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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창] 검찰총장이 '마석 모란공원'에 간 까닭은?



법조

    [기자의창] 검찰총장이 '마석 모란공원'에 간 까닭은?

    1일 오전 대검 공안부장과 주변에 알리지 않고 추모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고(故) 박정기씨 묘역을 남몰래 참배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공, 학원, 노동 사건을 총괄하는 공안부장과의 동행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2일 CBS 취재에 따르면 문 총장은 전날 오전 오인서 대검찰청 공안부장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잠든 박씨의 묘역을 찾아 추모했다.

    문 총장은 안장식을 치른 지난달 31일과 삼우제(2일)를 피해 조용히 참배하려고 이날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박종철 열사 유족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가 공권력에 희생당한 분들을 위로하고 검찰의 과오를 반성하려는 평소 마음에서 박씨의 묘소를 찾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박씨가 투병 중이던 지난 3월과 7월 부산으로 두 차례 병문안을 다녀왔다. 이후 지난달 28일 박씨가 아들인 박종철 열사 곁으로 떠난 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총장은 3월 병문안 당시 박씨로부터 책 '유월의 아버지'를 건네받고 책을 읽은 뒤 다시 만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7월 21일 다시 찾아뵙고 안부를 물었다.

    책, '유월의 아버지'는 아들을 떠나보낸 박씨가 민주 투사가 돼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을 이어온 삶을 담았다.

    문 총장은 지난 5월 강원랜드 수사단과의 마찰로 불협화음이 불거졌을 당시 이 책을 읽었다고 전해졌다.

    단지 책에 얽힌 사연만으로 문 총장의 행보를 해석할 수 없지만, 과거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문 총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과거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지적받은 시국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며 과거사 반성에 나섰다.

    태영호 납북사건을 비롯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적법절차 없이 사법처리가 이뤄진 사건들을 재점검해 직접 재심을 청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과거사 피해자들을 위해 대신 재심을 청구하기도 했고 실제 이 조치로 과거사 사건 피해자 296명 가운데 117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씨의 부산 빈소를 찾은 문 총장은 당시 "박정기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뜻, 박종철 열사가 꾸었던 민주주의의 꿈을 좇아 바른 검찰로 거듭나 수평적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이바지하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검찰 주변에서는 문 총장이 참배가 방명록에 남긴 글처럼 바른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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