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궁중족발 아내 "망치는 잘못...법 바꿔 피해자 더는 없길"



사회 일반

    궁중족발 아내 "망치는 잘못...법 바꿔 피해자 더는 없길"

    "남편 폭력 행사엔 너무 죄송한 마음뿐"
    297만원이던 월세를 1200만원으로 올려
    투자만 1억인데...3천만 갖고 나가라니
    현행법 속 5년 짧다? "자리 잡는데만 4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경자(궁중족발 사건 피고인 아내)

    여러분, 일명 '궁중족발 사건' 들어보셨죠? 지난 6월 7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임대료 문제로 건물주와 오랜 갈등을 빚어오다가 남편이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임대료를 4배나 올린 건물주가 너무했다." "아니다, 건물주의 사유 재산 아니냐. 나가달라는데 안 나가고 버티다 벌어진 일이다." 갑론을박이 뜨거웠는데요. 이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어제 내려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내렸습니다. 사회적으로 워낙 파장이 컸던 사건이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 궁중족발 집 아내죠. 윤경자 씨를 직접 좀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윤경자 씨, 나와 계세요?

    ◆ 윤경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남편분 재판에는 직접 가셨죠?

    ◆ 윤경자> 네.

    ◇ 김현정> 이게 구형은 7년이었는데 1심 판결 2년 6월형이 내렸습니다. 즉 '살인 의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었는데 '살인 의도는 없었다.' 만장일치 판정이 내려진 거죠?

    ◆ 윤경자> 네.

    ◇ 김현정> 이 판결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은 뭡니까?

    ◆ 윤경자> 배심원단 측에서 잘 살펴봐주신 것 같아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 김현정> 사실 이런 사건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데, 왜냐하면 피해자가 선처를 해 주면 형량이 상당히 줄어들거든요. 의사는 있으십니까, 합의 의사는?

    ◆ 윤경자> 저희는 당연히 있죠. 당연히 있고 그리고 일단 정당화된 폭력은 없는 거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 윤경자> 그렇기 때문에 아이 아빠로 인해서 (피해자가) 다치게 된 부분, 그런 건 너무너무 죄송스럽고. 그런 일이 안 일어났어야 되는 건데 피해를 끼친 것은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뿐이거든요. 아이 아빠도 마찬가지라고 했어요.

    ◇ 김현정> 누가 뭐래도 폭행은 잘못된 겁니다. 그러니까 살인의 의도가 있었건 없었건 망치를 휘두른 것, 감정 조절을 못한 건 잘못된 일이죠.

    ◆ 윤경자> 네.

    ◇ 김현정> 다만 도대체 왜 그 지경까지 가게 된 건가. 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건가. 지금 그 부분에 우리는 주목하고 싶은 건데 이 궁중족발 사건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는 계십니다마는 한 번만 더 정리를 해 보죠, 윤경자 씨. 그러니까 그 건물에서 족발집, '궁중족발'이라는 이름으로 족발집 시작하신 게 2009년?

    서울 종로구 궁중족발이 있던 상가. (사진=자료사진)

     

    ◆ 윤경자> 네, 2009년 5월이요. (그 때 5년 계약을 하고) 그리고 2014년에 2년 계약으로 다시 한 번 연장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운영을 하던 중에 2016년 1월에 건물주가 지금 갈등을 빚고 있는 그분으로 바뀐 거예요. 그러면 계약 기간 지금 얼마 남은 상황에서 바뀐 거죠?

    ◆ 윤경자> 5월 20일까지였으니까요.

    ◇ 김현정> 4개월 앞두고? 4개월은 금방 갔을 거고 그렇게 되자 바로 "나가달라" 요구를 한 겁니까, 건물주가?

    ◆ 윤경자> 저희한테 처음에 말은 그렇게 했어요. "계약 기간까지만 장사하고 그리고 나가달라." 그랬는데 4월달에 이미 소송을 신청해 놓으신 거예요. 명도소송을요.

    ◇ 김현정> 명도소송을. 안 나갈 경우에 대비해서?

    ◆ 윤경자> 미리 신청을 하신 거예요.

    ◇ 김현정> 미리 신청을 했건 안 했건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그러니까 5월이 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가 중요한 건데, 5월에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 안 나가신 거예요?

    ◆ 윤경자> 이게 소송을 뭐로 처음에 하셨냐 하면 월 임차료를 안 받는 걸로 하셨어요, 이분이. 그러니까 월 임차료를 저희가 3개월 이상 연체를 시키면 자동적으로 계약 해지가 되는 그런 조항이 또 있거든요.

    ◇ 김현정> 임대료가 3개월 밀리면.

