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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엄마 "베이비 머신? 아이들도 악플 참지 말래요"



사회 일반

    다둥이 엄마 "베이비 머신? 아이들도 악플 참지 말래요"

    짧은 인터뷰에 달린 악성댓글 120여개
    동물비유에 욕설, 기자회견에 또 악플
    아이들이 먼저 보고 '엄마, 신고해야 합니다'
    혐오는 표현의 자유 아냐…처벌받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진아(다둥이 엄마)

    지금부터 해 볼 얘기는요. 평범했던 한 가정에 불어닥친 어떤 사건에 대한 얘기입니다. 7남매를 둔 화목한 다둥이 가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가족이 TV 뉴스에 소개가 됩니다. 그러자 그 뉴스 밑으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는데요. 읽기조차 좀 민망합니다만 제가 그래도 소개를 해 드려야 여러분들이 이해가 되실 거 같아서요. '정부 믿고 많이 낳았냐, 햄스터냐' 등등등 제가 차마 다 소개할 수 없는 이런 끔직한 악성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 겁니다. 결국 이 엄마 경찰에 악플러들을 고소했는데요. 최근 온라인상에서 이런 혐오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고소를 하면 처벌을 받지만 고소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니까 더 일파만파 퍼지는 것입니다. 이 문제 한번 생각해 보죠. 피해자인 다둥이 엄마 김진아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김진아 씨, 안녕하세요?

    ◆ 김진아> 안녕하세요.

    ◇ 김현정> TV 뉴스에 출연하신 게 지난달이더라고요?

    ◆ 김진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내용이었어요?

    ◆ 김진아> 다자녀 정책이 제대로 된 것도 하나도 없는데, 주변에서는 다자녀 가구는 거의 다 나라에서 키워준다는 것으로 알고 계셔서.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 얘기를 한 부분이었죠.

    ◇ 김현정> 다자녀를 둔 엄마의 입장에서 뭔가 인터뷰를 하신 거군요, 짧은 인터뷰?

    ◆ 김진아>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이야기할 수 있죠. 7남매를 키우면서 느낀 고충을 솔직하게 말씀하신 건데. 대체 그 후에 어떤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 거예요?

    ◆ 김진아> 댓글들이 좀 많이 달렸는데요. 그중에 댓글들을 말씀드리자면 '동물이냐.' 특히나 개, 돼지 그런 거에 비유된 댓글도 좀 많았고요. 특히 '거지 근성을 가졌다'라든가 아니면 요즘 신조어 있잖아요, '맘충.'

    ◇ 김현정> '맘충', 엄마에다가 벌레 합쳐서 맘충이라고 비하하는 거.

    ◆ 김진아> 네, 그런 단어들까지. 지금 여기에다가는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이게 방송으로 나가면 안 될 거 같아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도 좀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여러분 방송에 다 소개할 수가 없을 정도의 욕설들, 비유. 이런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많았다는 거잖아요?

    ◆ 김진아> 네, 가족들이 수집한 게 100여 건이 넘었어요.

    ◇ 김현정> 그 한 기사에 대해서요?

    ◆ 김진아> 네. 문제가 되는 댓글이 120건 정도가 됐었는데. 경찰서에다 여쭤보고 하니까 '햄스터냐' 이렇게 써져 있는 것도 신고가 안 된다고 그러는 거예요.

    ◇ 김현정> 아니, '햄스터냐' 이거는 누가 봐도 이거는 말도 안 되는 비하인데. 이것도 신고가 안 된대요?

    ◆ 김진아> 네, 그 뒤에 욕설이 더 없기 때문에 신고가 불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뜻은 누가 봐도 비하이고 말도 안 되는 혐오 표현이지만, 그 자체 햄스터라는 단어 자체가 욕설은 아니기 때문에?

    ◆ 김진아> 경찰서에서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러한 댓글들을 좀 빼고 추려서 이번에 고소를 하게 된 것이 67건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여러분, 제가 다 소개는 못 합니다만, 들으시면 참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의 글들이 67건이었다는 얘기인데. 실은 늘 여론에 노출되는 유명인들도 악플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런데 김진아 씨 가족처럼 평범했던 시민이 그런 악플, 그것도 아주 혐오스러운 악플의 대상이 됐으니까 충격이랄까 심경이 말이 아니셨겠어요?

     


    ◆ 김진아> 그거를 보고 고소장에다가 그 댓글들을 제가 일일이 다 썼어야 됐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어떠한 심정을 느꼈냐면, 연예인분들 중에 악플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시게 되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 김현정>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 김진아> 그 심정을 제가 고스란히 느꼈었어요.

    ◇ 김현정> '아, 이런 거구나?'

