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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만 보는 우리 아이, '자연결핍증'이라고?



날씨/환경

    휴대폰만 보는 우리 아이, '자연결핍증'이라고?

    - ‘뛰어놀 권리'박탈당한 아이들..우울증, 폭력성, 불안증까지
    - 환경보호만 강조한 환경방학.."환경=자원이란 인식만 심어줄 수도"
    - 게임도, TV도, 아파트 없는 ‘빈 공간'의 소중함 느끼게 해줘야
    - 해변에 쉬는 새들을 날린다? "철저한 반환경 방학"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27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산하 (영장류학자,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 정관용> 초중고등학교 학생들 이제 여름방학입니다. 그런데 뭐 방학을 해도 온갖 학원 다니느라 학기 중보다 더 바쁘다 이런 학생들이 많다고 하죠. 그런데 지난주에 충북 청주에 있는 한 학교에서 환경방학선포식이라는 게 열렸습니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아이들에게 환경에 대한 마음을 키우게 하자, 이게 목표라고 하는데 속칭 자연결핍증에 걸린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진짜 환경방학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참에 한번 생각해 보기 위해서 지금 생명다양성재단의 사무국장 맡고 있죠. 영장류학자 김산하 박사를 모셨습니다. 김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 김산하> 안녕하세요.

    ◇ 정관용> 환경방학선포식 보니까 환경부가 주관해서 하더라고요. 반가운 일 아닌가요, 이거?

    ◆ 김산하> 반가운 일이죠. 특히 그런 주제를 아예 예전에 탐구생활,이런 걸로 보통 많이 했었던 것인데, 이걸 환경이라는 콘셉트로 한다. 참 반가운 일인데 과연 좀 잘 될까라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탐구생활이라는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머릿속에 곤충채집 숙제, 이런 거 있었잖아요.

    ◆ 김산하> 있었죠. 그리고 그거 말고도 일기도 맨날 쓰고 그다음에 어디 갔다 오면서 좋은 책 읽고 독후감도 쓰고. 주제가 딱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하라는 활동들을 쭉 보면 그 안에 환경 관련된 것들이 꼭 있었다고 보죠.

    ◇ 정관용> 있었어요. 곤충채집이 대표적이죠.

    ◆ 김산하> 대표적으로 있었죠. 그리고 어떨 때는 바닷가 가서 조개라든가 이런 거 모아오기도 했죠.

    ◇ 정관용> 그런데 아예 이제는 환경방학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조금 더 전면화해 보자, 이런 거란 말이죠.

    ◆ 김산하> 네. 그래서 그런 면은 좋은데 저도 그 내용을 잠시 들여다봤더니 일단 가장 좀 문제점 또는 약간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방금 탐구생활에서는 곤충채집이랄까 자연을 접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면 여기서는 물자를 아끼는 쪽으로 많이 치중이 돼 있는 느낌이에요. 물론 맞습니다. 아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매우 중요한 주제인데.

    (사진=환경부 홈페이지 영상 캡처)

     

    ◇ 정관용> 환경부니까 환경보호, 이런 식으로. 폐기물 문제, 이런 거.

    ◆ 김산하> 재활용을 잘해야 되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김산하> 물 아껴 써야 하고 전기 아껴 써야 하고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보면 그런 식의 행동으로 이게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어요. 다만 어떻게 보면 그건 나중 단계에 해당되는 얘기죠. 사실 우리 대부분의 자원은 환경에서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환경방학이라고 해 놓고서 사실은 거기에 있는 물과 어떤 전기와 종이와 이런 게 거의 대부분이 된다면 아이들이 느끼기에도 환경이라는 건 다른 게 아니라 그냥 우리의 자원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공산이 있단 말이에요.

    ◇ 정관용> 그럴 수 있네요.

