는 이 사태의 엄중함을 깨닫고 조속히 해결에 나서야 한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아 늦게나마 국립기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민주적인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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