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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시작된 물관리 일원화…과제는?



경제 일반

    20년만에 시작된 물관리 일원화…과제는?

    4대강 정상화 지지부진…환경부 준비 부족·타 부처 업무 이관 미비 탓
    정부 내에 중장기 비전 공유하고, 환경부 조직 정비 서둘러야

     

    20여년 동안 환경계의 숙원사업이었던 물관리 일원화가 실현된 지 50일이 흘렀지만, 4대강 정상화 작업이 늦어지고 조직 혁신 논란도 불거지는 등 통합물관리 정착을 위한 과제가 곳곳에 남아있다.

    지난 5월 국회는 물관리 기본법 등 물관리 일원화 관련법 3법을 통과시켰다.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이후 1994년부터 국토부는 수량, 환경부는 수질을 나눠 관리하는 이원화 체계가 부처 간 업무 중복은 물론, 각종 물 관리 사업 간에 충돌을 빚으면서 물관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20여년 넘게 끌어오던 물관리 일원화 문제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4대강 사업에 대한 반성 움직임에 탄력을 얻어 취임 후 1년여 만에 실현됐다.

     

    하지만 정작 물관리 일원화의 첫 단추로 주목받던 4대강 정상화 작업부터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지난 1년 동안의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중간결과를 점검·공개하면서 향후 4대강 보 개방 및 점검 업무추진체계를 오는 7월 출범할 예정인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과 내년 6월 구성될 국가 물관리위원회을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4대강 정상화 작업의 핵심으로 물길을 막은 보를 개방하는 보 처리방안도 올 연말까지 결정하겠다던 애초 정부 계획과 달리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다.

    물론 국회에서 격론을 벌이며 물관리 일원화 관련법이 1년 가까이 진통을 겪은 끝에 뒤늦게 통과된 바람에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출범시기가 늦춰진 탓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 개방 여부가 늦춰진 핵심 원인은 한강과 낙동강의 11개 보 때문이다.

    이 지역의 보 주변에는 대규모 취수장, 양수장이 있는데, 관련 용수공급대책이 미비해 이를 보강한 뒤 올해 하반기부터 보 개방을 확대하고 추가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해온 환경부 스스로가 4대강 정상화 및 수자원 관리 업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환경연합 신재은 생태보전국장은 "지난해 5월부터 취수장, 양수장을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도록 적극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환경부 관료 등은 4대강 정상화 예산은 국회 통과가 어렵다며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보 개방 모니터링 관련해 환경부에 배정된 예산은 40억원 규모에 그쳐서 농민 피해 보상, 양수장 조정 공사비 등 관련 문제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며 "자신있게 정면돌파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물관리 일원화'가 실현됐다지만, 여전히 다른 부처에 수자원 관련 업무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환경부의 수자원 관리 사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관동대학교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하천법 관련 1조 1천억 규모의 하천정비사업은 국토교통부에 그대로 남았다"며 "이 외에도 행정안전부의 소하천정비사업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용수 업무도 각자 부처가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처럼 여러 부처에 나눠진 업무를 한 번에 모으기 힘들기 때문에 4대강 논란을 토대로 국토부 업무부터 일원화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일부 업무가 남았다"며 "이 때문에 물관리 일원화 통과 전후로 국토부도 환경부도 누구 하나 주도권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다보니 4대강 정상화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새로운 수자원 관리 패러다임에 맞는 중장기 비전을 정부 내에 공유하고, 이를 위해 늦어도 올해 안에 조직 정비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제안 나온다.

    녹색연합 정규석 정책팀장은 "예를 들어 한국의 농업 비중이 줄어들고 댐이 노후화되면서 국내 댐 가운데 5, 600개가 해마다 사라진다"며 "당장 환경부 소관으로 넘어온, 댐을 짓고 물을 파는 수자원공사의 목표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환경부 안병옥 차관 역시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자원공사가 다목적 댐을 위탁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댐 발전기능을 가져오면 다른 무언가(할 일)를 수자원공사에 내줘야 할 것도 생각한다"며 사안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또 정 팀장은 "국토부 등의 역할을 환경부가 가져오면서 경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논란도 있다"며 "다른 부처처럼 환경 업무와 수자원 관리 업무로 조직을 나누고 차관을 2명으로 늘리는 등 획기적인 조직구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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