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주광역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성희롱.추행과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삼헌 기자)
광주 모 여고에서 발생한 교사들의 의한 성희롱·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전수조사에 나섰던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가해교사 11명에 대해 분리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 3년 전 다른 성비위 사건이 발생했으나 학교 측이 해당 교사들을 전보 조치하는 선에서 무마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31일 오후 광주 모 여고 성희롱·성추행사건과 관련해 26일~30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내용과 결과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의 전수조사 결과 학생들은 교사들로부터 '너는 내 이상형이다'라며 어깨동무를 당하거나 등을 쓰다듬으며 속옷 끈을 만지는 행위, 허리나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쓰다듬는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또 교사들이 '고x 몸매 이쁘네, 엉덩이도 크네', '여자는 애 낳은 기계다', '뚱뚱한 여자가 치마를 입으면 역겹다', '돼지 같은 X', '야, 이 미친 X아' 등의 언어적 성희롱과 폭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교육청은 "피해 학생 수는 한 교사가 수업 도중 성희롱을 하면 전체 반 학생이 피해를 보는 만큼 정확한 수는 특정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언어적 성희롱과 폭력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또 "가해 교사를 11명으로 특정해 1차적으로 우선 분리조치(출근정지)를 이사회에 요청하는 한편 기간제 교사 투입 등을 통한 학생들의 피해 예방과 차질 없는 학사 일정을 위한 방안 마련,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심리상담교사 투입 등을 학교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3학년 담임 1명을 포함한 11명의 교사들이 방학이 끝난 뒤에도 교사들에 대한 조치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학생들과 대면하지 않도록 분리조치를 이어가고, 이들 교사들에 대해 혐의가 드러나는대로 전원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 밝힌 신체적, 언어적 성희롱 사례보다 더 심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이 부분에 대한 경찰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교사들에 의한 성희롱·성추행이 발생한 이 학교에서 3년 전에도 교사 2명이 학생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며 성추행을 하다 적발됐으나 학교 당국은 교사 1명만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한 채 2명의 교사를 다른 학교로 전보조치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사립학교에는 관선이사가 파견된 상태여서 교육청에서 파견한 교장이 시교육청에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했다는 사실만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광주시교육청도 무엇 때문에 징계를 했는지에 대해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당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대책을 세웠다면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광주시교육청의 총체적인 사립학교 관리 부실과 솜방망이 처벌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시교육청에서는 사립학교에서의 징계가 적법하게 이뤄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