    ◆ 김산하> 그런 부분이 또 있고 그다음에 이제 아이들 입장에서는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왜냐하면 애들은 어쨌든지 간에 편한 것보다는 좀 불편함을 하라는 내용이 좀 들어가 있는데.. 게다가 만약 부모가 충분히 한다면 다행이지만 부모가 안 할 경우에는 어떻게 됩니까? 이게 좀 아이들 입장에서는 혼자서 투쟁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상한 형국이 될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보다 근본적으로 환경은 자원이기도 하지만 자원으로서 우리가 환경을 아끼고 폐기물도 잘 관리하고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끔 해 주는 그게 부족하다는 겁니까?

    ◆ 김산하> 이유를 알리는 것도 부족하지만 그 이유를 자기가 속한 그 가정과 사회에서 그 이유에 대한 공감이 있게끔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사실은 나중에 혼자서 방학해서 할 수 있는 거죠. 지금 현재로서는 사실 생각해 보시면 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껴야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병이 들었다, 환경이.

    ◆ 김산하> 그렇죠. 그런데 병이 든 이유가 사실은 우리가 다 잘못한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을 하기가 좀 약간 모순되기 때문에 그러면 애들 입장에서 어른들이 잘못한 건 우리 보고 책임지라는 건가. 그 희한한 구조가 그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 동기를 주려면, 제대로 해 주려면 얼마나 우리가 자연 파괴를 많이 했고 지금 얼마나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고 그래서 자연이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비판을 해야 되고 문제 의식을 가지고 얘기해야 하는데.

    ◇ 정관용> 그런 건 없어요?

    ◆ 김산하> 그런 건 잘 없죠. 그 환경방학 커리큘럼 안에도 제가 알기에는 잘 없고 사실 이 부분은 부모님하고 잘 얘기가 되는 부분도 아닙니다, 사실은.

    ◇ 정관용> 인간이 얼마나 환경을 파괴했는지 기후변화는 왜 생기는지 이런 거에 대한 체계적 교육은 빠졌더라.

    ◆ 김산하> 네. 왜냐하면 있다고 하면 사실은 그게 우리가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이고 어른들도 사회적으로도 시스템적으로도 물론 개인의 삶에서도 딱히 잘 해결을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아요.

    ◇ 정관용> 맞아요.

    ◆ 김산하> 그러다 보니까 그러면 이거에 대해서 아이들이 왜 아껴써야돼?하면, 우리가 실은 이걸 많이 망가뜨렸어 하면 교육을 하는 주체가 전체를 망가뜨리고 그걸 좀 주워담으려고 하네, 약간 그런 구조가 됩니다, 사실. 그래서 이거에 대한 반성 의식에 대한 고민이 꽤 있어야 해요. 우리가 어떻게 이걸 반성할 것인가에 대한 좀 정리를 한 다음에 그다음에 자연의 소중함도 일으키고 이래야겠죠.

    ◇ 정관용> 그러면 조금 대안적으로 환경부가 하는 그 취지는 좋은데 이런 것이 중심이 되는 환경방학이면 좋겠다라고 김 박사님 생각하시는 게 어떤 거예요.

    ◆ 김산하> 일단 실제 자연에 가서 여러분들이 어떤 때는 우리가 좀 불필요한 곳이 아닌가 아니면 뭐 카페도 없고 편의점도 없는. 하지만 그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단 알려줘야 됩니다.

    ◇ 정관용> 자연공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 김산하> 그리고 그게 얼마나 귀한지. 여러분 여기는 여러분이 사는 아파트, 동네 없는 것 많이 보이죠 하면서 아이들한테 그걸 알려주고 그리고 거기에 있는 것들에 눈을 열게 해 주고 감각이 열리게끔 해 줘야 되겠죠. 그러고 나서 그런데 그게 굉장히 귀하고 귀한 이유도 사실은 이런 산업이라든가 아니면 경제라든가 충돌 지점도 있고 아이들한테 그런 말이 어렵다고 생각이 되시지만 사실은 그걸 간단하게 설명할 수가 있고 어린이책 중에서도 이런 것들을 다루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런 걸 어느 정도는 좀 전제를 깔아줘야 이게 진짜 이게 중요하구나가 아이들한테도 부지불식 간에 들어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실천 사업으로 나가야겠죠.