    ◆ 김진아> 네. 그 댓글들을 하나씩 하나씩 읽을 때, 그거를 쓸 때, 진짜 볼펜을 몇 개를 부러뜨리고 종이를 찢어버리고. 그거는 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 김현정> 우리 어머님도 어머님이지만, 저는 7명의 아이들이 걱정이 되는데. 지금 제일 첫째가 몇 살이에요?

    ◆ 김진아> 첫째가 지금 16살이요.

    ◇ 김현정> 첫째가 16살. 제일 어린아이는요?

    ◆ 김진아> 22개월이요.

    ◇ 김현정> 22개월. 그러면 22개월 아이야 모르겠지만. 초등학생 이상만 돼도 인터넷 하고 아이들하고 이런 것들 인터넷 뉴스 얘기 나누고 이럴 나이잖아요.

    ◆ 김진아> 제가 처음에는 그 기사를 못 보게 했어요, 댓글들을 보고 나서.

    ◇ 김현정> '너희는 보지 마라.'

    ◆ 김진아> 그런데 저희 아이들이 이미 그 기사를 다 보고 댓글을 다 캡처를 해 버린 거예요.

    ◇ 김현정> 엄마보다 이미 먼저 봤어요, 애들이?

    ◆ 김진아> 네. 그러면서 아이들이 그 댓글들을 저한테 주면서 '엄마, 이거는 신고해야 됩니다.'

    ◇ 김현정> 중학생 아이들이?

    ◆ 김진아> 네, 그래서 저한테 얘기를 하기를 '엄마, 엄마가 마음을 굳게 먹어야 된다. 엄마가 여기서 이거를 그냥 멈추고 있으면 이 사람들 우습게 생각하고 다음에 다른 사람들한테 또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 것이다.'

    ◇ 김현정> 기특한 아이들이네요. 대단한 아이들이네요. 그래서 용기 내신 거군요.

    ◆ 김진아> 네. 그러니까 전에는 이제 악성 댓글 같은 거를 보면 '이 사람은 좀 세상을 보는 시선이 비뚤어졌나보다' 이랬거든요.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 사람은 그냥 무조건 처벌 받았으면 좋겠는 거예요, 어떻게든.

    ◇ 김현정> 당하는 사람의 심정이 뭔지 아니까 이제.

    ◆ 김진아> 이거는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 지나가는 예쁜 강아지가 있어요. 그 강아지를 누군가 막 발로 밟아요.

    ◇ 김현정> 이유도 없이.

    ◆ 김진아> 네. 그걸 지켜보는 기분을 한번 떠올려 보시면 될 거 같아요.

    ◇ 김현정> 이런 얘기 나올 때 일각에서는 이런 반론하죠.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거 아니냐. 그럼 댓글 다는 것도 다 가려가면서 좋은 말만 써줘야 되느냐?' 이렇게 반론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 김진아> 저는 그 사람한테 똑같이 한번 당해 보라고 하고 싶어요. 똑같이. 아무도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유 없이 욕을 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이거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에요. 한 사람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한 거예요.

    ◇ 김현정> 제일 아팠던 표현은 뭐예요? 아마 지금 힘드시겠지만 제일 아팠던 표현을 말씀하시면 이해가 되실 거예요, 들으시는 분들이.

    ◆ 김진아> '베이비 머신, 애 낳는 기계.'

    ◇ 김현정> 여러분, 할 수 있는 비판과 해서는 안 되는 욕설, 표현. 어떤 건지 구별이 되실 겁니다. 김진아 씨, 다둥이 어머니. 어제 기자회견 하셨어요.

    ◆ 김진아> 네.

    ◇ 김현정> '제2, 제3의 피해자가 안 나오도록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 강력하게 주장하셨는지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김진아> 어제 제가 신고한 댓글들이 67건이 있었잖아요. 그중의 한 분께서 어제 나온 기사에 또 댓글을 다셨더라고요.

    ◇ 김현정> 기자회견 기사 밑에다가?

    ◆ 김진아> 네. '꼴에 골고루 하고 자빠졌네'라고 적으셨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신고가 된 분이 또 그런 걸 달았어요?

    ◆ 김진아> 네, 지금 댓글을 단다고 해서 이게 다 끝인 줄 아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그런데 그거는 아니거든요. 당신의 손가락으로 인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아셔야 돼요. 거의 대부분이 벌금형 떨어지고 만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여러분, 인격 살인도 엄연한 살인입니다. 한 가족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건지. 한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건지. 댓글 쓰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해야겠다, 이런 다짐들 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 오늘 고맙습니다.

    ◆ 김진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일곱 자녀를 둔 어머니입니다. 그것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악성댓글이 달리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신 분이에요. 김진아 씨 만났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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