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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그루 삼나무 벌목에 오름 절취...눈물의 비자림로"



날씨/환경

    "2,400그루 삼나무 벌목에 오름 절취...눈물의 비자림로"

    도로확장 위해 6개월간 2,400그루 잘라낼 계획
    정체되는 구간도 아니고 주민 숙원사업도 아냐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도로확장 재검토 권고
    1등급 경관보존지구 '오름'까지 절취 위험
    자연림 아니라 잘라내도 된다? 섣부른 판단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9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영웅 사무처장 (제주환경운동연합)


    ◇ 정관용>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되기도 했던 제주 비자림로의 삼나무숲길. 도로확장공사 때문에 아름드리나무들이 잘려나간 그 처참한 모습 보셨죠.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는 일단 오늘 공사를 잠정 중단한다 이런 발표를 했는데. 현재 상황 어떤지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을 연결합니다. 처장님 안녕하세요.

     


    ◆ 이영웅>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도 비자림로 가보셨어요?

    ◆ 이영웅> 가봤습니다.

    ◇ 정관용> 오늘 공사 중단했던가요?

    ◆ 이영웅> 지금 나무 잘라내는 벌채 공사는 중단이 됐고요. 지금 현재는 잘라낸 나무들을 치우는 이 정도 공사만 진행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게 공사가 언제부터 시작됐어요?

    ◆ 이영웅> 공사는 지난 2일부터 시작이 됐고요. 그래서 하루에 한 100여 그루씩 이렇게 베는 작업을 진행해 왔죠.

    ◇ 정관용> 그리고 계획대로라면 모두 몇 그루 정도를 베어야 되는 겁니까?

    ◆ 이영웅> 제주도에 따르면 삼나무 약 2,400여 그루를 베어내는 계획이고요. 앞으로 6개월 정도 공사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8일 제주 비자림로 벌목 현장. (사진=고상현 기자)

     


    ◇ 정관용> 이 바자림로가 언제 만들어진 곳이죠? 그리고 이게 민관이 함께 조성한 숲길이라던데 그 내용을 한번 소개해 주세요.

    ◆ 이영웅> 비자림로는 처음 만들어진 건 60년대 중반에 이 지역 주변이 좀 목장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이제 축산업용으로 비포장도로를 먼저 만들었고요. 그리고 70년대 들어서면서 행정에서 이제 포장을 시작을 했고 그래서 동구축산관광도로라는 이름으로 지방도로 지정이 됐고 지금 현재 비자림로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거는 지난 85년도부터 이렇게 비자림로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저도 거기를 가봤습니다마는 양옆으로 아주 하늘을 찌를 듯이 빽빽히 솟은 그 삼나무숲이 아주 유명하잖아요.

    ◆ 이영웅> 그렇죠.

    ◇ 정관용> 그건 그러면 누가 어떻게 심었던 겁니까?

    ◆ 이영웅> 그건 대부분은 목장용도로 갖고 있는 민간 사유지에서 산림 식재를 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걸 베어서 도로를 확장해야만 하는 그런 절박한 이유가 있나요?

    ◆ 이영웅>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도 지금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고 저희 고향이 그쪽 성산 방향이라서 저희 부모님이 계신 곳을 가려면 이 도로를 항상 거치고 가는데, 제주도가 얘기하는 것처럼...물론 교통량은 최근 증가하기는 했지만 정체되는 구간은 절대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 주변의 지역 주민들 의견을 들어보더라도 이곳이 정체구간으로서 확장의 필요성이 있다라고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유 때문에 여기가 확장구간으로서 지정이 됐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제주도에다가 또 문제제기를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제주도 측의 주장에 따르면 '그 지역 구좌읍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지금 관광객이 늘어나고 그래서 차가 자주 막히고 또 농수산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도로를 확장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던대요.

    ◆ 이영웅> 제주도의 해명자료에 그렇게 나와 있던데 농수산물의 수송의 문제는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이유인 것 같고요. 물론 관광객 증가로 인해서 렌트카가 많이 이쪽을 다니기는 하는데 그 정도의 어떤 정체구간은 아니라는 건 제가 그 이유 때문에 이 해당 지역구 도의원과 직접 대화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이곳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었고 숙원사업이었느냐 물어봤더니 절대 그거는 아니었고요. 그리고 본인도 이 도로를 항상 출퇴근용으로 이용을 하는데 정체되는 경우는 없다. 그런 얘기를 좀 해서 지금 제주도가 얘기하는 그 주장은 좀 무리한 주장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게 기존에 이제 2차선 도로 아니겠습니까?

