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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대란 걱정 끝… "택배가 전보다 편해요"



기업/산업

    택배대란 걱정 끝… "택배가 전보다 편해요"

    대한통운 우양정공과 '휠소터' 개발
    연내 전국 서브터미널 자동분류기 설치 마무리
    안정적 택배서비스망 확충과 부가가치 창출

     

    택배에서 가장 힘든 공정인 이른바 '택배 전 배송물품 분류작업'이 자동화되면서 택배작업 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분류작업이 '회사가 할 일이다', '택배기사의 업무에 속한다'는 업무범위를 둘러싼 노사간 논란도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허브터미널로부터 전달받은 배송품을 구역별로 분류하는 서브터미널이 178곳이고 이 가운데 80%인 143곳에 '휠소터'(Wheel Sorter)라 불리는 자동분류기가 설치됐다.

    휠소터는 택배 선진국인 미국,일본의 UPS나 사가와규빈 등의 택배사에서 사용해 온 지 오래지만 한국에서는 대한통운이 2년전 처음으로 업무라인에 설치하기 시작해 택배물 분류자동화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대한통운은 연내 자동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때문에 택배노동은 대표적인 3D업종으로 인식돼 왔고 실제로 택배노동자들이 2017년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자 같은해 11월 고용노동부가 노조설립필증을 교부해 특수고용직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노조설립이 인정된 데도 힘든 노동의 특성이 일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숙련도와 업무노하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은 대략 13~14시간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인 '7시간'은 꼬박 서브터미널에 투자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자동화 이전의 전형적인 택배노동자의 업무 실태였다.

    가령 구로구 고척동 A아파트 담당자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서브터미널 컨베이어벨트 위를 쉴새없이 지나가는 배송물품 가운데 자신의 담당구역 주소가 붙어있는 물품을 육안으로 캐치해 재빨리 챙기는 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1일 평균 7시간 동안 컨베이어벨트 주위에 대기한 채 분류작업에 매달리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보니 모은 물건을 배송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이 회사가 할 일인지 택배기사가 할 일인지에 대한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노동조합이 지난달 30일 파업에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노조(민노총 택배연대)의 주장은 '7시간 분류작업'에 해당하는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거나 회사에서 분류인력을 지원하라는 것.

    휠소터 자동분류기가 설치돼 택배기사들의 업무가 한층 쉬워졌다.(왼쪽) 자동분류기(휠소터)가 설치되지 않은 작업라인은 택배기사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하다(오른쪽)

     

    하지만 회사는 분류작업이 택배의 한 부분이므로 추가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조는 수도권과 광주 두 곳에서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7시간 노동은 택배업무에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와 법적인 논란은 정리된 상태다.

    이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은 여전히 내연하고 있지만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통운은 분류작업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은 자동화 라인이 전국적으로 깔리게 되면 소멸할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내에 분류작업 자동화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택배기사들의 업무가 훨씬 수월해지고 논란도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휠소터가 투입된 서브터미널에서는 3~5개 지역으로 구성된 한 개 팀의 택배기사가 물건을 분류하는데 3~5시간 소요돼 자동화 이전의 7시간과 비교해 40%정도 노동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는 지난 26일 대한통운 구로지점에서 분류작업을 진행중인 택배기사 10년차인 김 모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씨는 "오전 7시에 출근해 저녁 여덟 아홉시까지 근무하고 있는데, 휠소터가 설치된 뒤 물품이 자동분류해서 내려오니까 대기하면서 나오는 것 챙기면 되니까 편하다"고 말했다. 이 모 택배기사는 "과거에는 직접 분류를 해야 되는데 1차적으로 분류를 해주니까 그게 편해진 것이고 전보다 많이 수월해졌다"고 평가했다.

    휠소터의 작동원리는 컨베이어벨트 위를 지나가는 택배물품을 스캐너가 인식해 지역별 대기팀에게 물품을 내보내주는 방식이어서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대한통운이 휠소터를 설치하는 등 후진적인 물류시스템을 고도화한 데는 노사분쟁 외에도 여러가지 고려가 작용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이문이 박해 택배업계의 연 수익률이 4%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직접 휠소터(우양정공과 합작)를 개발하고 2000억원 가까운 설치비를 투자한 것은 그룹 CEO가 물류사업에서 또다른 가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대한통운 고위 임원은 26일 "자동분류기 설치사업은 이재현 회장의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전국에 균질한 택배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고 택배기사 이직률을 낮춰 이 토대위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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