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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인간과 AI, 그들의 오싹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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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그레이드' 인간과 AI, 그들의 오싹한 '동거'

    [노컷 리뷰] 인간의 몸과 정신의 일부가 된 '최첨단 두뇌'
    '업그레이드' 된 기술…인간 문명의 최종 진화 가져올까

    (사진=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확대이미지

     

    기술 발전은 인간 문명의 진화로 온전히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영화 '업그레이드'는 인간 속에서 진화하는 기술과 그 기술을 이용하는 인간 사이에 그어진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하다. 부익부 빈익빈이 극심해진 미래 사회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오작동으로 인해 아날로그적 인간인 그레이 트레이스(로건 마샬 그린 분)는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이 사고로 인해 아내 아샤 트레이스(멜라니 밸레조 분)가 살해 당하게 되고, 그레이는 사지마비 상태에서 범인을 찾고자 한다.

    그 순간, 자신의 고객인 IT 기업 CEO 에론 킨(해리슨 길벗슨 분)이 최첨단 두뇌 '스템'의 이식을 제안하고 그레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영화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액션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레이가 범인을 향한 포위망을 좁혀 나가는 동안 '스템' 역시 진화한다. 그레이 몸의 일부가 된 '스템'은 그를 단순히 움직이게 하는 걸 넘어 그레이의 몸을 자유자재로 통제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스템'은 그레이 안의 또 다른 인격처럼 기능하는 탓이다.

    '스템'은 때로는 집사처럼 충실했다가도, 함께 혼나줄 친구처럼 과감하다. 인간이 아닌 '스템'에게 오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철저히 계산을 통한 확률로 이뤄질 뿐이다. 위기 대처 능력은 인간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인간성'이 부재하기 때문에 살인이나 범죄도 거리낄 것이 없다.

    (사진=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확대이미지

     

    영화는 그레이가 이런 '스템'의 능력을 이용해 범인을 쫓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지만 말미에는 그레이와 '스템'의 관계로 초점을 옮긴다. 가장 인간적인 인간 그레이와 최첨단 두뇌 '스템'은 서로 공존하지만 좀처럼 그 틈을 메우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스템'은 인간의 고유성을 '학습'하길 원한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화 됐을 때 그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스템'은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스템'이 몸과 정신의 일부가 된 그레이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과 기계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지고 주도권이 옮겨가는 순간, 그것이 어쩌면 진화의 최종단계가 될 수 있다는 오싹한 가설이 성립된다.

    '스템'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액션은 '기술 액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빈틈없으며 스타일리쉬하다. 철저히 계산과 확률로 절제된 액션은 최소한의 움직임과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감정이 배제된 상태의 피튀기는 액션은 아이러니하게도 잔인함에 무뎌지게 만든다.

    겉모습은 '통제불능 액션물'을 표방하지만 호러명가 블룸하우스의 기질은 어디 가지 않는다. 영화는 그레이를 끊임없이 마지노선으로 몰아가면서 기술에 익숙해진 인간이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는 구도를 조장한다. 인간의 존재마저 흔들 정도로 첨단화된 두뇌의 등장 그리고 그 두뇌가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잘 짜여진 미스터리 스릴러다.

    최고의 두뇌 스포츠라고 불리는 바둑에 인공지능 '알파고'가 등장한 현재, '업그레이드'의 현실은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일지 모른다. '매트릭스'의 신세계를 다시 한 번 느끼고픈 관객들이라면 관람을 제안한다. 오는 9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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