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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공백 6개월째…롯데 신사업 '올스톱'



기업/산업

    신동빈 공백 6개월째…롯데 신사업 '올스톱'

    기업인수합병 실탄 11조원 쌓아두고 '발동동'
    검찰, 2심 징역14년 구형.. 롯데 대응책 부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기지로 제공한 롯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지속되고 있고 신동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롯데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검찰이 신 회장에 대해 1심 선고형량의 5배에 가까운 구형을 하자 롯데그룹의 위기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016년 6월부터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면세점 로비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시작되면서 롯데의 대외사업이나 M&A는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당시 롯데그룹은 PVC와 염소, 가성소다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하는 미국의 화학업체 액시올사(社)인수를 타진중이었다.

    롯데는 액시올사 인수로 에틸렌 기반의 범용제품 생산에 치우친 롯데케미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단번에 세계 12위의 화학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액시올 인수합병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검찰수사란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액시올 인수를 중도 포기해야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8일 “인수합병을 위해 여신을 만들어야 되는데 검찰수사가 들어온 상황에서 외부에서 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고 설사 M&A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경쟁회사가 검찰수사를 문제삼고 나올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인수합병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액시올은 미국 웨스트레이크사가 4.4조원에 인수했고 이후 회사가치가 급등해 2016년8월 51.8달러였던 액시올 주가는 현재 두배 수준까지 급등했다고 롯데는 밝혔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과 롯데의 동남아 수출 전초기지 구축사업인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사업’도 중단됐다.

    롯데케미컬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과 유화단지 부지 50ha 사용권한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토지등기 이전까지 마무리했다. 유화단지 건설에 4~5조원의 돈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내수 경기가 좋지 않고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아 화학을 미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이 투자결정을 하기 어렵고 신동빈 회장은 부재상황이어서 사업결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업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지금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 중동 등에서 화학 쪽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들이 치고 들어와서 시장을 선점한다면 롯데가 4조원을 투자해도 실익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유화단지 건설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롯데 양측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사업인 만큼 오는 9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사업추진의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은 2018년 한해 동안 1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10여건의 크고 작은 M&A를 추진할 예정이었으며 여기에는 베트남 제과업체와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인수계획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회장이 부재중이어서 기업인수를 포기하거나 무기연기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측의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로 되돌릴 수 없이 커다란 타격을 입고 대형마트는 완전 철수 했으며 일부백화점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중국사업을 전체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몇 개 성의 단체관광규제를 풀고 있지만 한국을 겨냥한 보복은 여전하다. 롯데관계자는 “중국정부가 몇 개 성을 나눠서 여행규제를 풀어주고 있지만 한국행 단체관광금지, 크루즈의 한국취항 금지, 롯데면세점 등 롯데사업장 입장금지라는 전제조건으로 족쇄를 채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사드로 인해 중국 손실 2조원, 국내 매출감소 2조원 등 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신동주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여전히 내연하고 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 탈환을 시도한 것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신동빈 회장에 대한 2심선고에서 중형이 선고될 경우 다시 경영권 사수가 발등의 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롯데의 판단이다.

    일본 경영계에서는 현직 CEO가 실정법 위반으로 인신구속이 되기만 해도 현직에서 물러나는게 관행으로 굳어있어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법대로를 외치고 나온다면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경영권 사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29일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비리와 국정농단 뇌물 사건에서 징역 14년을 구형하자 롯데그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구형이 중형선고로 이어질 경우 해외 M&A가 줄줄이 스톱되는 건 고사하고 롯데그룹 경영권 사수 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관계자는 29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를 거치면서 순환출자 완전 해소, 지주사 출범, 일본롯데제과 상장 등과 같은 기업 투명화과 한일 롯데 관계의 재정립을 위한 작업들을 하나씩 진행중인데 예상치 못한 재판 결과가 나오면 경영진 장기공백으로 그룹 전체가 큰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일본의 기업관행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일본경영진의 지지로 그나마 등기이사직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모든 걸 다 잃을 수 있고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룹 내에는 다른 견해도 있다. 또다른 롯데관계자는 "1심의 구형이 각 10년과 4년이었고 검찰이 항소심 구형에서 둘을 합한 것 같다"며 "원심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말기부터 시작된 롯데그룹의 수난은 기업의 성장정체로 이어졌고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등 그룹 주요계열사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쳐 신저가를 기록중이다. 오는 10월 2심 선고를 앞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경영의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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