    ◆ 윤경자> 그래서 이 건물주분이 일단 통보는 그렇게 했지만 자기가 합법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이 월 임차료를 안 받는 것, 그래서 계좌번호를 안 알려주시고 받으러 오지도 않았거든요.

    ◇ 김현정> 언제부터요?

    ◆ 윤경자> 1월부터요.

    ◇ 김현정> 1월에 건물을 매입하자마자?

    ◆ 윤경자> 매입하면서.

    ◇ 김현정> 계좌번호를 안 알려줘요?

    ◆ 윤경자> 네.

    ◇ 김현정> 계좌번호 안 알려주면 전화 걸어서 좀 알려달라. 아니면 찾아가겠다. 별 방법을 다 해 보셨을 거 아니에요.

    ◆ 윤경자> 아니요. 부동산에서도 모른다고 하고요. 전화번호 자체도 몰랐어요.

    ◇ 김현정> 전화번호도 안 알려줘요? 건물주가 세입자한테?

    ◆ 윤경자> 네. 그래서 그걸 판사가 "아니, 그러면 이쪽에서는 지급을 하려고 노력을 하셨는데 이쪽에서 안 받으신 거잖아요." 이렇게 된 거예요. 그랬더니 거기서 "그러면 소송 취지 변경을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리모델링하겠습니다." 이렇게 된 거예요.

    ◇ 김현정> "리모델링을 하겠습니다."

    ◆ 윤경자> 네. "그 대신 리모델링을 하면 우선 입주권을 주겠다, 너희한테. 그런데 조건이 3000에 297만 원이던 월세를 나는 1억에 1200을 원한다. 그러니까 그것을 낼 수 있으면 너네가 있고 아니면 나가면 된다." 이렇게 된 거예요, 또.

    ◇ 김현정> 그러니까 그 갈등이 막 이어지면서 그러면 "내가 리모델링을 한 후에 다시 궁중족발집 이곳에서 영업할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대신 월세를 1200만 원으로 올려서 낼 수 있으면 들어와라." 이렇게 된 거예요?

    ◆ 윤경자> 네. 또 저희 같은 경우에는 1층이기 때문에 들어올 때 권리금도 제일 많이 주고 들어왔고.

    ◇ 김현정> 얼마 주고 들어오셨어요, 들어올 때 전 임차인한테.

    ◆ 윤경자> 들어올 때 3000만 원 줬고요. 그리고 그 장소 자체가 음식점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음식점을 할 수 있는 그 시설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시설 투자비 다 해가지고 1억 넘게 들어간 상태였고.

    ◇ 김현정> 수도를 다시 놓는다든지 이런 것들. 식당에 맞게 해야 되니까.

    ◆ 윤경자> 수도, 전기, 가스.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그냥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임대료 1200만 원을, 그러니까 월세 1200만 원을 낼 수도 없고 이런 상황이 되신 거예요.

    ◆ 윤경자> 보증금 3000(만 원) 가지고 나가라고 하는데 그 돈 가지고 어디 가서 어떻게 장사를 또 시작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못 나갔죠.

    ◇ 김현정> 강제 철거 들어오고 했을 때 제가 알기로는 남편분이 버티다가 손가락 4개 부분 절단도 당하고 그러셨다면서요?

    ◆ 윤경자> 네. 그게 건물주가 고용한 사설 용역한테 그렇게 당하게 된 거고 그리고 원래 그러면 사고 자체가 집행할 때 일어나면 불능이 떨어지고 사람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래야 되는데 다친 사람을 밖으로 끄집어내놓고 1시간 넘게 방치해 놓고요. 치료도 안 하고. 그리고 문 걸어잠그고 안에서 일 처리를 다 한 거예요.

     

    ◇ 김현정> 여러분,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런 갈등의 상황 중에 망치 폭행 사건까지 벌어진 건데. 딱한 사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반론의 목소리도 상당하다는 건 아시죠?

    ◆ 윤경자> 네.

    ◇ 김현정> "건물 임대업이 봉사업도 아니고 건물주의 사유 재산인데 계약 기간 중에 나가라, 하면 모를까 계약 기간 끝나서 나가라고 하면 그게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게 없지 않냐. 그러면 건물주는 임차인이 못 나가겠다고 하면 평생 보호해 줘야 되는 것이냐." 이런 반론도 만만치가 않아요.

