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및 조정 남북 단일팀 미디어데이에서 단일팀 선수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카누와 조정 종목의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두 손을 맞잡고 한배를 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북 단일팀의 미디어데이가 31일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렸다.
행사장에 들어선 남북한 카누 및 조정 선수들은 격의 없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북측선수들은 모여 있는 취재진을 의식한 듯 표정이 굳어있었다. 그러나 남측 선수들을 만나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북측 여자 선수들은 노랗게 염색한 남측 카누 대표팀 김현희(부여군청)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까르르 웃기도 했다.
남북 선수들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고 "우리는 하나다"라며 같은 구호를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는 북측 선수와 지원 인원 34명은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30일 남측 선수들과 첫 합동훈련을 했다. 단 하루 만에 친분을 쌓은듯 했다.
북측 선수들 중 남자 선수들은 스포츠 머리, 여자 선수들은 단발 머리를 한 상태로 인공기가 그려진 흰 모자를 썼다. 북측과 남측 선수들은 아직 단일 복장이 준비되지 않아 서로 다른 복장을 입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오늘이 일년 중 제일 뜨거운 날이다. 이때 훈련하느라 선수들이 고생이 많다. 북측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을 7000만 겨레의 마음을 담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전 세계에 감동을 줬고 평화 올림픽에 기여했다. 스웨덴에서 열린 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4강에 같이 진출했고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서는 혼합 복식조가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체육을 통해 평화의 길이 열리고 있다. 7000만 겨레에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조정, 카누, 여자농구가 단일팀을 이뤘다. 단결하고 협력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협동하는 모습이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도 장관은 북측 선수단 대표로 내려온 한호철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서기장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용선·조정 남북단일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북측 단장인 한호철 북한올림픽위원회 사무국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도 장관이 "우리는 한배를 탄 한 운명이라는 것을 조정, 카누 종목에서 확인하게 됐다"라고 하자 한 단장은 "지금 함께 노를 젓고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도 장관이 "함께 노를 저어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라고 하자 한 단장은 "번영의 길"이라며 손을 맞잡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역시 격려사를 통해 "북측 선수들을 환영한다"며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시설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조정과 카누 단일팀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오는 9월10일 충주에서 개막한다"며 "이 대회에도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 선수들을 향해 "여기 있는 동안 편안한 환경에서 훈련하길 바란다"거 전했다.
도종환 장관, 이시종 지사 그리고 한호철 북한 선수단장은 카누, 조정 단일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 단장은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적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모두가 응원하자.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누와 조정 단일팀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충주 탄금호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