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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판 뒤엎은 트럼프, 이번에도 시진핑 궁지에 몰까



아시아/호주

    '또' 판 뒤엎은 트럼프, 이번에도 시진핑 궁지에 몰까

    • 2018-08-25 14:42

    돌연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방북 취소…지난 5월 북미정상 회담 취소 때와 유사
    시진핑 방북 시점 두고 고민 빠질 듯

    (사진=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판을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티브 비건 포드 부사장을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하는 한편, 비건 대표와 함께 다음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방북 일정 취소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기에 더해 우리가 무역 문제에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나는 중국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비핵화 과정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위터 글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협력에 회의감을 표시한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가장 따뜻한 안부를 전하고 싶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표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9.9절(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 방북설이 언론에 보도되고, 미중 4차 무역협상이 아무 소득없이 끝난 직후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 폼페이오 방북 취소,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 취소 데자뷰

    (사진=백악관 영상 캡처)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때를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1차 정상회담을 불과 한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난 5월 24일 돌연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명의로 발표된 성명들의 내용이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내보였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정상회담 취소 선언이 있기 몇일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중국의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였다. 정상회담 취소 선언 이틀 전인 2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차례 만남을 가진 뒤 태도가 좀 변했다며 지적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세계적인 포커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내가 그가 하는 것처럼 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품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도 앞서 여러 차례 전조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 자리에서 "(북한과의) 관계는 아주 좋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에 의해 약간 타격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나흘 뒤인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중국을 작심하고 비난했다.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때문에 북한 문제에 있어서 과거만큼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다른 점은 당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이 회동을 가진 직후였지만 이번에는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방북 취소가 선언됐다는 시점 상의 차이정도다.

    ◇ 포커판 뒤집기로 재미본 트럼프, 이번에도 시진핑 궁지에 몰까?

    (사진=CCTV 영상 캡처)

     

    시 주석을 '포커플레이어'라고 비꼬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포커판을 아예 뒤집으면서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두 달새 두 번이나 김정은 위원장을 중국에 불러들이며 비핵화 협상에서 지분을 넓히려던 시 주석의 의도는 물거품이 됐고,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직후에도 한동안 '소외론'에 시달려야 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 직후 곧바로 북한이 고개를 숙이는 듯한 모습을 취하면서 정상회담 직전 기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가 정상회담 취소 때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중 무역전쟁은 그 때에 비해 한층 격렬해진 상태고, 중국도 현 상황에서 미국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정상회담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자체가 가지는 의미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점이 변수다.

    북한 방문을 둘러싼 시진핑 주석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판을 뒤집은 마당에 방북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절실한 무역전쟁 협상 타결 등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번번히 밀리고 있는 시 주석이 방북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듯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1인집권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시 주석의 지도력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뻔하지만 변변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것이 시 주석의 가장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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