    ◇ 정관용> 왜 자연결핍증이라는 단어 있잖아요. 정말 맞나요, 우리 어린이들, 청소년들?

    ◆ 김산하> 저는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아직 그 단어는 리처드 루브라는 사람이 처음 책을 쓰면서 제안한 콘셉트인데 아직 임상적으로 증명이 된 단어는 아닙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그것을 하나의 병리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마는 다만 증상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이 있고.

    ◇ 정관용> 어떤 증상들이 나와요?

    ◆ 김산하> 가장 대표적인 건 사실은 우울증 아니면 집중력 저하입니다. 그래서 그 집중력 저하라는 건 뭐냐 하면 그냥 자연스러운 상황에 놓였을 때 뭘 봐야 할지를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계속 휴대전화를 쳐다보고 누구 남들한테 시선을 끌기 위해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말을 걸고 싶어하고 가만히 관찰을 못하는 거죠.
     
    그다음에 어떤 폭력성도 하나의 증상이고 그다음에 이제 불안증 이런 것도 나온다고 해요. 그래서 사실 우리 청소년들 심지어는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도시인들한테 많이 나타나는 사실 그 현상들이 결국에는 자연결핍증의 현상와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자연 속에서 멍 때리고 있는 그런 경험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집중력 저하, 폭력성, 불안증, 우울감. 이런 것들이 커질 수 있다.

    ◆ 김산하> 그걸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봐도 사실은 이런 것에 대해서 점점 멀어진 사람이 소위 말하는 자연 그런 데 가면 뭐라고 얘기하냐면 여기 아무것도 없네, 이렇게 얘기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할 게 없네.

    ◆ 김산하> 할 게 하나도 없다고. 영어에서도 미들 오브 노웨어라고 이상한 데 중간에 있다고 말을 합니다. 사실 눈앞에 사실 엄청난 것들이 많이 있는데 이미 주위의 여기 그걸 보지 못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자기가 내가 어쩌다 이렇게 이상한 데 와 있나 하면서 한탄하고 열받아하고 이런 것들로 결국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그렇게 아무것도 없네, 할 게 없네 하는 우리 아이들, 청소년들을 가까운 자연 속에 데리고 가서 여기 많다, 이걸 깨닫게 해 주는 게 우선 첫 번째군요?

    ◆ 김산하> 그렇죠. 게다가 사실은 집 근처에서도 우리가 사람들한테 너 오늘 야생동물을 봤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안 봤다고 그래요. 하지만 사실은 까치. 야생동물이거든요. 비둘기도 야생동물이고 직박구리도 야생동물이고 그런 것들을 가르쳐주면 어떤 사람은 굉장히 놀랍니다. 저게 야생동물이야? 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행동만 알려줘도 그래서 한마디로 그런 식으로 눈을 트이게 해 주는 기회는 주변의 좋은 데가 아니더라도 완전히 집 근처에서도 사실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집 근처부터 시작해서 정말 고장에서 좋은 데 그리고 좋은 데 데려가면서 여기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를 알려주고 그 가치 부여를 선생님과 부모가 같이 해 줘야 합니다.

    ◇ 정관용> 동물원이나 수목원, 이런 데는 어때요.

    ◆ 김산하> 그런 데는 좀 괜찮지만 동물원은 또 나름의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그냥 천연적인 세팅이 아니고 거기에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한 문제가 있고 잘 돼 있는 동물원도 있지만 드물고 그래서 수목원이 훨씬 낫습니다.
     
