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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8.15계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시급"



통일/북한

    숫자로 보는 8.15계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시급"

    상봉자 1/5가 90세 이상 고령화 '심각 수준'
    전면적 생사확인·상설 면회 등 해결책 시급
    24일부터 2차 상봉 재개…방문단 오늘 속초 집결

     

    8.15를 계기로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 1회차 행사가 끝났다. 68년의 세월을 건너 처음으로 만난 이산가족들에게 2박3일의 시간은 너무 짧았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돼 근본적인 해결책도 시급해 보인다.

    이들의 극적인 상봉과 안타까운 이별을 숫자를 통해 돌아봤다.

    101- 우리측 최고령 상봉자인 백성규(101) 할아버지의 연세. 백 할아버지는 아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고 대신 며느리와 손녀를 만났지만, 행복에 가득찬 미소를 지었다.

    피난길에 네 살배기 아들과 생이별한 이금섬(92) 할머니는 아들 리상철(71)씨를 보자마자 "상철아!"라고 이름을 부르며 온몸으로 아들을 끌어 안았다. 마지막 날에는 헤어짐을 앞두고 아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북측의 두 딸을 만난 한신자(99)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찹쌀 같은 것이 영양이 좋으니 그런 걸 날 먹어야 한다"며 딸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북측 아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너도 술 좋아하냐"고 묻고 싶었다는 애주가 이기순(91) 할아버지가 집에서 가져온 소주 한병을 놓고 아들과 '처음이자 마지막' 한 잔을 마시는 모습도 눈물을 자아냈다.

    89 - 1차 상봉에 참여한 남측 이산가족 숫자. 본래 1차 상봉에는 우리측에서 선정된 100명의 이산가족이 방북을 하게 돼 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89명만 금강산을 찾게 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산가족 등록자 수는 모두 132,603명이다. 그 중 현재 56,826명이 생존해 있다.

    이같은 규모 행사가 500번은 더 넘게 열려야 모든 가족의 숙원이 풀릴 수 있을 전망이다.

    68 -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산가족들이 슬픔 속에 보낸 시간.

    유관식(89) 할아버지는 태어난지도 몰랐던 딸 유연옥(67)씨를 만났다. 중공군을 피해 1주일만 몸을 피하려 했던 것이 벌써 67년이 흘러 아내 뱃속에 있던 딸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국군포로 가족 1명과 전쟁 전후 납북자 가족 5명도 이번 상봉에 참여했다. 가족들이 애타게 찾던 이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거나 생사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제1차 상봉 행사 마지막날인 22일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김춘식(87) 할아버지가 북측 동생 김춘실(77) 할머니와 대화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둔 이달영(82) 할아버지는 이번에 아버지가 북에서 낳은 이복동생 둘을 만났다. 이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북에서 그냥 돌아가셨다면 더 마음이 안 좋았을 것"이라며 "아이도 낳고 좀 살다 가셨다니 다행"이라고 전했다.

    21 - 이번 상봉행사는 차수로 21회차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8.15를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그 뒤 남북고위급회담과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 또 통일부는 제294차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이산가족 행사와 시설 개보수 비용에 소요되는 비용 32억 2500만 원을 지원했다.

    21.4 - 이번 상봉에 참여한 이산가족 중 90세 이상이 21.4%를 차지했다. 그만큼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는 심각한 상태다.

    일부 이산가족들은 건강상의 문제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산가족 상봉 둘째날 북측 조카들을 만나러 간 강화자(90) 씨와 김달인(92)씨는 몸 상태가 안좋아 단체상봉에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측 가족 4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금강산을 찾지도 못한 채 상봉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는 24명의 의료지원 인력과 응급차 5대를 파견해 응급 상황에 대비했다. 전정희 한적 경영지원팀장은 "상봉자와 가족들의 연세가 전반적으로 고령화되면서 의료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12 - 2박 3일간의 상봉행사 기간 중 가족들의 총 만남 시간. 숙소가 다르고, 아침 식사도 따로 하고,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에 상봉시간을 그리 길지 않다.

    남북은 첫날 단체상봉과 북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모두 여섯 차례의 상봉을 함께했다.

    원래 계획된 시간은 11시간이었지만 우리측이 지난 20차 이산가족 상봉때 전체 상봉시간이 이번보다 1시간 많은 12시간이었던 점을 감안해 늘려 줄 것을 북측에 제안했다. 의견 교환을 통해 마지막날 작별상봉 시간이 한시간 더 늘어나게 됐다.

    10 -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 반찬의 가짓수. 상봉 이틀째인 지난 21일 남북은 오전 개별상봉 시간에 이어 역대 처음으로 객실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 메뉴는 삼색찰떡, 오이소박이, 닭고기편구이, 돼지고기 빵가루튀기,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등으로 구성됐고, 사과와 가시오갈피차, 금강산 샘물, 사이다도 곁들여졌다.

    취재진과 지원인력을 포함한 그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오붓하게 '끼니를 함께 먹는' 식구(食口)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북측 조카들을 만난 이영부(76) 할아버지는 이번 도시락 점심에 대해 "아무래도 자유롭고 훨씬 낫다"며 "얼마나 맛있어. 기분 좋고"라고 말했다.

    7 - 우리측 89명의 가족 중 부모자식간의 만남이 이뤄진 수. 형제자매간 상봉은 25가족이 이뤄졌다. 나머지 2/3는 애타게 찾던 가족들이 세상을 떠나 먼 친척을 만나거나 난생처음 보는 혈육을 만나야 했다.

    실제로, 돌아가신 형님의 자녀들을 만나게 된 이재환(76) 할아버지는 조카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북측 관계자들이 관련 서류를 가져와 확인을 해줬지만, 상봉이 진행된 사흘 내내 이 할아버지는 조카들이 맞는지 반신반의 했다.

    더 늦기 전에 전면적인 생사확인이나 상봉 정례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꼭 필요한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일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시 상봉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 24일부터는 2차 이산가족 상봉 시작된다. 이번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나게 된다. 금강산을 찾는 남측 상봉단은 23일 속초에 집결해 사전 교육을 받고, 건강검진을 받는다.

    1- 이산가족들이 가장 염원하는 것은 하나가 된 남북이다. 이번 상봉을 계기로 이산가족들의 숙원이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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