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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학교까지 만들어 영세업체 울린 사기단



사건/사고

    유령학교까지 만들어 영세업체 울린 사기단

    • 2018-07-26 05:05

    한 메신저에서 필리핀 학교 체육복 구매 문의
    현지 행정실장 소개…가짜 학교 홈페이지도 버젓이
    납부 독촉하고 운송업체까지 바꾸자는 제안에 의심
    결국 운임료 사기 당하지 않았지만 이미 공정에 들어간 자재비 800만원은 떠안아

    (사진=스마트이미지/자료사진)

     

    최근 필리핀의 한인교회학교를 사칭하는 일당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발생해 주의가 요망된다.

    국내 야구복 맞춤 전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필리핀에서 한인교회학교를 운영한다고 주장한 일당에게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2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3일 한 메신저에서 B씨 라는 사람이 문의를 했다"며 "자신의 지인이 필리핀에서 체육복 구매를 원해 자기가 연결을 시켜주겠다고 말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지난 13일 A씨에게 체육복 구매를 원한다며 다가온 B씨의 메신저 대화 화면 (사진=A씨 제공)

     

    이어 그는 "(B 씨가) 필리핀 현지에서 연락이 갈 테니 기다리라고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A씨는 7~9월은 야구복 시장이 워낙 비수기이기도 하고 흔히 있을 수 있는 문의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로부터 3일 뒤 필리핀의 이든 크리스챤 스쿨 행정실장이라고 소개한 C씨가 구체적인 협상 메일을 보냈다. 총 수량은 450벌이 필요하고 납기일은 늦어도 8월 10일까지 보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이들이 A씨에게 보낸 메일엔 유령 학교 홈페이지까지 링크해놓았다. (사진=A씨 제공)

     

    실제로 메일에는 학교 홈페이지 링크와 필리핀 현지 직통 전화까지 고스란히 기입됐다.

    이후 A씨와 C씨 사이에 체육복 디자인에 관련한 연락이 수차례 오고 갔다. C씨는 A씨와 보이스톡까지 하면서 구체적인 색을 고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19일에 입금 후 송금영수증을 보낸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송금 영수증을 허위로 꾸며 A 씨에게 전달했다. (사진=A씨 제공)

     

    A씨는 "약속된 날짜에 송금 영수증을 받았으나, 통상적으로 해외 송금은 입금 당일 직후 최대 1일 사이에 수취인 계좌로 입금이 돼야하는데, 송금영수증 메일엔 3~5일이 걸린다고 적혀있어 의심을 했다"면서도 "메일에 첨부된 사진이 깔끔해서 안심하고 체육복 제작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제작을 하고 있는 와중에 C씨는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안 된다고 독촉을 하기 시작했다.

    A씨에게 우체국 해외운송은 필리핀 현지 통관 문제로 납기일을 맞출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알고 있는 필리핀 운송대행 업체를 이용하면 납기일을 맞출 수 있다고 업체 변경을 제안했다.

    A씨가 승낙하자, C씨의 운송대행 업체 측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필리핀 통관 문제 상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나, 수취인이 비영리 종교단체이기 때문에 면세제품으로 통관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350만원 상당의 운임료 납부를 '웨스턴 유니온' 방식으로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운임료 입금 요구에 A 씨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A씨는 포털사이트 등에 이든 크리스챤 스쿨을 검색하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드러나는건 사기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털 사이트에 이든 크리스챤 스쿨을 검색해보니 동종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들은 나를 교묘하게 속이고 가짜 홈페이지까지 만드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그들에게 "왜 이런 식의 사기를 치느냐"고 연락했지만 그들은 자취를 감췄다.

    A 씨는 직접적인 운임료 피해를 겪진 않았지만 이미 사전 제작에 들어간 체육복 자재료 800만원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뒤늦게 사기 피해를 알게된 A씨는 "내가 이런 사기의 당사자가 될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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