    아니면 일부러 주변 공원에도 가서 참새라든지 박새라든지 걔네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볼 수가 있는데 물론 아파트 안에서는 좀 부족해요. 아파트는 보통 조경 회사에서 그냥 심은 것들이라 거기서 하는 게 없고 그래도 근린공원 정도는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난 7월 7일 열린 '제1회 동물의 사육제 - 동물축제 반대축제(동축반축)'

     

    ◇ 정관용> 요즘은 무슨 동물축제, 각 지자체마다 생태체험 이런 것도 많이 하잖아요. 또 아이들 데리고 일부러 그런 데 가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것은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 김산하> 맞습니다. 많은데 거기에 사실 동물이라든지 자연이라든지 체험이라는 단어가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주의해서 가셔야 합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동물축제 관련한 행사를 하나 했었는데 많은 동물축제가 실은 동물들을 천연적인 상태에서 생태를 접하고 그걸 의미하거나 유희하는 게 아니라 맨손으로 잡고 나중에는 죽여서 먹고 이런 거에만 치중이 돼 있는 경우가 사실 되게 많고요.

    ◇ 정관용> 산천어축제 같은 게 그런 거죠?

    ◆ 김산하> 바로 그런 거죠. 그래서 산천어의 생태나 이런 거는 아무 관심사가 아니고 그냥 낚아서 그 자리에서 구워먹는 건데 그런 걸 보고서 환경방학과는 사실은 아주 맥이 다른 거죠, 그런 것들은. 게다가 보니까 환경방학 커리큘럼 안에 이제 여행에 대한 것도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여행지를 보통 아이들이 선택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어른들이 하죠.

    ◆ 김산하> 어른들이 하죠. 그래서 정보수집에서부터 어른들이 함께. 예전에 탐구생활은 좀 아이가 혼자 뛰놀던 시절에서 아이한테 혼자 맡길 수 있는 것이라면. 물론 일기는 엄마가 쓰는 경우는 많았습니다마는 사실은 지금의 환경방학은 온가족이 동참해야만 하는 거고 특히 아버지,어머니들이 이거는 정말 내가 평소에 덜 했더라도 이번에는 같이 좀 동참하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사진=시사자키 팀 제공)

     

    ◇ 정관용> 보통 휴가 여행, 관광명소 해수욕장 아니면 무슨 물놀이장 이런 데들 고르잖아요. 그런데 사실 관광명소도 가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다 자연이 있는 거죠.

    ◆ 김산하> 있죠. 게다가 아까 물놀이장 말씀하셨는데 특히 해변가 많이 가지 않습니까? 해변가에도 너무너무 생물이 많이 있어요. 가령 항상 보면 갈매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사실은 그냥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즐겨도 한 가지만 안 해도. 예를 들어서 갈매기만 날리는 행위만 하지 않아도 그래도 친해변 활동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특히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갈매기가 쫙 앉아 있는 데로 막 달려가면 가까이 있는 갈매기는 푸드득푸드득 날아오르지 않습니까? 그게 마치 어떤 무슨 되게 아름다운 광경처럼 생각을 하시는데 그건 아주 폭력적인 장면이에요.

    ◇ 정관용> 쫓아버리는 거죠.

    ◆ 김산하> 쫓아버리는 거고 갈매기들은 거기서 체온조절하고 쉬고 조금 이따 사냥하기 전에 가다듬는 상황인데 한 마리, 두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있는 갈매기를 한 명의 어린이가 그냥 잠깐의 어떤 재미를 위해서 날리는 행위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이건 반환경 방학입니다.
     
    그러니까 물가, 해변을 가도 그렇게 세들을 안 날리면서 봐. 쟤네는 저러니까 편히 쉬고 있잖아. 하면서 쌍안경으로 보기도 하고 그래서 아이들한테 보람을 일깨워준다면 똑같이 해변에서 놀아도 정말 다른 친환경 해변이 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엄마, 아빠들이 먼저 공부 좀 하고 가야겠는데요.

