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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이재명 vs '막강' 전해철 라인 의회…'기싸움'



사회 일반

    '상처 입은' 이재명 vs '막강' 전해철 라인 의회…'기싸움'

    이재명 '연정예산 삭감' 시사…경기의회 '불편한 심기'
    불확실한 미래 이재명 vs 힘 커진 경기도의회
    "이재명 지사, 갈등 아닌 설득과 포용의 리더십 보여줘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전해철 전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자료사진)

     

    민주당 일색으로 순탄할 것만 같았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10대 경기도의회가 출범하자마자 미묘한 '기싸움'이 벌이지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이재명 '연정예산 삭감' 시사…경기의회 '불편한 심기'

    5일 경기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측 인수위원회 정책연구단은 지난달 이 지사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의 일환으로 연정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발표했다.

    문제는 연정사업의 경우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 사업(1190억원) 등과 같이 남경필 전 지사 체제에서 도의회 다수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해 통과시킨 사업이 대부분이라는 데 있다.

    때문에 6·13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3선에 성공한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직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

    도의회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남 지사 사업도 아니고, 같은 당 의원들이 추진했던 사업을 일방적으로 없애겠다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정권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행정의 신뢰성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시작부터 도의회내에서 이 지사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오는 데는 의회 구성 자체가 예년의 의회와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체 의석 143석 중 135석을 민주당이 차지한 '1당 의회'가 되면서, 의장 혹은 당 대표는 '제2의 도지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됐다.

    여기에 더해 앞서 선출된 의장단과 지도부 모두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의 경쟁 상대였던 전해철 의원측 인사들로 채워진 것도 이 지사로서는 마뜩지 않은 결과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성남시장일 때는 (무상 복지 등) 예산을 편성하고 (의회와 싸우면서) 국민들의 동의를 구했던 방식이 통했지만, 경기도지사인 지금은 합리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회의 동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독선적인 모습 등 선거 과정에서 우려됐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치열한 비판을 통해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시장 시절 시의회와 대립과 갈등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켜왔던 이 지사로서는 싸울 상대가 없는 게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민주당이 점령해버린 도의회와의 쟁투가 자칫 집안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불확실한 미래 이재명 vs 힘 커진 경기도의회

    대권 주자였던 이 지사와 도의회가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된 데에는, 이 지사가 지난 선거 과정에서 형수 욕설 논란과 김부선 스캔들 등으로 대권 가도에 큰 '데미지'를 입은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당선인의 득표율(56.4%)이 경기도 광역비례의원 정당득표율(52.6%)을 약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후보가 잘 했다기 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엄청 높았기 때문에 이재명 당선인이 경기도지사가 된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민주당내에서조차도 이 지사가 경기지사를 넘어 정치적으로 한 발 더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민주당 경기도당 한 관계자는 "확실한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고,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논란에 상처를 많이 입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이재명 지사, 갈등 아닌 설득과 포용의 리더십 보여줘야…"

    이 지사가 지난 1일 취임 이후 도의회에 대해 '협치기구 상설화' 등을 제안하며 의회와의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권력구도에 대한 이해가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지사가 여소야대에서 반드시 '연정'이 필요했다면, 이 지사에게는 여당 독점 의회에서 '협치'는 필수 전략인 셈이다.

    아울러 도의회 의장 후보로 확정된 송한준 의원이 직접 '야당 같은 여당'을 천명하고 나선 것도 이 지사 '치적 쌓기'의 거수기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송한준 의장 후보는 "집행부가 도민의 삶의 질을 생각지 않고 지사 개인의 정책만을 펼친다면 의회가 제동을 걸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장 후보는 의장실내 의원들 각각의 공약 이행 상황판을 설치하고, 공약 실행 연구팀 신설을 고민해 보라는 지시도 의회 사무처에 내린 상태다. 남 전 지사 시절 연정체제 하에서 일부 행사해왔던 인사·예산편성권을 협치 체제로의 전환 이후에도 그대로 쥐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치전문가들은 이 지사가 설득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등 국면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상대를 공격하며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켜왔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상대를 끝까지 설득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도의회 민주당내에서도 이재명 지사의 정책에 동의할 수 없는 의원들도 많을 것"이라며 "의회와 이 지사, 누가 도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느냐가 주도권 싸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대세력이 없는 지금 상황이 이재명 지사로서는 더 어려운 정치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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