    ◆ 윤경자> 이게 임대차 계약 기간이(란 게), 저희는 이 새로운 건물주하고 계약서를 쓴 게 없거든요. 계약서 자체도 안 써줬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저희가 주장한 건 전 건물주하고 계약 기간이 5년이 넘은 거지, 이 건물주 분하고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렇게 주장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법원에서 이분이 이길 수 있는 판결문을 받은 이유가 그거였어요. 최초 계약일로부터 5년이 넘으면…

    ◇ 김현정> 건물주가 바뀌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5년까지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지금 현행법하에서는 사실상 할 말이 없어지는 상황, 임차인이 어떤 일을 당해도.

    ◆ 윤경자> 그렇죠. 그러니까 이 법 자체가 형평성을 잃은 법이라는 걸 증명을 해 준 게 저희 가게 사건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저희가 진짜 그러니까 생떼 쓰듯이 그렇게 버티는 걸로 비칠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참 어려운 문제네요. 어쨌든 이 문제가 궁중족발 사건 때문에 사회 공론화가 되면서 "이참에 상가 임대차 보호법을 어떻게든 좀 손을 봐야 되는 것 아니냐, 개정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5년 보호 규정을 10년으로 바꾸면 어떻겠느냐. 아니다, 10년은 또 과하다. 그러면 중간에 나가고 싶은 임차인이 생길 수도 있는데 임차인에게도 별로고 임대인에게도 10년은 과하다." 이런 목소리들이 나왔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윤경자> 일단은 장사를 해 본 사람들은 다들 얘기하는 게 그거예요. 초기에 진짜 장사를, 특히 음식점 같은 걸 하시는 분들은 밑천이 많아서 그 장사를 시작하는 분들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초기에 투자한 그 비용 들어간 걸 회수를 하기에도 시간이 벅차요.

    ◇ 김현정> 5년이면?

    ◆ 윤경자> 네. 가게에 단골이 많아야지 돈을 버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단골층을 두텁게 해 놓는 게 장사하시는 분의 노력의 결과물이잖아요.

    ◇ 김현정> 보통 얼마나 걸려요? 이 정도면 알려졌다, 안정적이다라고 하는 시기가?

    ◆ 윤경자> 보통은 4년이에요.

    ◇ 김현정> 그게 4년이나 걸려요? 그렇군요.

    ◆ 윤경자> 네. 4년 정도 한 장소에서 똑같은 사람이 장사를 지속적으로 해야지 어느 정도 고객층이 두터워져서 그다음부터는 좀 수월하게 장사를 할 수 있고 그리고 초기에 들어간 비용 이런 걸 그때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인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10년으로 바꾸자, 라는 것에 동의(하시는 건가요)?

    ◆ 윤경자> 그렇죠. 10년으로 바꾸면 아무래도 좀 여유는 생기겠죠.

    ◇ 김현정> 그러면 중간에 만약 그 건물을 내가 허물고 새로 뭔가 해 보고 싶다, 거기서 내 사업을 해 보고 싶다든지 이런 생각이 드는 분이 있다면 권리금을 주면서 뭔가 임차인이 손해 보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보상은 좀 해 주는 게 맞다고 보시는 거예요? 그러면 수긍할 수 있다?

    ◆ 윤경자> 그렇죠. 왜냐하면 임차상인들 같은 경우에는 서류상으로 갖고 있는 건 없지만 이 사람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 건물의 가치가 올라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재산'이라고 인정을 해 줘야 되는 부분이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좀 합리적인 방안이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장사 못 하시잖아요.

    ◆ 윤경자> 작년 11월 9일부터 못 했어요.

    ◇ 김현정> 그렇죠. 거기다가 남편은 구치소 들어가 있는 상황이고, 그러면 아이 둘하고 어떻게 사세요?

    ◆ 윤경자> 큰애가 알바 해서 돈을 벌어오거든요. 그래서 지금 그거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어려운 일이네요. 뭐 어떤 이유로든 폭행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만 이 사정들, 그 상황들을 또 듣자하니 이해가 안 가는 상황도 아닌 딱한 처지인 것도 맞고, 이걸 어떻게 풀어야 되나. 이게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아주 난감한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2년간, 지난 2년간의 소회를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 윤경자> 제 생각에는 그래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법을 만든 건데 그 법이 잘못 만들어져서 성실하게 사는 사람을 오히려 궁지로 몰아넣고 그런 불평등하고 형평성 잃어버린 법이 개정돼서 저희처럼 이렇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 이상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 김현정>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궁중족발 사건', 어제 1심 선고 결과를 좀 정리해 봤습니다. 2심, 어떻게 또 마무리가 되는지 어떻게 또 전개가 되는지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인사)

    ◆ 윤경자> 감사합니다. (인사)

    ◇ 김현정> 궁중족발 사건 피고인의 아내입니다. 윤경자 씨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