    ◆ 김산하> 하고 가야겠죠. 그런데 잘 모른다고 하시더라도 기본 상식을 동원해도 됩니다. 누가 봐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쟤네가 싫어서 도망가는 게 보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보지 않았던 것뿐입니다. 그래서 만약 이제는 좀 환경방학을 하신다..면 사실 휴가하러 가시는데 얼마나 공부하고 싶으시겠어요. 그러니까 그냥 좀 더 눈을 열고서 아, 저것 좀 아니지 않나 그다음에 찾아봐도 됩니다.

    ◇ 정관용> 유니세프의 아동의 12가지 권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 가운데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권리, 이런 게 있다면서요.

    ◆ 김산하> 그렇죠. 마음껏 뛰놀고 거기에 어떤 야생성, 자유 이런 걸 만끽하면서 짜여진 계획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하는. 그 권리가 있으려면 결국 있어야 될 곳은 당연히 자연이죠. 들판이 됐든 숲이 됐든 간에. 그래서 그게 익숙한 사람은 그 권리를 누리다 보면 결국 그거에 대한 노하우가 생겨서 본인이 나중에 또 찾아갑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이 권리를 누리고 있나요?

    ◆ 김산하>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죠. 운동장, 이런 데 겨우 그것도 시간 텀 예약을 해서 가고 아무리 스포츠센터에 가더라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자유롭게 뛰노는 거랑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죠.

    ◇ 정관용> 지금 생명다양성재단의 사무국장을 맡고 계신데 이 재단에서도 이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시죠?

    ◆ 김산하> 네,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하나 예를 들어드리면 저희가 갯벌에서 한번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 갯벌체험은 다 발로 쑥쑥 들어갑니다, 갯벌 안으로.

    ◇ 정관용> 그래서 막 잡죠.

    ◆ 김산하> 잡죠.

    ◇ 정관용> 조개를 캐고.

    ◆ 김산하> 캐고. 게다가 어쩔 수 없이 갯벌은 부드럽기 때문에 발로 밟으면 밑으로 꺼집니다. 그래서 거기가 많이 손상이 돼요. 그래서 실제로 우리가 연구를 많이 해 봤는데 많이 밟은 갯벌과 덜 밟은 갯벌 사이에 동물들의 피해 정도가 큰 차이가 납니다.
     
    거기 안에 있는 논개들이 밖에 나와서 먹이활동을 못 해요. 그래서 저희는 어떤 걸 했느냐 그런 식으로 하지 말고 갯벌에 대해서 재미있는 아주 예쁜 필드 노트(답사 기록지)를 나눠줬어요. 그리고 거기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좀 알려주고 스케치하는 방법. 어떤 식으로 적는지를 알려주고 뭘 볼 수 있는지를 좀 알려줬습니다. 그걸 가지고 여러분이 다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저 바위에 올라가서 분위기를 좀 내면서 적고 이런 걸 해 봐라.

    그런 걸 시켜봤더니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고요. 나중에 와서 한 분이 참 인상적인 말을 하셨는데 저 갯벌 이런 프로그램 많이 가봤는데 먹지 않고서도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맨날 낙지니 뭐니 먹기만 하니까요. 또 다양한 놀이도 했습니다. 피규어를 가져가서 해양생물 피규어를 가져가서 작은 디오라마(입체 모형)를 만들어봤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해요. 하여튼 이렇게 다양한 식의 프로그램이 있어서 같은 자연을 하더라도 비착취적으로,비침해적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여지가 있고 우리가 실제로 많이 해 봤습니다. 이런 걸 환경방학이 해야겠죠.

    ◇ 정관용> 오늘 한 가지만 일단 외울게요. 환경방학 핑계로 동물 먹으러 가는 것만 하지 맙시다.

    ◆ 김산하> 적어도 그건 환경방학은 아닙니다.

    ◇ 정관용> 어디로 갈 것인지를 구상하고 계획하면서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각을 나누고 책도 좀 읽어보고 그리고 계획을 장소를 잡고 계획을 짜는 여기부터 새롭게 좀 변화하는 환경방학 해 봅시다.

    ◆ 김산하> 그래서 아이가 혼자 투쟁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산하 박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산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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