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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지지율 60%선 붕괴, 무엇이 문제인가



칼럼

    [논평] 지지율 60%선 붕괴, 무엇이 문제인가

    (사진=청와대 제공)

     

    잘 나가던 문재인 정부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10일, 11일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진 여론조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와 갤럽은 각각 문 대통령의 8월 2주차 지지율이 58%라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긴 하지만 취임 2년 차에 58%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이다.

    청와대가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은 6.3지방선거 이후 지지율이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지지율의 추가하락이 대세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 국정을 운영해온 정부로서는 보통 큰 일이 아닌 셈이다.

    청와대가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한 이유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여러 현안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 자리에서는 "최근 폭염에 따른 전기료 논란과 BMW 차량 화재 사건 등 현안에 대응하는 속도가 미흡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평가는 어느 정도 핵심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논란이나 BMW 차량 화재 사건 등 현안에서 정부는 선제 대응은커녕 뒷북치거나 무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역대 최악의 특별재난급 폭염이라고 하면서도 한시적인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거센 요구에 떠밀려 뒤늦게 마지못해 누진제를 조금 완화해주는 대책을 내놓았다.

    비판여론이 비등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탄을 양산 뒤집어쓰고 막으라는 이야기"라며 '찔끔 인하', '찔끔 대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MW 차량 화재 사건은 정부의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달리는 차량에서 연이어서 수십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BMW의 눈치를 보는지 손놓고 있다가 빗발치는 비판에 어쩔 수 없이 실효성 없는 차량운행정지라는 카드까지 내놨지만 그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BMW 차량의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빌딩 지하 주차장에 BMW 차량 임시 주차구역이 마련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BMW 운전자는 물론 다른 운전자들의 불안이 계속 확산되고 있지만 거기에 정부의 존재는 찾아볼 수 없다.

    갤럽은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더 나아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과 함께 최저임금, 원전 정책, 일자리, 난민 등 쟁점들이 더해지고 심화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현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쟁점 현안들이다.

    국제적인 경기와는 반대로 국내 경기는 오히려 하향세를 보이면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여건을 갖추지도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영업자들은 장사 못하겠다고 아우성이고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일자리 증가는커녕 '고용참사'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하반기 경제정책의 무게 추를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옮기면서 친기업적인 규제혁신 행보를 보이자 지지층 내부가 분열하는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완화방침을 밝히자 문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진보진영 학자들은 '대선공약 파기'라고까지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경제정책의 두 컨트롤타워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갈등도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불거지고 있다.

    장 실장과 가까운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실장으로 의심되는 '갈등설의 한 당사자'가 최근 김 부총리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다.

    문재인 정부가 지지율 하락과 지지층 반발, 내부갈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초반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은 지지율 속에 잘 나가던 문재인 정부로서는 위기국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무엇이 진정으로 전체 국민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정책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추진하는 정책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과감하게 수정하는 것도 책임있는 정부가 할 일이다.

    그 과정에서 지지층과의 소통과 공감대를 넓히고 반대하는 야당과의 협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의 뒷북치기나 무능에 대해서는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진지한 반성과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지지율 60%선 붕괴가 오히려 약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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