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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독수리 5호"…주지훈이 비상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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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직 독수리 5호"…주지훈이 비상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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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공작'은 절망감에 빠졌던 영화…충분히 자부심 있어"
    "물 없이 노 젓던 시절도…그 지구력이 많은 도움됐다"
    "긍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현재 너무 행복해"

    영화 '공작'에서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 과장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바야흐로 주지훈의 전성시대다. 영화 '아수라'에서 비열한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후, '신과함께' 시리즈로 천만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첩보 실화 영화 '공작'으로 또 한 번 여름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소 냉랭할 것 같은 외양과 달리 주지훈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쾌활한 언변의 소유자다. 그는 언제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진실된 말로 전할 줄 안다. 동료 배우들과 감독들이 칭찬해 마지 않는 주지훈의 내면은 물처럼 흘러가면서도 누구보다 뜨겁게 빛나고 있다.

    '물이 없어도 계속 노를 저어왔다'는 말처럼 주지훈의 필모그래피는 '성공'과 '실패'가 끊임없이 엮여 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재단한 '성공'과 '실패'는 그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런 모든 경험들을 거치며 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홀로 기나긴 길을 걸어왔다.

    훗날 돌이켜 봤을 때, 2018년 여름은 주지훈에게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공작'까지, 가장 치열한 여름 성수기 시장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를 두 편이나 걸기는 쉽지 않다.

    다음은 독수리 5호에서 1호로의 비상을 꿈꾸는 배우 주지훈과의 일문일답.

    ▶ '공작'에 참여한 배우들이 영화에 대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지어 황정민은 '바닥을 봤다'고 까지 했는데 본인에게도 이 영화가 그런 영화였나.

    - 내게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다가왔다. 엄청나게 준비해서 공들인 시간이 있는데 대사가 나오지를 않더라. 계속 이것밖에 안되나 이런 생각이 나를 덮여왔다. 왜인지는 모른다. 그냥 이 공기와 분위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말할 게 없다. 뭔가 잘못됐는데 그걸 연기적인 스킬이든 뭔가로 넘기면 대번에 티가 났다. 그렇게 절망감에 빠져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누군가 이야기를 꺼내더라.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모두가 이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촬영이 끝나면 정말로 하체가 풀려서 휘청한다. 너무 힘들어서 진이 빠진다는 표현이 딱이다. 그래서 촬영 후에도 술을 많이 못 먹고 반주 좀 하다가 쓰러지고 그랬다.

    ▶ 아무래도 몸을 쓰는 액션이 아니라 심리전으로 전개되면서 캐릭터들의 감정이 쌓여나가는 영화라 그랬을 것 같다.

    - 연기를 해야 하는데 관객들이 보는 진실과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는 진실이 다를 때가 많았다. 그런데 무엇 하나도 표현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거니까 모든 캐릭터가 서로 최선을 다해서 속이는 거다. 리허설을 하고 들어가도 사람이라는 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해진 액팅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오는 몸짓 같은 게 있는데 그런 거 하나라도 거슬리면 공기가 깨진다. 그러면 촬영을 다시 갔다. 모니터를 보면 왜 다시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된다.

    ▶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바가 있는지.

    -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영화고, 메시지 역시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 이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다. 어떤 사건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관계를 이야기하는거다. 무엇 때문에 서로 앞뒤없이 미워했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평화라는 큰 단어 안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공작'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배우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신과함께-인과 연'과 '공작', 본인이 출연한 두 편의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두 영화의 작업이 어떻게 달랐는지도 궁금하다.

    - '신과함께-인과 연' 김용화 감독님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분이다. 용서와 구원이라는, 상당히 철학적이면서도 꼭 생각해 보아야하는 주제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영화 속 세계가 그래픽으로 이뤄져 있으니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지만 단점은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공작' 윤종빈 감독은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 올려서 이야기해보자고 던져놓는 사람이다. '신과함께-인과 연'과 반대로 '공작'은 공간을 너무 잘 갖춰놓아서 그 공간에서 오는 몰입감이 크고, 디테일 싸움 때문에 편하게 한 번에 '오케이'가 난 적은 없었다.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영화들이기 때문에 나는 이 두 영화의 마음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 과장은 어떻게 보면 스파이 흑금성과 대외경제부 리처장 사이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이다. 국가에 대한 굳은 신념과는 반대로 능글맞은 모습이나 비애국적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 인물에 대해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

