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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눈앞에도 두고도 설치 못한 부산 영구임대APT 경비실...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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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컨 눈앞에도 두고도 설치 못한 부산 영구임대APT 경비실...까닭은?

    부산 영구임대APT서 에어컨 설치 업체, 주민 반발에 작업 중 철수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영구임대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영구임대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최근 일부 단지에 에어컨 설치에 나섰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해 그 까닭을 살펴봤다.

    폭염경보에 첫 열대야까지 발생했던 지난 13일. LH의 지원으로 북구의 A영구임대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려던 업체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작업을 철수해야 했다.

    경비실에 설치될 에어컨의 전기 사용료를 떠안아야 하는 저소득층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A임대아파트를 관리하는 주택관리공단 관계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대한 주민 찬성 동의서를 60%이상 받았지만, 설치 당일 반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작업을 중지했다"면서 "다시 주민동의를 얻고 있지만, 설치 시 또 다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도구의 B영구임대아파트도 최근 비슷한 갈등이 빚어지는 등 부산지역 다른 영구임대아파트 상황은 비슷하다.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면서, LH가 지난해부터 무주택자 주거공간인 임대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을 무료로 설치하고 있다.

    전국 임대아파트 509개 단지 1천674곳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해 지난해 말 기준 87%의 높은 설치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산지역 영구임대아파트 9곳 중 에어컨이 설치된 경비실은 단 곳도 없다.

    일부 아파트는 지난해 에어컨을 설치할 것을 고려했지만, 이 결정이 오히려 입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올해도 여전히 답보상태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LH가 깊은 고민 없이 선심 쓰듯 에어컨만 설치하고, 실질적인 전기 사용료에 대한 부담감을 취약계층인 주민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구 덕천 2주공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 허진순(67·여)씨는 "경비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뙤약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꼭대기층 입주 가구의 한낮 실내온도가 37~38도까지 올라간다"며 "1층 실내에 위치한 경비실이 상대적으로 더 시원한 상황인데, 한평 남짓한 경비실에만 주민들에게 전기료를 부담시키는 에어컨이 설치된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LH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는 취약계층의 공동전기료 지원에 대한 조례가 마련돼 있지만,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설치율이 낮다고 해명하고 있다.

    LH 본사 담당자는 "서울지역 영구임대아파트 19개 단지가 지자체로부터 공동전기료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부산은 사상구 모라단지와 해운대구 반여단지만 산업용전기료 명목으로 일부 공동전기요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나머지 지자체는 가로등 전기료를 빼고는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지원은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어컨 설치작업과정에서 주민과 갈등을 빚었던 북구의 정명희 구청장은 "관내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구청에서 공동전기료를 지원하는 방안이나 그게 안 된다면, LH나 부산 지역의 기업이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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