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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선거구제 개편…노회찬의 못다 이룬 꿈



국회/정당

    검찰개혁·선거구제 개편…노회찬의 못다 이룬 꿈

    일관되게 요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거대 양당은 '미지근'
    '공수처법' 대표 발의…마지막 법안은 국회 특활비 폐지법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빈소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고(故) 노회찬 의원은 떠났지만 그의 꿈은 남았다.

    노 의원의 별세로 그가 주장했던 주요 법안과, 의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았듯 그의 의정활동도 평등과 특권 철폐에 집중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5일 노 대표의 삶에 대해 "국가권력과 기득권 세력의 부당한 횡포와 폭력에 대한 서슴없는 ‘저항’이기도 했다"며 "그가 그토록 염원했던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정치권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연동형 비례제도로 거대 양당의 특권을 폐지하고, 평등한 표의 가치를 이야기 했왔다. 검찰 개혁을 통해서는 법 앞에 평등을 주장을 하기도 했고, 교섭단체로서 처음으로 받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자진 반납하며 특활비 폐지를 외쳤다. 그의 생전 제출한 마지막 법안은 '특활비 폐지법'이었다.

    우선, 그의 의정활동의 처음이자 오랜 목표는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선거구제 개혁과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이었다. 노 대표는 지난 2004년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선거구제 개편과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한 지역구에서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많은 사표가 발생하고, 민의는 왜곡되기 마련이란 주장을 그는 펴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도 전체 민주당이 50.2%를 얻었지만, 서울시 의회 102석을 얻어간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노 의원은 지난 2016년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공정한 사회는 공정한 정치로부터 가능하다"며 "2016년 총선에서 정의당은 7.2%의 국민지지를 받았으나 국회 의석수는 전체의 2%밖에 차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거나 현재 서울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중대선거구제의 정신을 살려 4인 선거구를 제안한 데 민주당과 한국당이 당론으로 확정해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선거제도 개혁은 여전히 쉽지 않은 꿈이다. 수십년간 개혁을 못했던 것에서 보듯 거대 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보다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고, 현행 제도가 유리한 민주당도 선거구제 개편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우리당은 개편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기 위해 쉽지 않다, 그것은 한국당도 마찬가지"라며 "의총에서 그런 얘기가 나와도 아무도 말을 안해 제대로된 논의가 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평등한 정치'뿐 아니라 '평등한 법 집행'도 외쳤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공위공직자 부패방지처(공수처) 설치법'을 대표 발의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들을 수사하는 별도의 기관을 두어 권력으로부터의 검찰 수사 독립을 위한 법이다.

    검찰의 '시스템 개혁'을 주장했던 노 대표는 공수처 설치를 추진하며,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마지막 멤버로 합류하기도 했다.

    그는 공수처법을 발의하며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을 해야 할 검찰이 그 내부에서 ‘부정부패 범죄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광경을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삼성X파일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하였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제도 특검법’및 '특별감찰관법'는 사상초유의 검찰비리 앞에서 무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제 지난 10여 년간 무성한 논의만 한 채 결론내리지 못했던 공수처법 제정안을 20대 국회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설치법 논의과정에서 한국당의 강한 반발과 이후 국회 파행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공수처 등 검찰 개혁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노 의원은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은 국회 특활비 수술에도 앞장섰다.

    그는 지난 5월 정의당이 처음으로 받은 교섭단체 몫 특활비를 반납하며 폐지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와 동시에 특활비를 폐지하고, 국회 예산 집행을 투명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치인으로서 넉넉지 않았음에도, 특권부터 거부했던 마지막 법안이었다.

    그는 당시 "저와 정의당은 앞으로도 특권을 내려놓는 국회, 투명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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