    ◆ 이영웅> 그렇죠.

    ◇ 정관용> 2차선 도로는 아무래도 좀 천천히 다니면서 양옆에 수풀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즐거움이 있을 텐데 이걸 4차선 이런 식으로 확장하면 차들이 쌩쌩 달릴 거 아닙니까?

    ◆ 이영웅>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관광명소로서의 값어치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 아닐까요?

    ◆ 이영웅> 그러니까 지금 이 도로 주변에 있는 큰 도로, 4차선 도로 같은 경우가 규정상 최고속도 70km 정도가 되는 곳이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간선도로인데 연결도로로서 그렇게 차들이 큰 속도를 내지도 않고 또 주변에 이제 경관이 워낙 좋다 보니까 또 경관을 보면서 천천히 가는 이런 상황이어서 굳이 4차로로 확장할 이유도 없거니와 또 그럴 필요성도 지금 상황에서는 절박하지 않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도로 확장공사 이전 모습. 제주관광공사는 이곳을 하늘로 쭉쭉 뻗은 삼나무 숲길이라며 드라이브 하기 좋은 명품 도로라고 소개하고 있디. (사진=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 정관용> 아무튼 정말 절실히 필요하느냐, 아니냐가 하나 차이고... 또 하나는 이런 공사를 할 때에도 환경영향평가라는 걸 거치지 않습니까?

    ◆ 이영웅> 네, 그렇죠.

    ◇ 정관용> 거기도 제주도 측하고 이 환경운동연합 측 주장이 엇갈리더라고요. 어떤 상태입니까?

    ◆ 이영웅> 여기 같은 경우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은 아니어서 이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에 보면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제주도에다가 협의 내용을 준 게 이곳이 오름군락이 있고 또 삼나무숲에서 경관이 뛰어난 곳이기 때문에 도로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재검토해라, 이런 의견을 냈어요. 그러면 이 협의 내용이라는 건 사실상 이걸 시행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제주도가 이 도로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재검토를 했어야 되는데 지금의 정황이나 상황을 봤을 때는 재검토 요구를 무시하고 이제 이 사업을 강행해 온 이런 정황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물론 제주도 측은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삼나무를 벤 자리에 다른 뭐를 심고 이런 보완대책을 가지고 다 협의를 했다고 주장을 하네요?

    ◆ 이영웅> 그렇게 했더라도 이제 삼나무가 훼손되는 숫자만도 2,400여 그루가 되는 거고요. 그리고 오름마저도 일부 절취가 되는데 제주도에서 오름 같은 경우는 경관보존지구 1등급으로 되어 있어서 어떤 개발행위나 토지변형행위를 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다만 이제 공공시설 같은 경우는 일부 이렇게 이런 행위가 가능한데 제주도민들의 어떤 정서나 이제 그런 의견들을 봤을 때는 오름을 건드린다는 것은 굉장히 조금 문제가 크다라고 인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좀 너무 작게 본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름의 일부까지 잘라내면서 지금 도로 확장이다, 이 말씀이시죠?

    ◆ 이영웅> 네.

    ◇ 정관용> 이처럼 논란이 클 걸 몰랐을까요? 뻔히 예상하는데 왜 이런 공사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정말로?

    ◆ 이영웅> 그 부분은 저희도 좀 놀란 부분인데 제주도에서는 이제 이게 자연림이 아니고 인공식재림이기 때문에 잘라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그거는 좀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앞서서 말씀하셨듯이 이곳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될 만큼 이게 뛰어난 경관 가치를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에 제주도가 이제 그냥 무작위로 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한 거는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 제주도가 어떻게 할지 한번 지켜보도록 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영웅>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이었고요. 저희가 제주도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었는데 처음에는 인터뷰에 응할 듯하더니 갑자기 오늘 공사를 잠정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네요. 그 계획 좀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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