    - 그 어린 나이에 그런 계급까지 갈 수 있는 게 애초에 출신성분이 좋은 집안에서 철저하게 교육받은 엘리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이 친구는 무슨 건덕지가 있어서 의심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사람, 저 사람이 깨끗한지 그렇지 않은지 엑스레이처럼 지켜보는 거다. 외화벌이를 하는 리처장과 달리 체제위험이 될 만한 요소를 없애는 방식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인물이니 나는 선역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렇게 해야만 이 캐릭터가 단편적으로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비애국적인 모습도 나오는데 흔히 말하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같은 모습이다. 그런 이들이 특권층으로 나라를 위한다고 하는 게 슬픈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위로 올라갈수록 내가 하는 건 용납이 되지만 남이 하면 그게 안 되는 거다. 영화는 그런 아이러니에 대해 조소를 날린다.

    ▶ 대사가 상당히 억양이 강하지 않은 북한말이었다. 오히려 서울말에 가깝게 들리기도 했는데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

    - 원래 평양말은 억양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런데 이건 영화니까 너무 그렇게 현실을 반영하면 북한말 같이 들리지 않아서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매번 고민했다. 우리가 자문을 구하는 탈북자 선생님이 계셨는데 북한 사람은 절대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며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고,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판단하기도 했다.

    영화 '공작'에서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 과장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수라'부터 잘 풀리기 시작하더니 '신과함께' 시리즈, '공작' 등 대작 영화들에 주연으로 참여하면서 충무로에서 사랑받는 배우 중 한 사람이 됐다. 스스로 달라진 지점과 그 전환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그 전에도 노는 계속 젓고 있었는데 물이 없었을 뿐이다. (웃음) 내가 좌절하지 않고 젓고 있었던 시절이 이제 지구력이 돼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했던 '좋은 친구들'이라는 영화를 너무 사랑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을 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내가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너무 우리끼리 이야기하면 관심 자체를 받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을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관객에 대한 것들을 잘 몰랐고, 선입견을 가진 채로 내 삶을 재단하고 있던 게 있었다. 배우를 캐스팅 할 때도 여러 요소를 종합해 캐스팅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조금 더 많은 것들이 소중하게 됐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통해 선입견 등도 많이 깨지면서 요즘은 너무 좋은 것 같다. 내 능력치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범위가 넓어지고, 관점이 달라졌다.

    ▶ 많은 예산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주연을 맡아 흥행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그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시점 같기도 하다.

    - 독수리 오형제에서 어쨌든 제일 마음이 편한 건 2호다. 책임은 다 1호가 지는 거다. 2호는 시크하게 직언직설도 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 형들이 책임을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편하게 일하고 있다. 나는 심지어 2호도 아니고 5호 정도인데 5호는 오리다. 책임을 지는 건 그 때 가서 하면 되는 거고, 지금은 즐겨야지. (웃음) 요즘 정말 좋은 형들과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들이 잘나가서 그런 게 아니라 어려운 걸 쉽게 해내는 사람들이라 그렇다. 똑같이 노력하면서 힘들다고 하는 게 아니라 힘내자고 북돋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너무 많아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다.

    ▶ '공작'에 참여한 배우로서, 우리 민족이 처한 분단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 난 솔직히 정치를 잘 몰라서 반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스를 많이 보면서 참여도를 높이려고 한다. 우리가 유일한 분단국가다. 여러 나라의 상황들이 우리나라 현실에 엮여 있고, 중간에 있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남북교류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것보다는 서로 알아가려고 하는 것, 좀 더 평화적으로 관계를 풀어나가려는 시도가 정말 좋은 것 같다.

    ▶ 오늘 유난히 밝아 보인다. 평소 쉴 때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지.

    - 머리 세팅을 안 하면 사람이 밝아진다. 난 머리에 뭐 바르기만 해도 그게 잘 안 맞아서 너무 힘들다. 직업이 배우인데 여하튼 그렇다. 몸은 큰데 생각보다 체력이 막 그렇게 좋지는 않다. 액션 영화 찍을 때도 몸만 딱 풀면 집에 가야 된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스트레칭만 해도 15초면 땀에 젖는데 그게 굉장히 몸에 좋기는 하다. 그리고 난 걷는 걸 좋아한다. 차도 있는데 8년 동안 2만㎞ 밖에 뛰지 않아서 중고차 딜러들이 엄청 눈독 들이고 있다. (웃음) 걸으면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부정적인 것도 이길 수 있다. 요즘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가 보편화돼서 쓰고 지나가면 워낙 키가 크니까 연예인인가 할 수는 있지만 사실 길을 다니면 모두들 타인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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