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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브로커 활동 무대로 전락한 국립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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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요양병원 브로커 활동 무대로 전락한 국립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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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시장'으로 전락한 요양병원의 민낯 ②]
    화순전남대병원 병실, 로비 등에서 요양병원 홍보물 쉽게 확인돼
    화순군, 최근 문제제기 전까지 브로커 실태 몰라

    요양병원의 브로커들이 민간병원뿐만 아니라 국립대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을 활동무대로 삼아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CBS의 기획보도 <'인간시장'으로 전락한 요양병원의 민낯> 두 번째 순서로 요양병원 브로커 활동 무대로 전락한 국립대병원에 대해 보도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브로커 판치는 요양병원… 환자 사고 파는 '인간시장'으로 전락
    ② 요양병원 브로커 활동 무대로 전락한 국립대병원
    (계속)


    화순전남대병원 전경(사진=화순전남대병원 제공)
    요양병원 브로커들의 손길이 민간병원뿐만 아니라 국립대학에서 운영하는 대형 종합병원까지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26일 오후 전남 화순읍의 화순전남대병원. 암 환자들이 입원 중인 병실이나 환자들이 진료를 대기하고 있는 로비, 카페 등에서 요양병원을 홍보하는 홍보물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홍보물 대부분은 요양병원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브로커들이 두고 간 것이다.

    화순 전남대병원에 요양병원 브로커들이 몰리는 이유는 화순전남대병원이 암 전문 병원으로 암 수술 이후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 특화병원'을 표방할 정도로 암 전문병원으로 특화돼 있다. 브로커들은 화순 전남대병원에서 암 수술이나 치료를 받고 요양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상대로 환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자의 병원에서 홍보실장이나 행정실장 등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브로커들은 하루 1-2차례씩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화순전남대병원을 찾곤 한다. 이날 홍보물에 붙은 연락처를 통해 만난 전남 화순의 요양병원 소속 브로커 A씨는 자리에 앉기에 무섭게 입원 환자가 실손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물었다.

    A 씨는 "실손보험 보장 금액에 따라 병원 치료 프로그램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한해 진료비가 결제 금액으로 8,000만 원이 넘을 경우 본인 부담금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양병원 브로커 B씨는 "수술 이후 요양병원에 곧바로 입원하면 보험회사 감사에서 적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병원 진료비가 많아지더라도 환자와 병원 양쪽 모두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말했다. A씨와 B씨처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갈 환자를 유치하는 브로커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화순전남대병원을 무대로 활동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처럼 국립대학병원조차 환자를 사고파는 '인간시장'의 무대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순 전남대병원 측은 단속의 어려움만을 토로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관계자는 "매일 수천 명의 환자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누가 요양병원 브로커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병원도 문제의식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환자들이 입원한 병실을 찾아 홍보 전단지를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브로커들의 병원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조차 취하고 있지 않다. 버젓이 의료법 위반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브로커에 대한 근절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는 한 해 평균 9천 건 안팎의 암 수술이 이뤄진다. 병원을 찾은 암 환자는 외래와 입원환자를 포함해 지난 2014년 70만 1589명에서 2017년 72만 661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중 한해 약 20만 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1만 명 가까이가 암수술을 받고 있다. 이처럼 화순전남대병원에 많은 암 환자들이 몰리고 있어 앞으로도 화순전남대병원이 요양병원 브로커들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화순에는 전남지역에서 가장 많은 요양병원이 밀집해 있다. 전남 화순에만 전남지역 전체 81개 요양병원 중 14개가 모여 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전남 전체 인구가 189만 6000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만 3000여 명 당 요양병원 1개가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화순군 인구는 6만 4000여 명으로 약 4500명 당 1개의 요양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전남지역 평균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요양병원이 화순에 몰려 있는 셈이다.

    전남 화순군이 관내 14개 요양병원에 보낸 환자 유인 행위 단속 공문(사진=박요진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화순전남대병원을 무대로 활동하는 브로커 근절 의지가 없기는 화순전남대병원뿐만이 아니다. 브로커들을 단속해야 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화순군은 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화순군은 C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7월 27일 화순전남대병원과 화순지역 14개 요양병원(한방병원 1개 포함)에 '환자 유인 행위'에 대한 중점 단속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관내 요양병원 일부에서 상급종합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본인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등으로 환자 유인 행위를 하며 의료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단속에 나선다는 게 공문의 골자다.

    이 같은 화순군의 공문은 요양병원 브로커에게 알아서 피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준 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비밀리에 단속을 해도 브로커들을 적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단속 방침을 알려준 것은 단속 의지가 없음을 공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년째 공공연하게 이어지고 있는 브로커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보다는 자정 작용에 기댄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화순군은 지난 2017년 1월에도 요양병원에 환자 유인 행위를 단속한다는 안내문을 보냈을 뿐 구체적인 단속 등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화순군 관계자는 "한 화순군의원의 문제제기가 있기 전까지는 요양병원들이 브로커를 고용하는 실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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