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대로 일대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이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전력 예비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가 하면 하루 종일 안정적인 전력예비율인 10%대를 위협하고 있다.
전력 예비율은 전력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피크타임에 수요를 채우고 남은 전력상태이다. 보통 10%이상이어야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늘고 있지만 예비전력 상황 등을 볼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 전망치를 벗어났지만 전력 공급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6년전 대정전 사태를 겪은 국민들은 불안하다. 정부의 올 여름 전력 수요예측이 처음부터 빗나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8750만kW로 예측했다. 이후 이달 5일에는 8830만 kW로 수정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더욱이 최대 전력은 23일 사상 처음으로 9000만kW를 넘어선 뒤 연일 최고치를 깨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라고는 하지만 정부의 수요 예측에 허점을 노출시킨 것이다.
지난 2011년 9.15 대정전 사태가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 실패에 기인한 만큼 흔들리는 수요예측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한빛원전 모습. 자료사진
여기에다 최근 원전 운영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대응이 탈 원전 논란으로 번지면서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불신을 높이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2일 폭염 전력 대책의 일환으로 “정지중인 원전 한빛 3호기와 한울 2호기를 전력 피크기간 이전에 재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수립된 예방정비계획에 따라 일정대로 가동하겠다는 내용임에도 마치 부족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지중인 원전을 재가동하겠다는 대책으로 비쳐졌다.
이로 인해 정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탈 원전 정책을 펼치다가 전력수급에 실패했다는 탈 원전 정책 실패론이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이 같은 보수 언론의 주장은 한수원의 미숙한 언론 대응을 빌미로 현정부의 탈 원전 정책을 흔들려는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짜깁기식 대책 발표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정책 혼선만 가중시킨 측면은 피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탈 원전 실패론을 반박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측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전력 관리 능력에 오점을 남겼다.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은 정부의 비상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단기적인 폭염 대비 전력 수급 대책과 함께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을 적극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