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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절전과 전쟁… 농업용보다 비싼 학교 전기요금



사회 일반

    폭염 속 절전과 전쟁… 농업용보다 비싼 학교 전기요금

    • 2018-08-06 05:00

    한정된 운영비 냉방기 가동 학교장 재량…"국가 재난 수준 특별예산 지원해야"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신병근 기자/자료사진)

     

    "전기요금이 학교 운영비의 10%가까이 되다보니 전기요금이 인하돼도 6월부터 9월까지 냉방 기간은 길어지고, 냉방기의 노후화로 인해 절전효과도 떨어져 학생들을 위해 최대한 아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는 절전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수도권 한 고등학교의 행정실장이 전하는 현장 상황이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초·중·고 1만996개 교(지난해 연말 기준)의 찜통교실과 얼음교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름철(7월-8월) 냉방비와 겨울철(12월-2월) 난방비의 50%를 한국전력이 인하해주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전등, 컴퓨터, 공기청정기 등 학교 운영 유지에 필요한 기본 전력은 사용량의 6%를 할인해주고 있다.

    하지만 전국 초·중·고교의 전기요금은 2016년 973억여 원에서 할인이 시작된 지난해 1020억여 원으로 오히려 4.8% 증가했다.

    5월 중순부터 무더위가 찾아 온 것은 물론 마른장마까지 겹쳐 10월까지 냉방기를 가동했고,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까지 사용하다보니 비용이 늘어났다.

    또 한국전력의 할인기간 설정도 전기세를 높이는데 일부 작용했다.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지만 이 같은 기온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채 7월과 8월, 12월과 2월로 하계와 동계기간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나마도 절반은 방학이어서 사실상 이 기간 동안은 할인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냉방 온도를 최대한 내리고 있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청정기의 가동도 더욱 증가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폭염과 미세먼지 때문에 무작정 전기를 사용할 수는 없다.

    전기요금이 학교 운영비의 10%에 육박하고 있어, 무작정 늘릴 경우 교육활동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실 냉방 등을 제외하고 최대한 절전을 통해 계약 전력량을 맞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냉방기가 오래된 학교의 경우 계약 전력량을 맞추기 위해 냉방기를 가동하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경기도내 용인, 안산 등 일부 학교들이 개학 이후 10월까지 계속될 냉방기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 증가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개방한 체육관의 냉방기 가동을 중단시켰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폭염 속에 냉방이 안 되는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용인의 사는 최모(52)씨는 "인근 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저녁 시간대에 운동을 하는데 절전을 위해 냉방기 가동을 중단 시켜 힘들다"며 "학교도 운영비 때문에 애를 먹고 있어 막무가내로 틀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냉방기 사용은 학교장의 재량권"이라며 "올해처럼 국가적 재난 수준인 폭염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별예산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용 전기요금을 농사용만큼 낮추거나 현실에 맞게 하계와 동계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학생 교육을 위한 전기 사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전기요금 절감분이 교육활동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이 분석한 전기요금 비교표에 따르면 농사용의 기본 요금은 교육용의 22%, 전력량 요금은 6월~8월 43%, 3월~5월과 9월~10월은 67%, 11월~2월은 5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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