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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한 여자를 위해 한 증언, 나쁜 거라고 생각지 않아"



책/학술

    공지영 "한 여자를 위해 한 증언, 나쁜 거라고 생각지 않아"

    5년 만에 신작 장편 소설 <해리> 발표
    진보라는 이름으로 선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악'에 주목

    공지영 작가.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한 여자, 나라를 위한다고 했던 내 증언이 그렇게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지영(55) 작가는 30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소설 <해리>(출판사 해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과 관련해 SNS를 통해 발언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작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말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작 출간을 앞두고 SNS 활동이 영향을 받을 거라는 우려는 없었냐는 질문에는 "한 사람이 울고 있고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내가 작품 내기 얼마 전이라고 해서, 오랜 만에 작품 낸 참이라고 해서 신중하게 생각하자, 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내가 세상에 대해 무슨 얘기 할 수 있겠느냐"며 "나는 평생 그렇게 못 살았다. 먼저 책을 낸 다음 나중에 저 여자 구해야지, 그런 식으로 책을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답했다.

    최근 자신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 서점에 악성 댓글을 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분들은 나라를 위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확신에 차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지영 작가.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그가 5년 만에 낸 <해리>는 진보라는 이름으로 선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악'(惡)에 주목하는 내용이다. 주인공 '한이나'가 고향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어떤 사건과 피해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악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소설에는 겉과 속이 다른 인물들이 등장한다. 성추행 혐의로 사제복을 벗은 전직 가톨릭 신부, 그와 내연 관계인 타락한 장애인 후원기관 여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공 작가는 "이 소설은 3~4년 전 다른 소설 구상하던 중 우연히 맞닥뜨린 사건에 영향을 받아서 마음 먹고 취재한 것이다"며, "대부분 이야기들은 놀랍게도 실화이다. 한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고 수년간 수집한 실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짜깁기한 허구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근혜 9년 동안 목격한 악의 단순함과는 다르게, 진보와 민주의 탈을 쓰는 게 돈이 된다는 걸 일찌감치 체득한 사기꾼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앞으로 악은 진보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무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소설로 형상화했다"고도 이야기했다.

    공지영 작가. (사진=해냄출판사 제공)

     

    이번 작품 역시 전작 <고등어>,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처럼, 현실 속 사회 문제에 긴밀한 관심을 두고 소설화 해 온 글쓰기의 연장선이다.

    공 작가는 이런 식의 고발성 소설 쓰기가 "누군가를 고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이 소설을 쓴다고 사회가 바뀐다고도 생각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회에서 발언하고자 한 것이 소설의 형식으로 나타났을 때 독자가 갖는 재미같은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다 읽고 나서 재미도 있고, '우리는 잘 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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