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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멀어진 통학거리"…주민들 "집값 떨어져" 학교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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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멀어진 통학거리"…주민들 "집값 떨어져" 학교 이전 반대

    교육청 졸속행정에 비난 쇄도…"이전하면 통학거리 멀어져"
    집값 하락 우려도…교육청 "노후화와 학급 과밀 해소가 목적"
    이달 내 설문조사…이전 추진 조건 '찬성 70%' 달성여부 관심

    안양동초등학교 신설대체 이전이 추진되자 학교 인근의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안양동초와 인접 아파트 전경. (사진=독자 제공)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초등학교의 이전 계획을 둘러싸고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은 학교가 이전되면 자녀들의 통학거리가 늘어나는데다 집값 하락으로 재산상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안양동초의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안양동초가 신규 아파트 단지 안으로 이전할 경우 새 아파트 가격만 상승할텐데 남 좋은 일만 시키고 기존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며 학교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교육청 "학교 노후화"… 학부모 "통학거리 1.5㎞ 늘어"

    안양동초가 소재한 안양시 비산동 일원은 10일 현재 '임곡3지구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13만3418.3㎡ 부지에 2637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건립되고, 오는 2021년 3월 입주가 예정돼있다.

    관할 교육청인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아파트 신축에 따라 늘어날 학생 수요를 위해 안양동초를 사업지구 내 학교부지로의 신설대체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전교생 563명(24학급)의 안양동초를 신설학교로 이전해 총 36학급을 조성할 계획으로, 교육청은 안양동초가 개교 50년이 된 노후된 건물이라는 점과 향후 늘어날 학생들을 안양동초가 모두 수용할 수 없다며 학교 이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안양동초 학부모들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계획에 대한 공식 설명회는 2차례 개최했지만, 대다수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학교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우선 학교가 이전할 경우 통학거리가 최대 1.5㎞까지 늘어 아이들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안양동초와 인접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여서 학교가 이전하면 자녀들을 직접 통학시키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교육청이 안양동초의 노후화를 이전의 근거로 제시한 것에 대해 학부모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최모씨는 "안양동초의 건물 안전등급은 B등급으로 양호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며 "얼마 전 학부모들이 학교건물 증·개축을 요구했을 때는 '건물이 안전하다'고 반려했으면서 지금에 와서 노후화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신설대체 이전부지가 안양동초 보다 훨씬 좁다고 알고 있는데, 교육청은 학급과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더 작은 학교로 가면 과밀 현상이 없어지겠냐"며 "멀쩡한 학교를 두고 말도 안 되는 설명에 학부모들은 더 많이 화가 난다"고 밝혔다.

    ◇ 집값 하락도 우려… 학부모 설문조사 '70% 찬성' 관건

    학부모들과 안양동초 인근의 주민들은 학군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학교가 이전할 경우 신축 아파트값만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장모씨는 "여기 사는 주민 대부분은 안양동초와 임곡중학교 학군을 바라보고 이사 온 경우가 많다"며 "학교가 이전하면 당연히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인데, 무조건 이전을 위해 납득이 어려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교육청의 졸속행정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30일 학부모 대상의 설문조사를 벌일 방침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돼 추가 설명회를 한 차례 더 열고 이달 안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육성 업무 매뉴얼'을 준용한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학부모 500여명이 참여할 설문조사에서 70%가 학교 이전을 찬성할 경우 정상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만약 찬성 의견이 50% 이상 70% 미만일 경우 재차 설문조사를 진행하되, 처음부터 50% 미만이면 학교 이전에 대한 동력이 없어져 난처해질 것"이라며 "다만 이전 계획을 완전히 철회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회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안양동초를 이전하지 않고서 신축 아파트 단지 내 학교를 신설하는 것 역시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학급당 30명, 30학급 이상의 규모일 경우 초등학교 신설에 대한 승인을 하지만 임곡3지구에 신축될 아파트의 학생수가 교육부 기준을 충족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워 학교 신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안양동초가 이전될 경우 향후 안양동초의 부지 활용방안은 안양시와 지역주민들 간 대화에서 이끌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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